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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명이 꺼져가고 있습니다.

한 생명이 꺼져가고 있습니다.
(서프라이즈 / 꺾은 붓 / 2013-03-11)

 


 

 

 

1분 1초가 위급한 상황입니다.
지금 여의도 새누리당사 건너편에서는 한 생명이 시나브로 꺼져가고 있습니다.

 

그것도 인생을 살 만큼 산 노인네도 아닌 앞길이 구만리 같은 3-40대 의기의 젊은이가 우리 국민과 정치권의 양식에 호소하며 9일째 모든 음식물은 물론 생명의 기본인 물마저 거부하고 스스로 생명의 마지막 불꽃을 불사르고 있습니다.

 

언제 꺼질지 모르는 거센 바람 앞의 가냘픈 한 자루의 촛불입니다.

 

그는 거창한 요구조건을 내걸지 않았습니다.

 

철벽이나 다름없는 새누리당과 박근혜에 대하여는 요구하는 것도 없습니다. 단지 18대 대선에 전 국민의 여망을 등에 업고 야권 대선후보로 나섰던 <문재인 의원>과, 우리사회의 대표적 양심세력집단인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단 한 가지 조건만을 요구조건으로 내 걸고 자신의 요구가 관철 될 때까지 죽음을 각오하고 칼바람이 몰아치는 여의도 빌딩 숲길 한 모퉁이에서 가냘픈 마지막 호흡을 힘겹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의로운 젊은 분의 나이와 이름은 모르겠으나 <춘몽>으로 알려진 분입니다. 그에게 2013년의 봄은 아름다운 꿈을 꾸는 <춘몽>이 아니라 진실과 거짓사이에서 목숨을 내 걸고 싸워야 하는 <악몽>의 봄입니다.

 


18대 대선!

 

전 국민이 알고 있듯이 국정원과 경찰이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개입을 한 관권선거로서 명백한 부정선거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되는 나라 같았으면 투표와 개표가 100%정확하게 이루어 졌다 해도 엄정중립을 지켜야 할 관이 선거에 개입한 사실 하나만 갖고도 그 선거를 관리한 행정부의 수반은 바로 탄핵을 당해야 하고, 선거는 원천무효가 되어 재선거를 실시해야 되는 사안입니다.

 

두 번째로 동영상과 명백한 증거가 있듯이 개표에서의 수많은 의혹과 불법개표가 자행 되었고, 그 모든 것을 떠나 법이 정한 수개표를 하지 않은 것만 갖고도 명백한 부정개표입니다.

 

부정개표 역시 선거와 개표를 관리한 행정부수반은 바로 탄핵감이고, 선거는 원천무효로서 부정에 의해 당선을 강탈한 후보는 당선무효와 함께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춘몽님의 요구조건은 당선을 강탈하여 다시 집권여당이 된 새누리당이나 박근혜 후보에게 무엇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굴욕으로 생각하고 아무것도 요구치를 않습니다.

 

단지 문재인후보에 대하여 이러한 명백한 불법선거와 개표부정에 대하여 <선거무효>를 선언하든가,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진상조사>만이라도 선언하고 나서라는 것입니다.

 

역시 우리 민주화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민주화를 견인한 양심세력의 대표집단인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라도 <진상조사>를 할 것을 모임의 명의로 선언을 하고 진상조사에 나서달라는 것입니다.

 

춘몽님의 요구조건은 그렇게 해서 18대 대선 결과를 뒤집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18대 대선의 선거와 개표결과를 도저히 흔쾌하게 받아들일 수가 없으니 진상조사만이라도 해 보자는 것입니다.

 

문재인의원이나 민변에서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성명만 발표하면 춘몽님은 바로 단식과 농성을 풀고 일상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입니다.

 

그런 춘몽님의 요구조건을 전화로 전해들은 문재인의원은 자신을 후보로 밀어주었던 민주당에서 먼저 나서지 않고, 이제 와서 진상조사를 요구한다는 것은 선거패배를 인정하였던 후보로서 선거결과에 불복하는 것이 되어 최소한 민변에서라도 나서주면 거기에 따르겠다는 아주 소극적이고 궁색한 의사표시 정도만 하고 있답니다.

