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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3/31
    목련(7)
    노란리본
  2. 2006/03/28
    ..(5)
    노란리본
  3. 2006/03/24
    memo(5)
    노란리본
  4. 2006/03/23
    유쾌한 사진들(4)
    노란리본
  5. 2006/03/22
    ..
    노란리본
  6. 2006/03/16
    일상다반사(6)
    노란리본
  7. 2006/03/09
    대화가 필요해(4)
    노란리본
  8. 2006/03/08
    슬픈 얼굴(6)
    노란리본

목련

낮술 일병 무거운 마음으로 사무실 들어오는 길.

아니 벌써 목련이!

이 추위에, 정말!

하고는 다시 자세히 들여본다.

혹, 알딸딸해 허옇게 늘러붙은 먼지를 흰 목련으로 착각하는건지

겨우내 녹지 않은 눈을 그걸로 착각하는건지

다시 한번 올려본다

그런데,

히야, 두말할 것 없이 목련이 아닌가!

 

나의 의지와 전연 상관없이

시간이 가고

술에 스며

봄에 젖어드는 마냥

목련은 봉우리를 맺고 레디고를 기다리는 중이었구나.

드디어 더이상 물러설 곳 없이 봄이로구나.

 



 

 

어제 길을 지나던 중이었소.

길가 담벼락 너머로 막 피어나던 목련꽃이 내게 말을 걸었소.

아프지마라, 아프지마라..

내가 아팠던건지 아닌건지는 모르오.

다만, 목련이 날 보고 그렇게 말했다는 것뿐.

 

햇살에 눈을 찌푸린 내가 찌푸린 얼굴로 목련을 올려다 보았을 때,

세상에.. 세상에.. 세상에!

목련은 막 꽃봉우리를 밀어내고 있는 중이었소.

세상에,

이 세상에 꽃을 피워내려 안간심을 쓰는 목련보다 더 아픈것이 어디있단 말이요?

근데 날더러는 아프지 말라 하더이다.

자기가 더 아프다면서.. 목련이 내게 주는 그게 무엇이오?

그 아픈 목련이 내게 하는 걱정의 말이,

그게 도대체 무엇이건데 내 마음이 이렇게 따뜻해지더란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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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에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자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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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나 말고는 볼 필요없음.



 

 

참고 아이디어

 

전자주민증,

- 보안/프라이버시 문제

- 경신방식의 문제(일괄 ou 희망선택 ou..)

- 17세 이하 발급의 문제(외국 사례는 어떠한가)

- 비용 문제

 

 

거봐라, 볼 필요없다 하지 않았는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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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사진들

진보입네 하는 사람들

모두 프랑스 ANTI-CPE 운동에 열광하고 있는거 같은 요즘이다.

뭐,

나도 관심이 아주 없는건 아니어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고 있는데.

글쎄,

국내 언론의 수준은 미천한 내가 보기에도 한심하고

그렇다고,

현지 통신을 보자니 그건 내 실력이 너무 한심하고

그래서,

사진만 보고 나왔다 -_- 

 

(아래는 모두 르몽드에서 퍼온것. 설마.. 저작권법상..)



3월 13일 빠리 소르본느 앞.

"소르본느는 CPE를 반대한다, 모이자"

 

리옹.

학생들은 안에서 자신의 학교에 들어온 사람들을 불안하게 지켜본다. 입구는 봉쇄되고 창문은 깨져버린 상황. 불안이 점점 고조된다.

 

3월 18일 리옹역.

(큭- 할아버지 아주 멋지삼 >.<)

 

3월 18일 빠리.

미래의 노예.


3월 18일 빠리.

"저는 머리를 고용당했어요"


3월 18일 뚤루즈.

"아름다움은 거리위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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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들 속에서

하나를 소화시키기도 전에

또 다른 하나를 어느새 입에 물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소스라치는.

이건 욕심인가 집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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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드라이한 송신음이 이어진다.

받지 않는다. 어쩌면 다행이다.

그의 얼굴이 내내 굳어있었던 이유는, 혼자는 도저히 감당못할 사실을 알게 된 때문이었단다.

켁, 연애상담.

짐짓 진지한체 하지만 뻔한 남녀 얘기가 그리 특별하게 들릴리 없다. 하지만 에둘러 격려 몇 마디를 나눈다.

의외로 이런데 소심하군. 그러게 여자친구 메일은 왜 열어본담.

차마 입밖으로 뱉지는 못한다. 

아무튼 나는 그가 좀 걱정이 되어 전화를 걸었으나

그와는 별개로 전화받지 않아준 그가 조금 고마웠다.

내 심신 또한 지쳐 소주 한잔 기울일 여력은 아니었으니까.

나는 그의 받지 않는 전화로 구원을 얻는다.

 



내 어깨만한 남자애가 횟집 앞 수족관을 뚫어져라 본다.

저 기세라면 정말 수족관이 뚫어질수도 있으리.

아직 너무 길어 손목으로 십센치는 족히 접어도 될만한 교복을 입은 저 아니는 분명 중학교 1학년.

검소하고 살뜩한 엄마를 가진.

아니, 엄마는 없을지 모르지. 매일 새벽 인력시장에서 자신의 몸뚱이와 가족의 생계를 교환하는 아버지와 그 아버지의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을지도.

