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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21
    고양이에 대해 읽지 않은 책
    겨울철쭉

고양이에 대해 읽지 않은 책

겨울철쭉님의 [[독서]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 에 관련된 글.

그래서,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에 용기를 얻어, 읽지 않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물론, 들어는 본 책(Heard Book ; HB)이라 할 것인데, 그 들어본 곳도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인 만큼 여러모로 궁합이 맞는다고나할까.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책이다.  이렇게 생겼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상수 옮김, 배미정 그림 / 신세계북스

바야르에 따르면, 이 책은 진짜 책보다 오히려 더 창조적인 사유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유령 책"의 존재를 보여준다. 주인공인 고양이가 바라보는 인물 중 '금테안경을 쓴 미학자'는 '신경성 위염인 주인'에게 과감하고 뻔뻔스러우면서도 사실은 그리 거짓말이라 할 수도 없을 이야기를, 읽지 않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대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런 "유령책"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고양이가 나오는 다른 작품이다. 사실 소세키의 책과 별로 상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고양이가 주인공이면서 어떤 "사람"인 주인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고양이 주인공은 여전히 고양이들의 사회와 단절하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아마 이 작품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그 나라의 작품이기 때문에 탄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혹은 아예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설정을 "창조적으로" 애니에서 반복하는 것이랄까. (역시 신카이 마코토에게도 이 책은 FB이거나 SB였을 것이다.)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彼女と彼女の猫

(불과 5분도 안되는 길이의 애니다.)

다시 보니, 생각했던 것처럼 신카이 마코도 감독은 익숙한 소재들--소나기위, 핸드폰, 여름의 냄새와 햇빛, 전철, 심지어 이별과, 초조한 상태를 나타내는 그 배경음악까지--을 다음 작품(별의 목소리), 다음다음다음 작품(초속5Cm)에까지 다시 등장시키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역시,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은 이 작품이 유일하다.

그러면서,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을 보거나 그 이야기를 듣는 주인을 갖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그녀의 고양이"가 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뭐, "그녀의 고양이"조차도 썩 가망이 없다면  고양이가 되는 것은 별로 매력적이지도 않는 일인 것같으니, 차라리 내가 직접 이렇게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는 나은 것같다.

여튼, 이렇게 읽지 않은 책을 통해서 전혀 다른 종류의 텍스트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읽지 않은 책이라도 충분히 유익할 수 있다고 느끼게 된다. 뭐, 믿거나 말거나. 이상,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에 대한 심심풀이 짧은 임상실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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