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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철수하는 안철수의 ‘철수 정치’

‘언론사가 생각한 안 대표 사퇴 이유: 새정치, 대권을 위한 행보’
 
임병도 | 2016-06-30 08:37:4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안철수,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사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국민의당

창당 4개월, 총선 승리 후 2개월 만에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사퇴했습니다. 두 사람의 사퇴는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 사건 때문입니다. 안철수 대표는 “정치는 책임지는 것입니다.”라며 ‘이번 일에 관한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 한다’면서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습니다.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 입장발표 전문>

1. 천정배 공동대표
저희 두 사람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하고 대표직을 사퇴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당과 정권교체를 위해서 헌신하겠습니다.
그동안 성원해주신 국민여러분과 당원동지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정치는 책임지는 것입니다.
막스 베버가 책임윤리를 강조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래 매번 책임져야할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온 것도 그 때문입니다.
이번 일에 관한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책임지고 대표직 내려놓겠습니다.

국민의당은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간곡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와 국민의당은 앞으로 더 열심히 주어진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언론사가 생각한 안 대표 사퇴 이유: 새정치, 대권을 위한 행보’

안철수 대표의 사퇴에 대해 언론사들은 대부분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분석을 했습니다. 하나는 안 대표가 계속 주장해왔던 ‘새정치에 대한 책임’을 위해서고 두 번째는 ‘대권을 위한 행보’입니다.

물러나는 안철수의 첫마디 “정치는 책임지는 것” (한겨레)
“정치는 책임지는 것” 안철수의 여섯 번째 ‘철수’ (중앙일보)
安의 6번째 철수… 대권行 묘수 될까 (한국일보)
安, 대권 의식해 ‘일단 철수’… 문재인과 야권주자 장외경쟁 (동아일보)
만류 뿌리치고 사퇴한 안철수… 大選 위한 ‘전략적 철수’인가 (조선일보)
[위기의 국민의당]안철수, 새정치 명분 지키기 ‘승부수’…대권 행보 빨라질 듯 (경향신문)
박지원 “안철수 대권 준비할 것” (세계일보)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이 썼으니 맞는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안 대표의 사퇴 이유가 새정치에 대한 책임론과 대권 행보 외에는 없었을까요? 그가 가고 있는 길이 자꾸 엇갈렸던 원인은 무엇일까요?


‘잘못된 데이터를 믿고 나가는 강박증’

안철수 대표는 지금껏 여섯 번의 정치적 철수를 했습니다. 첫 번째 철수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한 일입니다. 당시 안철수의 불출마에 대해 윤여준 전 장관은 시사인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이 밝힌 바가 있습니다.

●언론에 출마 검토 기사가 난 후에 접은 건가?
시장 나가겠다고 한 건 8월29일 밤이고, 기사가 나온 건 9월1일, 못 하겠다고 한 건 9월2일인가 그렇다. 아침에 통화로 그랬다.

●그러면 박원순 변호사에게 후보직을 양보하기 전에 이미 출마를 접었다는 얘긴가?
그 경위는 잘 모르겠는데, 안 교수가 시장직 안 나가기로 한 걸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 같길래 이렇게 얘기했다. “이렇게 발칵 엎어놓고 안 하겠다고 하면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하니까, 빠지더라도 명분이 있어야 한다. 박 변호사가 정당 후보가 아니라 시민 후보라는 전제에서 그 사람에게 양보하고 빠지면 그래도 명분이 서는데 그냥 나 안 한다고 하면 장난이고 시민의 비난이 온다”라고.
(“안철수, 박원순 양보 전에 출마결심 접었다” 시사인 2011년 12월 8일)

안철수 대표는 2012년 대선 후보로 출마했다가 사퇴를 합니다. 당시 안철수 캠프 상황실장이었던 금태섭 변호사는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라는 책에서 ‘안철수 후보의 핵심 자문이었던 박 원장이 캠프에 참여하지 않고 안 후보를 돕는 모임을 만드는 작업까지만 하고 빠지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비선 역할을 하며 캠프에 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안철수 대표가 했던 ‘철수 정치’를 보면 잘못된 데이터를 그대로 밀고 가는 강박증의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잘못된 데이터는 주위 사람의 조언인데, 그 이야기들이 꼭 정답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안 대표는 이를 정답처럼 알고 밀고 나갔습니다.

간담회 등을 통해 만났던 안 대표는 주요 질문에 대해’나는 몰랐었다’는 답변을 한 적이 있습니다. 몇 차례 만났지만, 어떤 사안이든 안 대표가 제대로 알고 있었던 일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이제부터는 직접 챙기고, 알아보고 판단하겠다’였습니다.

안 대표가 사퇴 이후 정치인으로 해야 할 일은 잘못된 데이터가 아닌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신속하게 수집하는 일입니다. 데이터가 제대로 모여야만 최적의 판단을 할 수 있는데, 안 대표에게는 잘못된 정보가 모이는 일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무슨 잘못을 책임져야 하는지 모르는 사퇴보다는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알고 사퇴해야 합니다. 정치인 안철수가 더는 잘못된 데이터를 밀고 나가는 강박증을 보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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