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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노래

주의 : 스포일러성 포스트입니다.

 


 

역시나 지후님의 영화 소개를 통해

봐야겠다고 결심한 작품.

(어느 정도 신뢰가 생긴 상태라 말이지ㅡㅡ;;)

 

역시나 영화평은 지후님의 글만큼 쓰진 못하겠고

개인적인 감상이나.



미국, 그것도 뉴욕의 브룩클린.

세 명의 유색인종 소녀들의 이야기.

학교에서 석면이 검출되어 폐쇄되게 되고

그들이 속해있던 학내 브라스 밴드인 재키 로빈슨 밴드의 퍼레이드를 마지막으로

세 소녀들은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인력자원부"와는 다르게

이 영화에는 결정적으로 감정을 자극하는 순간은 없다.

하지만

세 소녀들이 같이 어울려 다니다가

마리아가 미혼모로서 아이를 키우기로 결심하고

역시 미혼모로서 아이를 키우던 엘레노아가

아이와 함께 투신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라니샤는 다른 학교에 다니기로 결정하고

결국 서로의 가야 할 방향이 갈라지게 될 때까지.

 

매 순간, 장면마다 그들의 감정이 충실하게 느껴지는 것이

"인력자원부"와 다른 이 영화의 특징이다.

 

 

이 장면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마리아가 아이의 아버지격인 터렐에게 임신한 사실을 알리고

그 문제에 대해 같이 얘기하려 하는 장면이다.

터렐은 처음에 졸업하기 전에 "결혼"은 안된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내" 아이를 지우는 것은 안된다고 잘라 말하고 대화를 단절하는데

뭐라 쉽게 얘기하긴 어렵지만

임신이나 출산을 바라보는 남성의 시각에 대한 하나의 상징처럼 느껴졌다.

 

아버지없이 아이를 키우면서 또 한 아이를 임신한 엘레노아가

투신자살하게 된 사건(직접 나오지는 않는다)도 인상적이었다..

아파트 앞에 놓인 영정(이 단어가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앞에서

꽃을 바치는 세 소녀와 어느새 몰려든 몇몇 사람들의 모습에서

그러한 죽음에 대해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그 아픔에 공감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밴드부의 활약상이 스토리의 중심이지 않을까 했는데

비록 그건 전혀 아니었지만

퍼레이드에서 보여지는 밴드의 흥겨운 연주와

함께 즐거워하는 구경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쩐지 낙관적으로 보여 괜히 기분이 좋았다.

 

음.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땐

어떤 내용으로 포스트를 써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쓰고 나니 뭔가 많이 나오네.

 

참 특이하게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새삼 흐흐.

스페인어만 번역되어 자막으로 나왔으면 더 좋았을텐데. :)

 

이번엔 잊지 말고.

지후님의 our song / 짐 맥케이에 트랙백을 던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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