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이상은

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11/08
    이상은, 태양의 영혼(1)
    겨울철쭉
  2. 2007/10/22
    유럽여행 수난기(8)
    겨울철쭉
  3. 2007/09/04
    Soul Hospital, 이상은
    겨울철쭉

이상은, 태양의 영혼

이상은 앨범은 자주 듣지는 않는데도
(얼마전에 산 베토벤 전집을 천천히 듣는 중인데, 일단 그 "양"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들을 수록 왜 이렇게 좋은 곡들이 있는지 모르겠다.
가끔 듣다가보면, 거의 "환장할" 지경이다. (이것도 병인가;;) 대체 왜 이런거지;;

이상은 13집 중,

태양의 영혼

커다란 해무리 무지개빛 테두리 눈이 부시게 환하네 천국이 가까운 듯
어린아이처럼 하늘만 계속 보았네 아름다운 빛 속으로 날아가고파
아 별들을 이어서 멜로디를 만들고 꽃들을 엮어 그림 그리고
바람을 담아서 시를 쓰고 그늘없는 미소를 모아 그대에게 드리리
나의 노래는 잊혀지겠지만 감사 드리리

나의 먹구름과 거칠은 모남이 조금씩이라도 바뀌길 기도해
높고 높은 그곳에 찬란한 빛 비추니 나의 모든 것들에 눈물이 나네
아 별들을 이어서 멜로딜 만들고 꽃들을 엮어 그림 그리고 음 바람을 담아서 시를 쓰고
조금씩 나아지기를 빛을 머금은 말과 눈빛과 미소를 세상의 어둠에 묻히지 않는
태양을 내 영혼속에 커다란 해무리 무지개 빛 테두리 눈이 부시게 환하네
어린아이처럼 하늘만 보았네 아름다운 그 빛 속으로



* 스피커모양 아이콘을 누르면 곡이 재생된다.
(다만 Firefox에서는 잘 되는데 IE7에서는 안되는 경우도 있는 것같다.)


==
인터넷에 검색을 하다보면 이상은의 '삶은 여행'이 '첫눈'이라는 영화에 삽입되면서 뮤직비디오로도 만들어진 것을 찾아 볼 수 있다. 사람들마다 느낌이 다르겠지만, 이 뮤직비디오의 영상은 마치, 노래방에서 나오는 영상처럼 곡하고 (느낌이나, 심지어 속도도) 전혀 어울리지 않고 따로 노는 느낌이다. 왜 그렇게 만들었을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유럽여행 수난기

사실은 여행 다녀와서가 더 수난 중이지만(─_─;) 여행 중 고생이 만만치 않았다. 고생하면서 배우는 것이기도 하고, 이제 다 지난 마당에 고생이야기는 재밌는 이야기거리일 수는 있지만, 정작 그 순간에는 땡볕 앞에서도 앞이 캄캄해진다. 내가 이 고생을 하러왔다니 미쳤지, 미쳤어.

여행 중에는 그런 일까지 주절대기에는 일기 정리할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에 별로 남기지 않았지만, 이제 끝난 마당이니, 일종의 무용담;;을 겸한 수난기. 주로 충실히 사전 준비를 해간 여행 초반보다는, 여행하면서 준비하고 다닌 중반 이후에 일들이 많다. 길 한두시간 헤멘 사소한 일들이야 더 많지만, 좀 큰 건들로 7대 위기. 역시 주로 헤멘 일들이다.
(사진은 좀 뜬금 없는 것들도 있는데, 정신없을 때는 사진찍을 생각도 나지 않는다.)

비엔나, 막차는 끊어지고 야밤에 길을 잃다

여행 중반의 비엔나. 이제는 여행도 좀 했겠다, 나름 길찾기는 자신만만. 게다가 6일 동안이나 베를린에 머물렀던 경험도 있으니 길찾는 데 필요한 독일어 단어 몇개는 알고 있다.

프라하에서 저녁열차를 타고 비엔나 중앙역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10시반. 예약한 민박집을 찾아가기 위해서 메모한 설명을 보고 트램(전차)를 탄다. 흠, 잘 가는군. 근데 좀 오래 가네.

그런데, 어머나, 이게 왜 갑자기 서지? 깜깜하고 아무 것도 없는 황량한 길가에 트램은 서있고, 기사도 없다.(야간에 자동운전;;) 이런 종점이란 얘긴데.. 아차, 그럼 트램 번호가..? 설명서에 D번라고 나와있는데 0번을 탄 것이다. 으악.  자, 아직 시간이 있으니 주위에 다른 트램 정거장을 찾자.

