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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모르쇠' 전략 뒤흔든 노승일의 폭로

 

"우병우가 차은택 법적 조력자 김기동 검사 소개"... 우병우 "그런 적 없다" 부인

16.12.22 17:39l최종 업데이트 16.12.23 07:30l

 

 

청문회 증인석에 앉은 우병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머리를 쓸어올리고 있다.
▲ 청문회 증인석에 앉은 우병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머리를 쓸어올리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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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청와대 전 민정수석의 '나는 모르쇠' 전략이 새로운 증인의 등장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우 전 수석은 22일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아래 국조특위)' 5차 청문회 내내 최순실·차은택의 존재를 줄곧 부인했다. 

그러나 그의 증언은 참고인으로 나온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의 폭로로 뒤집어졌다. 노 전 부장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차씨에게 법률 자문인을 소개시켜줬고, 이 같은 사실은 고영태 더블루K이사에게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 의혹의 중심에 선 차씨와 최순실씨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먼저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 전 수석에게 "2014년 6월, 최순실이 차은택을 데리고 기흥컨트리클럽에서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씨와 골프를 친 바 있다"면서 "그리고 최씨가 장모에게 차은택을 부탁한다고 했다. 이게 무슨 뜻이겠나"라고 물었다. 지난달 28일 차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 또한 기자회견에서 최씨가 차씨와 함께 골프장에서 우 전 수석의 장모를 만나 차씨의 뒤를 부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노승일 전 부장 "우병우, 최순실 차은택 알고 있을 것"

우 전 수석은 이 질문에 "저는 차은택을 모른다"라고 잘라 말했다. 우 전 수석의 말이 끝나자마자 손 의원은 노승일 전 부장을 불렀다. 아래는 그들의 질문과 답변을 정리한 것이다. 

[손혜원] "우병우 전 수석이 최순실을 모른다고 한다. 정말 모르겠나."
[노승일] "진실은 국민이 알 것이다."
[손혜원] "알고 있는 게 있다면 말해봐라."
[노승일] "너무 파장이 클 것 같다."
[손혜원] "제가 보호해드리겠다."
[노승일] "저도 들은 내용이다. 차은택씨의 법적 조력자가 김기동 검사라고 했다. 우병우 수석이 그 사람을 (차은택한테) 소개해줬다고 한다."
[손혜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약속한 듯 최순실을 모른다고 한다. 우 전 수석은 차은택도 모른단다. 여러분이 평생 눈 똑바로 들고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다. 차은택과 최순실을 모른다는 우병우. 이 사실로 그의 모든 민낯이 나왔다"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오른쪽)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K스포츠재단 노승일 부장, 정동춘 이사장, 박헌영 과장.
▲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오른쪽)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K스포츠재단 노승일 부장, 정동춘 이사장, 박헌영 과장.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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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부장이 언급한 김기동 검사장은 지난달 11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언급한 검찰 내 '우병우 사단' 중 한 사람이다. 박 의원은 청문회 자리에서도 "조금 전 김기동 검사장 이야기가 나왔는데, 현재 부패방지특별수사단장으로 대표적인 우병우 사단 중 한 명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검사장은 법조 출입기자단에게 "전혀 사실과 다른 내용이며 공직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발언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올해 3월 말 차은택과 고교 동기인 후배 검사가 차씨와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 우연히 동석해 밥값을 내주고 명함을 주고받은 게 전부며, 그 외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없다"며 차씨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우병우 "내가 차은택에 명함줬다는 보도는 오보"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노 전 부장을 참고인에서 증인 자격으로 전환을 신청해 질의를 이어갔다. 

증인석으로 옮겨 앉은 노 전 부장은 "(증언은) 고영태에게 들었다"면서 "고영태도 이성한 전 미르재단 이사장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그렇게 들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순실씨의 과거 측근들을 통해 우 전 수석의 장모와 최순실씨의 관계를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결론적으로 우 전 수석은 최순실을 잘 안다고 볼 수 있겠나"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노 전 부장의 증언에 우 전 수석은 당황한 듯 다급히 "하나씩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그는 "최순실을 모르고, 김기동 검사를 소개한 적 없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우 전 수석은 "차은택이든 김기동이든 이곳에 불러 확인하면 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우 전 수석은 차씨가 자신의 명함을 가지고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명함을 준 적도, 만난 적도 없다"면서 "그 언론보도는 차은택씨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의 와전으로 나온 오보다"라고 부인했다. 

지난 6일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게이트'가 열리기 전, 차씨가 재단의 방만한 경영을 걱정하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에게 우 전 수석의 명함을 꺼내 보여주며 "우리를 봐주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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