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동패 이름, ‘미완성’이라 했다. 미완성?
'인생은 미완성'이란 노래제목부터 떠오르는 건
생뚱맞어도 어쩔 수가 없다.ㅋ
듣자니, 무언가 덜 됐다는 뜻인 듯,
실은 ‘아름다움’을 이룬다는(좀더 정확힌 이뤄보겠노라는ㅋ) 다짐을 담고 있노라 했다.
일단, '내공부실'을 마치 컨셉인 양 수줍게 캄푸라치하려는 의도겠지.ㅋㅋ
헌데, 합정동 쪽 내 자취방 언저리에서 본 빌라 이름이랑 똑같구만.
그 빌라도 이름이 그렇던데. 우연의 일치?
‘마포얼짱’이란 연호가 따라붙는 조합원도 있으신 걸 봐선,
그 빌라 이름을 따라 붙인 걸까나 싶기도 하고.
그걸 안 보곤 불가능한 조어냐면, 뭐 물론 그건 아니지만서도.
그 ‘미완성’이 어제 명지대 정문에서 펼쳤던 율동을 보며 문득 든 생각.
무언가가 덜 됐다는 건 어쩌면, 공백이라기보다는
‘아름다움’을 생성하는 여백일지 모르겠구나 하는.
왜냐.
어찌 보면 대단찮을지도 모를 그네들 율동, 그 덜 된 여백에 흘러드는
“사랑해요, 또는 우윳빛깔 마포얼짱”이라는 환호. 그걸로도 모자라
열오를 비껴 선 응원의 몸짓들로 그 여백을 한껏 넓히는 또다른 율동의 흐름이
내가 있던 그곳을 일순이나마 재미나고 흥겨운 곳으로 만들었어서다.
물론 누군가에겐 폭소로, 다른 누군가엔 잔잔한 미소로,
아마도 또다른 누군가에겐 실소로, 저마다 다른 색조를 띠었겠지만 말이다.
(마치 자신의 직무가 이 “사회에 필요한 일”임을 충실히 숙지한 듯,
돌발 상황 정돈, 관리하느라 수고 참 많으셨던 어느 교직원 안면의 칙칙한 색조도
물론 놓쳐서는 아니 되겠다. 이런 따위 일이
(불특정 다수의 살림살이와 직결된) ‘직무’가 되는 사회가
당최 왜 존속, 심지어 ‘발전’해야 한다는 건지 모르겠어서다.)
일순이라 했지만, 따지고 보면 이런 돌발스런 순간의 다발이야말로
이곳 투쟁에 살아 있는 ‘빛깔’을 부여하고 있는 건 아닐까나, 싶었던 거다.
뭐, 이 모든 게 그저 돌발일 뿐이건만 웬 호들갑이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다른 집회에 가도 어렵잖게 볼 수 있는 광경 아니냘 수도 있다.
인정, 행여나 싶어 한 번 더 인정.
하지만, 그럼에도 드는 생각은 어쩔 수가 없다. (장기하 삘로ㅋ) 그게 뭐냐면..
그런 돌발들이 예측(그리하야 통제)가능한 계획의 공백을
얼마만큼 아름다운 여백으로 바꾸어낼지,
아니, 차라리 그런 돌발들 자체가 생동하는 여백들로써
얼마 만큼 우리 투쟁의 ‘전염성’을 높일 수 있을지에 따라
지금 투쟁은 물론, 아마 앞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모든 투쟁의 성패가
(오로지 그 때문만은 아니라 해도) 갈릴 수 있잖겠나 하는 생각.
어쨌거나, 적어도 내겐 상기한 단상을 자극한 연유로
이날따라 집회가 유달리 ‘아름다워’ 보였다는 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