몇분간 헤메다 다른 트램 정거장을 찾고, 일단 중앙역으로 되돌아가야지. 아, 금방오는구나.
에구구, 그런데 이게 또 10분만에 종점도착;; 이번에는 거꾸로 탓다. 하지만 아직 막차가 끊어진 것은 아니고, 막차에 도착한 트램은 10분후에 다시 출발. 11시50분, 전철역을 찾았다. 아, 그래 전철노선도 있다고 했지. 일단 타고 보자. 달려라. 마침 들어오는 열차 안착!

에구, 출발한 열차는 바로 어떤 한적한 곳으로 가더니 선다. 모양을 보니, 군자기지 지하철노조 갈 떄마다 봤던 바로 그 지하철차량기지;; 역시 막차였던거다. 문도 안열리고 10여분을 더 기다린다. 사람도 없고. 아, 이대로 비엔나의 지하철 객차에서 밤을 새야하는가.

다행히 열차는 다시 움직인다. 어디가는거지?
조금 달리더니 다시 전철역. 가만 있으면 되나 싶어서 두리번두리번하고 있는데, 친절한 비엔나 시민이 말을 건다. Where do you go? 아, 나요, 저,저,I'm going to 그린칭. 이 차는 거기 안가요, 반대편이라네요. 으악. 문이 닫히는 순간 급거 탈출, 망연자실.

지하철 역을 나오니 거리에는 차도 별로 없다. 아, 이번에는 비엔나 밤거리 노숙이란 말인가. 침낭은 다행히 가져오긴 했는데.

아차, 그래 민박집 전화번호! 수첩에 적어 두었던 것이 생각나서 뒤진다. 다행이, 전화번호가 있다. 로밍받은 핸드폰을 이때 처음 사용.(앞으로 국제전화비가 장난 아니게 나올 거다 아마) 민박집 아저씨왈, 친절하게도 차로 데리러와준다네. 30분쯤 기다리니 차가 온다. 도착하니 새벽 1시, 그래도 총 2시간반만에 구원받았으니 이번에는 여행 수난에서는 워밍업.
(위에는 수난기와 상관없는 다리가 길어보여서 맘에 드는 비엔나 노을에 비친 그림자 사진)

스위스, 진눈깨비 밤길에 숙소찾기

스위스에 숙소는 전망 좋다는 그린덴발트에 유스호스텔로 잡았다 시설도 좋다는 리뷰가 있다. 한국사람들은 가봤다는 리뷰가 없어서 좀 그렇지만, 흠 역시 좋은 숙소를 잘 못찾아가는 한국사람들 같으니라구.

사실, 스위스오는 길도 평탄치는 않았다. 비엔나에서 야간열차를 타기 위해서 숙소를 나서고는 트램 정거장을 지나버린 것이다.(젠장, 정거장에 제대로 서기도 않고 신호대기하다가 지나가 버린거다) 두정거장이나 지나서 알아채고 내려서는 총17kg짜리 짐을 지고 전철역을 향해서 뛰기 시작한다. 중간에 (이번에도) 친절한 비엔나 신사분을 만나서 전철역을 묻고 겨우 찾았다.

내려서 달리는데 이번엔 마침 생전없던 표검사를 전철역 출구에서 경찰들이 하고 있다. I'm very late to my train, very busy!!!!!! 소용없다. 무조건 Ticket!! 가방을 뒤져서 예전에 쓰던 표 주고 무조건 달려서 겨우 잡아탔다. (바빠서 전철표 못사고 무임승차 했거덩;;) 경찰이 쫒아오지 않은게 천만다행.

여튼, 이렇게 도착한 스위스. 알프스 산에 올라가는 거점인 인터라켄 역으로 가는 동안에도, 유람선을 (무료로) 타기 위해 내렸다가 시간이 안되서 1시간을 헛탕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도착. 그린덴발트로 갈아타고 등산열차를 오른다.

