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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운동포럼 2일차,
새로운 사회운동 활동양식 워크숍, “미래를 돌아보라”2일차 프로그램 중 오후에 진행된 열쇠말(공동의제) 워크숍은 사회운동의 활동양식을 바꾸자는 논의였다. 이제까지의 사회운동의 활동양식이 변화하는 대중의 감성을 따라가지도 못할 뿐 아니라 대중을 수동화시킨다는 점에서, 단지 “형식”에 대한 논의라고만은 볼 수 없는 쟁점이다.
이 주제는
민주주의, 페미니즘, 운동언어, 집회, 교육이라는 소주제들을 함께 토론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의 많은 대중운동, 사회운동의 활동양식은 고루하고, 창의적이지 못하고, 하던 것을 답습하는 데 급급하다. 그리고 많은 경우 화석화되어서 대중에게 감동을 주지도 못한다.
운동언어특히 제기된 영역 중 운동언어의 측면은 중요한데, 대중과 소통하는 언어의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지식을 돌려주거나 토론하거나 공감하고자할 때, 대중의 언어로 말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많은 활동가들에게 그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워크샵 과정에서 드러난 하나의 문제는, 이러한 문제제기가 마치 운동의 언어들 중 모든 경우에 개념(어)들이 사라져야한다는 식으로 이해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운동내의 논의, 혹은 이론에서는 정확한 개념(어)는 필수적이다. 추상적이고 어렵게 느껴진다고 해도 말이다. 따라서 대중집회나 선전물, 대중과의 토론에서 언어와 운동전략과 이론의 토론에서 언어는 다른 문제다.(물리학이 쉬운 언어로 말해질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일부는 이 쟁점을 반지성주의, 반이론주의의 맥락에서 수용하는데, 애초의 취지와도 다르게 위험하다.
한편, 집회에서 “동지 여러분”이라는 호명도 도마에 올랐다. 이 표현이 집회에 조직된 참가자와 그 근처를 지나는 보통의 시민들을 분리하는 효과를 낳으며, 또한 집회 자체가 “자기들끼리”의 자족적인, 대중과 소통하지 못하는 행사로 전락하게 한다는 것이다.
어떤 점에서는 내부의 결의를 다지기위한 집회도 많기 때문에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대중집회에서는 이럴 수도 있을 것같다.
집회 참가자와 근처를 지나는 청중 모두가 시민이라는 점에서, “시민 여러분”이라고 호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배권력은 집회 참가자들을 시민이 아닌, 어떤 동원된 기괴한 대상, 집회 때만 출몰하는 인간-시민이 아닌 존재로 취급한다.(그래서 전경들은 사람을 “몇 점”이라고 호칭한다.) 따라서 우리가 먼저 시민으로 우리와 거리의 시민들을 함께 호명할 필요가 있을 것같다.
불균등한 영역들토론 중에도 지적된 것이지만 워크샵을 구성한 다섯 개의 영역은 상당히 불균등하다.
민주주의와 페미니즘은 운동의 가치, 지향과 관련된 것인 반면, 운동언어와 집회 부분은 상당히 형식-양식에 관련된 부분이다. 교육은 양면적인데, 지적 차이를 감축하기 위한 전략적 시도로, 또한 대안적 이념을 대중과 공유하고 대중이데올로기로 형성하기위한 과정으로 이해할 수도 있는 반면, 단지 교육형식-방식의 다양화라는 식으로 제기될 수도 있다.
이렇다보니, 워크샵의 진행과정에서도 다소 불균등하게 토론이 진행된 느낌이 있다. (혹은 민주주의와 페미니즘이라는 운동의 지향과 관련된 부분까지 형식-양식과 무차별적인 것으로 취급하는 편향이 있었을 수도 있다.) 각각의 영역은 병렬적인 것이 아니고 오히려 구조적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는 것들이다.
운동 내 민주주의의 문제이렇게 볼 때, 민주주의라는 쟁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가 플로어발언으로 언급하기도 했던 것이지만, 집회에 대중동원이라는 쟁점도 이와 관련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치 대중동원이 부정적인 것으로 언급되지만 과연 그런가?