 

민변에서는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표명이 없습니다.
여기서 필자는 문재인의원과 민변의 잘잘못을 따질 의사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하나 분명히 주장하고 싶은 것은 꺼져가는 생명을 어떤 일이 있더라도 살려놓고 보아야 한다는 주장만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 아니 우리 국가가 저 생명을 그냥 가게 내버려 둘 권한은 그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춘몽님을 무조건 살려놓고 보아야 하는 무한의 책임과 의무만 있을 뿐입니다.

 

필자는 여기서 문재인 의원과 민변에 대하여 읍소합니다.
죽어가는 한 생명을 살려 주십시오!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놓고 보아야 한다는데 다른 조건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무조건 춘몽님을 살려놓고 잘잘못과 책임과 진실은 그다음에 밝혀도 되는 것입니다.

 

문재인 의원이여!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여!
죽어가는 한 생명을 살려 주십시오!
무조건 살려 주십시오!

 

춘몽님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요구조건을 알아보기 위해 필자와 <서울의 소리>편집인 백은종씨와 몇 분의 지인들이 춘몽님을 찾았을 때(3월 10일 오후 8시쯤)는 어둠이 내리깔린 여의도 에는 오는 듯 하던 봄이 다시 물러가고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었고 길 건너 새누리당사 앞에는 춘몽님을 관찰하는 경찰이 아닌 새누리당사를 항상 지키고 있는 어린 전경들 7-8명이 무심한 얼굴로 오가는 사람들을 살피고 있었고, 이름 모르는 남녀 뜻있는 시민들 대여섯 분이 춘몽님을 찾아와서 대화를 나누며 위로를 하고 건강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이미 서울의 소리 백은종 편집인은 여의도로 출발을 하기에 앞서 경찰에게 춘몽님의 위급한 상황을 알려주고 떠났으므로 최소한 경찰이 그 주변을 관찰을 하고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춘몽님을 관찰하는 경찰은 없는 듯했습니다.

 

그렇다고 경찰보고 춘몽님의 의로운 단식투쟁을 물리력을 동원하여 강제로 저지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공권력이라 해서 그럴 권한은 없습니다.

 

다만, 최소한 경찰이 주위에서 춘몽님을 관찰을 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119구급차나 응급차 하나라도 대기시켜 놓아야 이게 최소한 사람 사는 사회에서의 당연한 공권력의 도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길 건너 새누리당사 건물의 전면에 걸어 놓은 “국민의 삶이 활짝 핍니다.”라는 커다란 현수막이 불어오는 칼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 현수막 바로 앞에서는 활짝 핀 젊음이 죽음의 내리막길을 굴러 내려가고 있어도 거들떠보는 사람은 춘몽님과 뜻을 같이하는 힘없는 몇 분의 시민뿐이었습니다.

 

춘몽님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란 말인가?

 

문재인의원이여!
당신이 국민에게 약속했던 게 “사람이 먼저”였잖습니까”
법, 규정, 체면, 절차를 떠나 우선 사람을 먼저 살려놓고 보십시오!
당신이 나서지 않으면 한 생명이 죽습니다!

 

국민여러분!

 

필자에게는 춘몽님의 목숨을 건 저 투쟁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만한 식견도, 지혜도, 정보도, 자료도 없습니다.

 

다만 춘몽님이 그 어떤 경우에도 불행한 일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그 엄연한 사실 하나만 알고 있을 뿐입니다.

 

춘몽님이 만에 하나라도 불행한 일을 당한다면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모두다 죄인이고 공범입니다.

 

저희들 몇 사람만의 힘만 가지고는 안 됩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문재인의원과 민변으로 하여금 춘몽님을 살릴 수 있는 길을 찾게 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합니다.

 

춘몽!
당신은 가셔서는 안 됩니다.
아니 가실 수가 없습니다.

 

비록 노무현도 보내고, 용산철거민도 보내고, 쌍용자동차의 20분 이상의 노동자도 피눈물로 떠나보냈지만, 당신만은 결단코 지켜 드릴 것입니다.

 

활짝 웃는 낯으로 털털 털고 일어나 우리와 함께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에서 행복을 함께 누립시다.

 

춘몽!
춘몽!!
춘몽!!!

 

 

 

꺾은 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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