자, 그린데발트역, 여행책자에는 "역에서 조금 걷는다"라고 되어 있다. 뭐, 조금 걷나부지.
지도를 봐도 주소를 찾을 수가 없어 역무원에게 물어본다. 그러자 약도가 있는 쪽지 하나를 주는데, 흠, 멀지 않군. There is the busstop. 뭐 가까운거 같은데 뭐하러 버스비 낭비하겠어요. 자 베낭을 메고 터덜터덜. 그런데, 이런 쭉 오르막길. 약도에 나온 길은 가도가도 나오지 않는다. 아, 이건 길을 잘 못든건가, 되돌아갈까 생각하는 찰라, 표시된 가게가 나온다. 아, 이 옆으로 돌면 금방이구나. 크크

하지만, 가게를 지나고 지나고 지나고 지나고 (헉헉;;) 지나도 길은 나오지 않는다.
결국 20분을 한참 오르막을 올라서 교차로를 찾고 더 가파른 길을 10분을 더 걸어서 도착. 그런데, reception은 오후3시 이후에나 연답니다. 현재시간 10시 반;;;. 이대로 알프스의 금쪽같은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 결심하고 길을 거슬러 하이킹 코스로 돌입.(또 산을 올랐단 이야기죠.) 패스가 있으니 내려와서 슈퍼에서 저녁식사와 내일 도시락, 낼 저녁식사, 낼 모레 도시락, 저녁식사 등 식료품+와인+맥주을 잔뜩 산다.(스위스가 물가는 비싸지만 슈퍼는 용서할만 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지만, 야밤에 진눈깨비 내리면 악몽이 된다.)

그런데 올라가는 길은, 에구, 이제는 날이 산이라 벌써 어두워지고 흐린가 싶더니, 부슬비가 진눈깨비로 변한다. 잔뜩 무거운 짐을 양손에 지고, 깜깜해진 산길을 오른다. 아, 먹는거고 뭐고 다 버리고 싶은 알프스 그린덴발트의 오르막길.

아비뇽, 남프랑스 태양에 쓰러질뻔하다.

스위스를 나와서 다음 일정은 남프랑스. 일요일 새벽표를 예약하려고 했는데 벌써 매진이다. 할 수없이 낮에 도착하는 표를 산다. 리용을 거쳐서 아비뇽으로, 최종 구경 목적지는 아를. 숙소는 아비뇽에 알아봤다.(두군데나)

아비뇽 도착. 역시 남프랑스의 햇빛은 강렬하고 아름답군. 흠흠.
일단 알아본 숙소로 가자. 거의 30분을 그 베낭을 메고 간 곳에는 숙소가 없다. 아, 지도를 잘 못봤군, 건너편 블럭. 한시간만에 찾아간 호스텔. 역시 5시부터 접수한답니다. 현재시간 오후 2시;; 안돼, 시간낭비는 안돼. 두번째 숙소를 찾아 걷는다. 역시 30분을 헤메는데, 문득 약도와 지도를 자세히 비교해보니, 여긴 그냥 강건너가 아니라 강건너고 섬을 건너서도 한참인 곳이다.;;; 두시간을 헤메고 포기.

결국 기차로 20분 걸리는 아를에 가서 숙소를 잡기로 한다. 아를 도착, 이번에도 숙소를 찾아 간다. 여행책자에는 "조금 걷는다"라고 되어 있다. 헤메고 헤메고 30분. 여긴 도심을 지나서 철도역 반대편 교외잖아!! 결국 기진맥진하고 머리가 어질어질한다, 맥이 풀려서 짐을 풀고 나니 오후 6시;;


(아비뇽 근교의 황무지)

프랑스-이탈리아 국경, 야간열차의 위기

다음날 아비뇽을 거쳐서 이탈리아 피렌체로 간다. 기차역에서 아비뇽->니스 고속열차를 예약하고, 니스->피렌체 야간열차를 예약. (사실 이렇게 오는 데도 아를에서 짐보관소가 문을 닫아서 몇시간 만에 아비뇽과 아를을 두번 왕복하는 등 황당한 일은 계속되었다.)

자, 오후 4시, 기차를 타고 니스로 출발, 도중에 다리를 다친 중국인 모녀 짐도 들어주고 착한 일도 했다. 착한일 했으니 복이 오겠지, 왠걸.

야간열차를 갈아타고, 자리를 잡는다. 4명이 같이 쓰는 방인데, 모두 미국인인 것같다. 말을 걸고 (잘 모르겠지만 농담도 하고) 친절하다. 오, 좋은 외국인 일행이군. 그런데 열차가 출발하자마자 어떤 사람이 와서는 "여긴 내 자린데요"(영어로;;), 아니거등요, 제 표에도 이 자리거등요.

5분후 차장 등장. 표 두개를 꼼꼼히 보더니 내 표를 주면서 하는말이,
"오늘 날짜가 아니군요" 으악!!!
한심한 아비뇽 역 역무원 아줌마가 엉뚱한 날짜로 표를 준거다. 아니, 어떻게 갈아타는 열차에 두 개를 서로 다른 날짜 표로 줄 수가 있지..? 혹시나 해서 메모까지 해서 줬는데. 항의해도 소용없다. 내리든가? 뭐???? 무조건 2등석 일반석으로 가란다. 그나마 가야지 어떻게, 생판모르는 프랑스-이탈리아 국경도시에 노숙할 수는 없으니.

