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신카이 마코토,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SICAF 2005의 장편 경쟁부문 출품작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이미 올해 5월에 DVD로는 출시가 되었었더군-_-

 

SICAF의 인기가 대단한 것인지, 이 작품을 상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예매 상황을 살펴보니 모든 회가 이미 매진이었다.(대부분의 장편 경쟁부문 작품들이 매진이긴 했지만) 그러나 노력하는 자에게는 결실이 있는 법. 3일 동안의 F5 신공...-_-으로 인터넷 예매 종료 15분 전에 결국 성공했다-_-v (정말이지 못 보는 줄 알았다니깐)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사유리가 열차에서 내린 후 철도를 따라 걷는 장면이다.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은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를 보았고, <별의 목소리>는 아직 못 봤다. <그녀와...>는 5분 가량의 짧은 단편이고 흑백 화면에다 캐릭터의 얼굴이 나오지 않는 작품이라 신카이 마코토의 내공을 제대로 확인하기 힘들었다. 소문에 의하면-_- <별의 목소리> 역시 25분 가량의 단편이라고 했으니 사실상 장편은 <구름의 저편...>이 처음이 아닐까 한다.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탑을 배경으로 얘기하고 있는 사유리

 

처음 시작하면 일단 화려한 배경에 놀라게 된다. 탄성이 나올 정도로 배경이 세밀하고 아름답게 그려진다. 캐릭터 얼굴의 엉성함(...이라고 해야 하나, 뭔가 포스가 느껴지지 않는 얼굴 모양)에 비해, 배경이나 인체 비례, 색조 등은 정말이지 대단하다. 약간 오바해서 스토리 하나도 없이 배경만 본다고 하더라도 괜찮을 정도로 이 사람, 그림 잘 그린다.( -_-)-b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히로키와 타쿠야가 비밀 창고에서 뱅기를 만들고 있다.

 

<그녀와...>를 보고 나서 생긴 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난 신카이 마코토가 왠지 메카닉을 잘 못 그릴 것 같단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웬 걸. <별의 목소리>에서도 좋은 메카닉 디자인이 나온다고 들었지만, <구름의 저편...>에 나오는 메카닉들은 대단하다. 히로키와 타쿠야가 만드는 뱅기인 "벨라실러"의 독창적인 디자인 하며, 아마도 (밀리터리에는 관심이 없어서-_- 어떤 기종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를 모델로 그린 것이 분명한 전투기들과 함정들은, 신카이 마코토가 캐릭터 얼굴 빼고는-_- 못 그리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듯 했다.ㅋ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대충 그려도 고양이처럼 생겼다.ㅎㅎ

 

<그녀와...>를 볼 때 음향이 상당히 좋았다. 컷의 전환을 자연스레 도와주면서 은근히 깔리는 매력적인 음향은 <구름의 저편...>에서도 빛을 발한다. 그러고 보니 <구름의 저편...>에서도 고양이가 한 마리 나오는데, 위의 고양이보다 조금 더 자세하게 생겼다.ㅋ

 

<별의 목소리>

도입부의 멋진 배경이다.

 

<별의 목소리>도 그렇다고 하지만. <구름의 저편...>도 그리움과 고독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1/3 쯤만 보면 전체적인 스토리는 짐작 가능하지만, 일단 그림이 좋기 때문에 별로 지루하지 않고 연출도 나쁘지 않다. 신카이 마코토는 그림과 더불어 동작을 표현하는 기술이 대단한 것 같다. 아무리 잘만든 애니라 해도 뛰는 모습같이 비선형적인 동작은 뭔가 어색한 작품들이 많은데, <구름의 저편...>에서는 모든 동작이 자연스럽게 보인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맘에 들었다.

 

<그녀와...>와 <별의 목소리>는 거의 신카이 마코토 한 사람이 다 만들었다고 하는데, <구름의 저편...>은 장편이라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있었다.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가는 것을 유심히 봤는데, 그럼에도 제작, 작화, 색채, 음향, 작사까지...신카이 마코토가 끼지 않은 부분이 거의 없더군-_- 정말 대단한 인간이다.


...얼굴만 잘 그렸으면 정말 좋았을텐데.ㅎㅎㅎ

(To Be Continued...)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