대중조직 안에서 대중의 자발적 참여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운동”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집회 참석과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매번 사항에 자발성만으로 참여를 기대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사회보험지부는 지회, 분회마다 조합원 집회 참석 비율이 할당되면 평등하게 돌아가면서 참석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공동체 내에 민주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의 집회 참여에 대한 합의, 집회 참석 지침을 내리는 집행부에 대한 신뢰, 집회 순환 참석에 대한 현장분회 내 조합원들의 동의 등등. (그래서 3만명이 파업해도 500명만 집회에 나오는 현대자동차노조보다 사회보험노조의 집회 참석, 연대투쟁이 나을 수 있다.)
문제는 공동체 내의 의사결정에서의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관료적으로 대중의 자발성을 억압해서는 안 되지만, 어떤 합의된 공동체의 운영원리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예를 든 사회보험지부도 시간을 지나면서 이러한 ‘합의’가 점점 형식적인 것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권위와 권위주의또한 고루한 것으로 취급되는 ‘권위’라는 것도 이런 측면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어떤 참석자는 “우리가 왜 대표자에게 꼭 존대를 해야하나? 서로 반말을 하자!”는 주장을 하기도 했는데, 다소 어이없는 일이다.
대표가 존중받는 것은 그가 민주적 과정을 통해서 공동체의 대표성을 부여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조 교육의 1번 중 하나는 위원장-지부장을 존중해야 사측이 우리를 존중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것이 존중할 가치가 없다면, 그것은 권위라는 것이 모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 대표의 대표성 자체가 민주적 과정이라거나 공동체의 합의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심각할 때 그렇다.
권위없는 권위주의만 남는 것은, 운동이 정당성을 구성원들에게 확인하지 못하게 되면서 다만 조직적 권위로 강제할 수밖에 없을 때 나타난다. 민주주의의 문제와 함께 운동의 정당성에 대한 구성원들의 동의와도 관련되는 부분이다.
권위 일반을 부정하는 무정부주의적, 혹은 다소 문화주의적인 반권위주의는 민주주의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조직내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공동체의 합의를 만들어내야할 때 오히려 공동체를 원자들로 분할한다. 그것은 소통을 증진하는 방식도 아니며 운동을 파괴하는 것이다.
페미니즘, 반성폭력 활동? 라이프스타일? 이번 사회운동포럼의 전체 프로그램들에서 가장 많이 강조되는 가치가 페미니즘이다. 하지만 이것이 활동양식 상의 하나의 주제일까? 물론 페미니즘적 감수성을 갖추는 것이 모든 운동들에게 필수적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활동양식의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가능할까?
오히려 나는 그것이 운동노선의 문제, 이념의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실천의 문제라고 말하고 싶다. 노조가 페미니즘을 수용하는 첫걸음은 노조가 스스로 여성운동을 하는 것이다.(물론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이념을 수용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이 실천 속에서 주체가 혁신되고, 그것은 다시 운동의 제도들, 형식들을 바꾸어낸다.
즉, 운동의 양식과 형식의 측면에서 페미니즘을 아무리 강조해도, 그것은 그냥 “좋은 이야기”일 수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조직, 운동이 실제로 바뀌기위한 경로를 제기해야한다.
또한 발제자가 지적한 것처럼 페미니즘이 반성폭력활동, 이와 연관된 조직내 교육으로 이해되거나 혹은 그 반대 편향에서 정세적으로 대응해야할 운동의 어떤 조직적 과제라기보다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이해되는 편향도 있다. 둘 다 문제가 있다. 페미니즘은 여성대중의 해방을 위한 운동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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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양식의 변화가 필요한 측면이 많다는 것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다. 그러나,
현존의 활동양식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활동양식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활동양식이 형성된 이유를 먼저 묻고 이해해야한다. 그럴 때 변화가 필요한 지점을 제안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상이한 활동양식이 공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상호 인정하는 것이 필요할 것같다. 집회 양식에 있어서도 소규모 활동가들의 직접행동이 의미있는 집회가 있는가하면, 대규모의 군중동원이 필요한 집회도 있다. 그것이 모두 의미가 있다는 것이 서로 이해되어야한다. (기존의 양식이 문제라고 해서 대규모의 군중집회를 모두 활동가들의 자발적인 퍼포먼스로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대규모 집회가 의미가 있는 만큼, 활동가들의 직접 행동 켐페인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이러한 대중운동이 가져온 제약조건들을 인식하면서도, 그것을 변화시키기위한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던 워크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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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민중법정나오는 길에 잠깐 지켜봤던 민중법정.
