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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설런트 어드벤쳐

아주 어릴 적(초등학교 다닐 무렵?)엔

난 문화적인 혜택을 꽤 못 받고 자랐었다.

특히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에서 그런 면이 컸었는데

그래서인지 당시 못보고 지나갔던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언제나 있었다.

 

애니메이션이야 요즘 구해서 본 것들이 많지만

당시 상당히 유행했지만 결국 보지 못한 영화는 몇 개 있다.

물론 지금와서는 거의 다 잊었지만

아직 기억하는 영화가 두 개 있는데

하나는 "피라미드의 공포"라는 호러 어드벤처물이었고

다른 하나는 바로 "엑설런트 어드벤쳐"이다.


 

89년작이었는지 오늘에야 알았다.

아 이 넘쳐나는 촌스러움;;;

(사진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사람의 꿈")



지난 일요일. 간만에 집에서 쉬게 되어

소파에 뒹굴거리며 리모컨을 이리저리 눌러대던 중

케이블 TV의 한 채널에서 "엑설런트 어드벤쳐"를 발견했다.

 

운좋게 처음 부분에 캐치하게 되어 거의 전체를 다 보게 되었는데

어릴적 환상이 그런 면이 좀 있지만

내용은 위의 포스터만큼이나 촌스럽기 그지 없었다.

 

약간 바보스러운 빌과 테드. 이들은 밴 헤일런과 밴드를 같이 하길 꿈꾸는 고딩인데

낙제냐 아니냐가 결정되는 역사 수업 발표을 앞두고서 운좋게도(!!!)

공중전화박스ㅡㅡ;;;의 가면을 쓴 타임머신을 얻게 되고

과거 여행을 하면서 자기들이 아는 역사적인 인물들을 현재로 데려온다는 내용이다.

결국은 이 유명 인사들의 도움으로 발표를 성공적으로 마친다는 해피 엔딩인데.

스필버그만도 못한 이 뻔한 스토리는 논외로 하더라도

몇 가지 흥미가 가는 점이 있었다.

 

일단 이 영화. 지나칠 정도로 건전하다.

나름대로 틴에이저 영화인데 그 흔한 "F" word 하나 안 나온다.

기껏 한다는 얘기가 "Exellent !!!"ㅡㅡ;;

게다가 역사 수업의 발표를 위해 모험을 한다니.

감동이다. 그 시대 고딩들은 다들 그렇게 건전했나?

 

아이들은 건전하지만 감독의 사상은 제국주의적이다.

빌과 테드가 납치해 오는 역사적인 인물들 중에 아시아인이 단 한 명 있다.

바로 징기스칸인데. 이 인물에 대한 묘사가 거의 선사시대 원시인이다.

먹고 싶을 때 먹고 하고 싶을 때 하고 게다가 얼마나 호전적인지.

당연한 얘기지만 말도 안 통하는데

나폴레옹이나 프로이드 등이 자국어를 하는 것에 비해

징기스칸이 하는 말은 언어가 아니라 "소리"다.

참. 징기스칸을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뭐하더군.

 

이들의 우정은 정말 놀랍다.

첨 보는 애들이 나타나 다짜고짜 이상한 기계에 태워 역시 이상한 곳으로 끌고 가는데

금새 친구가 되어 빌과 테드의 발표를 도와준다.

타임킬링 영화를 보면서 스토리의 개연성을 따지는 건 물론 사치지만

홍콩 느와르에 나오는 "우정"의 황당함만큼

이들의 우정도 황당하기 짝이 없다.

아 80년대의 우정이란.ㅡㅡ;;;

 

여담이지만

주인공 중 하나인 테드의 얼굴이 왠지 낯이 익어

영화 시작부터 누구지누구지 하면서 봤는데

앗 키아누 리브스가 아닌가;;;

키아누 리브스의 바보 연기. 꽤 자연스럽다.

"스피드" 찍기 전에 고생 많이 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

 

 


역시나 간만에 들어보는 이름 :)
♪ Van Halen - Ain't Talkin' 'Bout Lo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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