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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잎 소리
도원(挑園)동엔 복숭아밭이 없다.
대신 담양에서 이사 온
작은 키의 시누대들이 산다.
커단 조경석 바위 옆
착검을 한 듯 부딪는 댓잎 소리
높은 층에 사는 내 방에도
부서져 들어와 잠 못 드는 날이 많다.
댓잎들도 불면증에 시달리는지
겨울철이 아닌데도 늑골을 보이며 마른다.
제 그림자를 얇은 요처럼 펴고는
비스듬히 드러눕는 놈
언제라도 우듬지 버리고 땅속의
제집으로 돌아갈 채비다.
한밤중까지 몰래
나직나직 사운대는 소리
낯선 몇사람이 그렇게
빠르게 지나쳐 간다.
멀리 흐린 밤의 끝에서
시동 끈 시간만이 엎드려
한강 물줄기쯤에서
기어가고 기어가서 아득하다.
/*
겨울밤의 기다림이나 불면을 떠올리는 시를 읽다 보면 항상 '국경의 밤'이 떠오른다.
추운 날 밖에서 떨며, 생사를 걸고 두만강을 건널 남편을 생각하는 아내의 심정은 지옥일테다.
생각의 속도는 시공간을 갈르며 어느새 천지개벽까지 닿는가 하면,
조금씩 맞설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죽음의 시간까지도 짐작할 수 있으니.
아주 대단한 녀석인데, 요즘은 내 생각은 거의 못하고 단지 남의 것을 받아들이는 것 같다.
*/
댓글 목록
bud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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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 아니냐? :p부가 정보
re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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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그러게요. 두만강이 맞죠.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