철거민이 직접 연기에 나서고 대중이 함께 반응하면서 극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민중이 스스로 만드는 민중극과 같은 양식.
한편으로 “민중법정=인민재판”일 것이다. (워낙 인민재판이라는 용어가 지배계급에게 부정적으로 사용되지만 말이다.) 인민들이 자신을 착취하던 억압자들을 앞에 놓고 직접 심판하면서 자신을 해방하고 그들의 범죄를 묻는 가운데 공동의 이념을 형성하는 공간으로서 인민재판은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다만, 피고라고 하더라고 혹은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인간으로서 권리를 가진다는 점을 잊는 순간 위험할 수 있지만.
여튼 오늘 잠시 지켜본 민중재판은, 긍정적인 의미에서 인민재판의 역사적 전통을 다시 불러오는 것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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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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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내용이 궁금했는데 고맙습니다마지막날까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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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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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고 싶지만 갈 수 없어 철쭉님 블로그 열심히 찾아오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그런데 한 가지.... 대표에게 존대하는 것이 꼭 대표를 존중하는 거 같지는 않은데요... 그리고 대표라고 해서 무조건 존중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노조위원장이 자신의 행위로 신뢰 받는 동안은 '위원장님'이 되기도 하고, 또 신뢰받지 못할 행동을 하고 나면'위원장 새끼'가 되기도 하는게 대중적 정서인데... 이런 저런 이유들로 대표 존중이 어떤 원칙 처럼 되면, 그것으로 인해 원치 않는 억압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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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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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현/ 시간이 허락한다면 계속하려구요 ^^;젊은바다/ 맞아요, 동의합니다. 제 이야기도 꼭 대표를 존중해야한다기 보다는, "민주적으로 선출되고 대중의 동의를 얻는 내용으로 발언하는" 대표를 존중해야한다는, 조건부의 것이죠. 제 앞에 있던 플로어 발언의 요지는 오히려, "왜 대표에게 존대하냐, 야자하자"는 차원의, 권위일반의 부정이었는데, 저는 오히려 대표의 귄위가 존중받을 수 있는 조건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젊은바다'님에게 동의합니다. 대표의 존중이 원칙이라기 보다는, 대표가 민주적으로 선출되고 구성원들의 동의를 항상 다시 받아야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그런 점에서 또 한편으로는 화석화된 대표의 권위에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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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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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에 있으면서, 님의 발언을 들으면서,어떤 부분에 공감하고 어떤 부분은 의아하게 생각했던 청중입니다.
글로 보니 한층 잘 와닿습니다~^^
대체로 동의합니다만 "공동체 내 의사결정에서의 민주주의"
라는 부분에 대해서 모호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이 공동체 내에서 어떻게 정의되고 실천으로 이어지는가 하는 것이 모든 논의의 핵심일텐데 말이지요. "공동체 내 의사결정에서의 민주주의"는 말로써 정리되기는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공식적인 의사결정'에 포함되지 않는 수많은 구체적인 결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31일의 워크숍은 그 결들에 대한 영감을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저는) 기대했습니다만, 그렇게 되지 못하고 '입장'들이 오가는 자리가 된 것 같아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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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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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말씀하신 부분이 사실 어려운 부분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예를 들었던 사회보험지부같은 경우에도 그런 "합의"가 뭐랄까, 화석화되고 있죠. 공동체 내의 민주주의가 절차로 환원되는 것도 아닐 것이고, 오히려 매순간마다 다시 구성되어야하는 것일텐데, 그런 부분은 활동양식워크샵에서 많이 나왔던 낱말인 "감수성"이라는 것을 놓치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것같습니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조직 안에서도 계속적인 운동으로 진행해야할 것같구요.그리고 마지막에 지적하신 부분은 저도 이제야 사후적으로 반성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논쟁보다는 그 자리에서는 뭔가 합의가능한 대안들을 논의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발언은 일종의 "막대구부리기"였던 셈인데요, 그렇게 쟁점을 부각하는 방식보다는 어떤 수렴점을 찾아갈 필요도 있었던 것이죠.(변명을 좀 하자면, 애초에 워크샵도 "새로운"활동양식을 다시 과도하게 특권화하고는 방식으로, 그리고 기존의 대중조직들의 실천양식 일반을 기각하는 방식으로 막대구부리기를 하는 것으로 시작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습니다만 ^^;; 상호 윤리의 부분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자기반성과 함께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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