그 남자애는, 기를 쓰고 수족관을 기어나오고 있는 지 가방만한 킹크랩을 뚫어져라 본다.

정말 뚫어지겠다, 얘.

거기가 개천일지라도 시커먼 뻘밭이라도 의지와 인내만 있다면 역경을 뚫고 나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보는걸까, 그 희망에 감격해있는걸까.

세상에 이런 일이, 에 나올 정도도 못되는 킹크랩탈출소동에서 그는 자신의 처지를 위로받고 있으리.

뭐, 아니면 그냥 먹고 싶어서겠거나.

 

출출하다.

강냉이 아줌마는 오늘도 열심이다.

닝닝한 그 맛이 뭐 그리 대단하겠냐마는 오늘같이 저녁을 제대로 갖춰먹지 못한 날은 그것마저 군침돈다.

주춤하는 순간,

강냉이 사가요 살도 안찌고 맛있어.

눈썰미가 대단하다.

그 짧은 순간에 내 마음을 읽히고 만다.

하지만 가던 길 그냥 간다. 아줌마에게 돌아가기엔 이미 자연스럽지 못한 거리까지 걸어온 후므로.

다음엔 0.5초만 일찍 불러보세요.

 

치킨집은 일찍 문을 닫았다.

자세히 보니 상중이라는 투박한 매직글씨.

누구일까, 주인 아저씨, 주인 아줌마, 아직 그럴 나이는 아니었던거 같은데.

아니던가, 머리 허연 노부부였던가.

고단한 일상에 자기 몸 돌볼 여유없이 종종거디라 중병을 얻어 채 손써보기도 전에 급작스런 죽음을 맞이했으려나.

혹은, 닭뼈에 사래걸린채 의문의 죽음을.

곧 알게 되겠지.

며칠전 펼쳐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로저부부가 생각난다. 10명의 주인공 중 유일한 부부공범자였던 그들. 그런데, 이름이 로저가 맞았던가.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언제나 중요한건 결론뿐이었다.

오늘 치킨집은 문을 열지 않았다.

 

아침에 또 쓰레기차는 지나가지 않았던 모양이다.

집앞에는 새로 이사와 내놓은 짐들이 가득하다.

낡은 테레비다이와 몇 번 쓰지도 않고 버렸을 것이 뻔한 꽃병, 동네슈퍼에서 받은듯한 촌스런 세숫데야가 널부러져 있다.

엄마가 보고 기겁을 했다던,

가급적 계단에서라도 마주치지 말라는 어이없는 요구를 두 딸에게 하게 만든,

온몸 용문신 5층 아저씨의 쓰레기다.

용문신 아저씨는 한여름에도 반팔을 입지 않을까. 최근 나는 거리에서 깊게 문신한 남자를 본적이 있던가.

이런 의문을 품다 밝은 대낮에 본다면 전혀 무서울것도 없겠다는 생각에 이른다. 어쩌면 생각보다 훨씬 근사할수도.

전혀 별다를게 없는 짐이다.

2층 서울상경 여대생의 짐이라 해도 믿을 만큼.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지 않은 사람은 없으며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특별하다는 얘기는 집어치우더라도.

각자는 그 하나로 총체의 완결이며

모두의 집합으로서의 일상을 산다.

 

각자의 모양으로

울고 불고 웃다 지쳐 일상으로 돌아오며

각자의 말로

울고 불고 웃다 지쳐 일상으로 돌아오는

특별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나도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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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필요해

우리는 대화가 필요해

벽을 녹이고

담장을 넘어

봄이 들이닥치기 전에

 

.. spring f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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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얼굴

 

사십을 넘긴 어른의 모습은 대체로 재미없다

그들의 얼굴에서는 도무지 표정을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말하지 않는 입술과

동요하지 않는 눈매

긴장한 어깨에서

나는 삶의 연륜과 인생의 원숙미를 느끼기보다는

갈변되어 가는 시든 사과를 본다

 

무표정에 감정표현까지 서툴러져버린

시들고 맛없어진 표정

그래서 그걸 보면 늘 슬펐다

 

그들은 사랑을 할까

그들의 행복은 뭘까

 

나와 같은 나이엔

나와 비슷한 고민과

비슷한 길을 걸었을

과거의 모습이

지금의 얼굴 속엔 도무지 들어있지 않았다

 

오늘 출근길 차창 속에

그런 어른이 하나 서있다

 

나와 같은 얼굴

같은 쟈켓을 걸친

하지만 내 의도와는 전연 무관히 시들어버린 표정으로 힘없이 서있다

어떤 어른의 모습보다 깊이 슬퍼진다

 

꿈따위는 꾸지 않으며

이루어지지 않을 일 같은건 입 밖으로 내지 않고

깔깔거리며 웃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더니

결국

나는

결코

원치 않던 슬픈 얼굴을 보게 된 것이다

 

그래서

오늘 아침은 참을 수 없이 한심했다

그리하여

나는 오늘 밤 운동화끈을 고쳐매고 하늘속 한 바퀴 뛰어 돌아오기로 한다

 

그럼

슬픈 어른은 이렇게 말을 걸어 오겠지

"너 미쳤구나"

"그게 슬픈 것보단 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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