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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대회 전야제를 방금 다녀왔다. 강바람 부는 고수부지에서 열린 노동자대회 전야제는, 애처 민주노총의 위기를 말하지 않고 총파업 투쟁만을 말하고 있었지만, 그것 자체가 이미 위기의 심각한 한 양상이다.
이번에도 문화활동가들이 민주노총의 공식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별도의 판을 진행했다. 그리고 '투쟁과 혁신을 위한 현장활동가 대회'라는 별도의 행사가 전야제 본 행사가 끝난 이후에 진행되었다. 지난 민주노총 사무총국 15인의 집단사직 이후 열린 민주노총 혁신을 위한 토론회 후속사업이다.
이제 몇시간 후면 민주노총 노동자대회 본 집회가 있기 때문에 짧게 오늘의 인상만 말하자. 뭔가 말해야할 것을 말하지 않는다는 느낌, 화려한 문화공연 속에서도 뭔가 어색한 침묵같은 것이 느껴졌다. 민주노총 전야제가 그런 것은 물론 이려니와 '현장활동가 대회'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정작 현재의 위기의 핵심을 짚어내고, 비정규직 투쟁을 위해서 어떤 실천이 핵심인가를 짚어내준 발언자는 한명을 제외하고는 없었던 것이다. 활동가들의 지혜와 결의를 모으는 장이 되지 못했다.
오늘 전야제에서 그나마 의미있는 일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전비연 구권서 의장의 활동가 대회 발언, 또 하나는 대구경북공공서비스노조의 전태일 노동상 수상이다. 대구경북공공서비스노조의 수상이 갖는 의미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을 작성할 것이기 때문에 길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만, 지역적 단결, 불안정노동자 조직화를 중심으로 하는 운동이 현재 진행되는 이른바 '산별운동'을 돌아볼 계기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인정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구권서 의장은 발언에서, 이번 투쟁이 힘든 것을 솔직히 인정하자고 말한다. 그러나,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자고, 이를 통해서 법안의 통과여부가 투쟁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투쟁 속에서 어떻게 깨지고 운동의 일보전진을 위한 실천을 조직하느냐가 문제일 것이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그렇게 투쟁하기 위해서 지역순회 투쟁, 실천단 조직화, 전비연의 선도적 투쟁 등을 조직하고 있으며, 함께 조직하자고 제안했다.
구권서 의장은, 마치 법안 내용 하나하나, 실리적 성과를 중시하는 듯하면서도 실상은 (내부)정치적 성과를 노릴 뿐인 상층협상과는 달리, 노동자 대중 투쟁을 통해서 어떤 계급정치상의 효과를 얻어야할 것인지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 투쟁이 정말로 최악의 조건에서 최악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무엇을 목표로 어떻게 투쟁해야할 것인지를 알려주는, 따라서 온갖 비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투쟁해야하는 이유를 구권서 의장의 발언을 통해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차가운 한강둔치 강바람 속에서 그것을 얻은 셈이다.
▽ 아래는 전야제 본행사 이후 열린 '현장활동가대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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