밤새도룍 옆자리 단체관광온 미국애들(고등학생같다) 떠드는 데서 자는 둥 마는 둥. 이 객차가 피렌체로 가기는 하는건지 알 수도 없고.(유럽 기차들은 중간에 객차를 분리해서 다른 곳으로 가기도 하기 때문에 정해진 객차가 중요할 때가 있다)
피렌체에는 이런 상태에서 새벽에 도착했던 것이다. (피렌체에서 글에 올렸지만, 이렇게 와서 처음 식사한 레스토랑에서 사기 당할 뻔 했으니 짜증 지대로.)

로마, 아, 이 고지가 아닌가벼..

로마에서는 좀 여유있게 있겠다는 심산으로 예정보다 이틀을 더 머물렀다. 중간에 감기도 걸리고 하루는 앓아누워있기도 했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가. 역시 사고.


(피곤해서 꾸벅꾸벅 졸기도 했던 팔라티노 언덕의 로마 황제의 궁전 유적, 전차 경기장터에서 바라본 모습)

마지막날, 민박집 아저씨에게 "그 동안 잘 묵었네요" 빠이빠이하고, 아, 아테네 가는데 공항 빨리가는 방법 없나요? 묻는다. 그리스는 aegean이라는 저가 항공사 비행기를 타고 간다. 그럼, 전철 어디어디로 사서 버스타면 1유로에 갈 수 있어요. 오호, 책에는 11유로짜리 기차가 안내되어 있는데, 역시 현지 사람들에게 물어가는 게 절약하는 길이여..

여유있게 전철역찾고 공항에 도착. 자, 이제 chech in해야지.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예약한 aegean 항공이 보이지 않는다. information을 찾아서 물어본다. "우린 그런거 잘 몰라요" 하면서 짜증을 낸다. (역시 이탈리아는 좀 불친절하다.) 뭐야, 이거. 옆에 있는 경찰에게 다시 물어본다. "글쎄요", 아... 설마.....그럼 여기가 로마 FCO 공항 아닌가요? "여긴 campio 공항이랍니다. 거긴 다른 곳이에요"
... 으악! 민박집 아저씨가 엉뚱한 공항을 알려준거다.

부랴부랴 버스 바꿔타고 전철타고 중앙역가서 11유로짜리 기차를 간발의 차이로 탄다. 하지만 11시 비행기는 이미 출발, check in 포인트나 항공사 사무실도 문을 닫았다. 좌절과 절망. 이대로 로마에서 하루더 묵으면 여행 마지막 장소인 그리스 일정은 완전히 망가진다.

아, 그래 그럼 다음 비행기라도 예약하자. 보통 항공사들은 비행기 놓치면 다음 비행기를 주기도 하는데, 주말이라 좌석이 있을지도 알 수 없는데다가 (변경 안되는 것으로) 악명높은 저가항공사들이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동생에게 전화.(전화비 장난 아님) 인터넷으로 예약 좀 해주라. 혹시 변경가능하면 취소하면 안될까.

밤 8시 비행기를 다시 예약하고 9시간을 로마 FCO 공항에서 기다린다. 식사 사먹기도 좌절스러워서 초코바 하나로 버틴다. 오후 6시, 이제 슬슬 check in하러가자. 내려가니 항공사 사무실에 사람이 있다. 어머나 반가워요, 제가 비행기 놓쳤는데요, 변경되나요?
Yes, of course!
(아하, 그렇군, 이번에는 조심스럽게)
근데 제가 혹시 몰라서 새로 예약을 했는데요, 그럼 새로 예약한거는 취소되나요?
No!
"아니 왜 그런 (그런 어감이었다)을 하셨어요?"
라는 거다. 좌절. "하지만 다른 노선을 이용하시려면 변경가능해요", 그래 그럼 그리스에서 산토리니 섬에도 노선이 있지! "그럼 바꿔주세요!" "I can't do it, 본사 서비스센터로 전화하세요, 전화번호는 그리스에 어쩌구저쩌구"

그래, 그래도 10여만원 돈이 어디냐. 그리스로 국제전화, 콜센터와 통화한다. 앞에서 보고 이야기해도 잘 안되는데, 전화로 영어로 이런 상담이라니, 원. 어떻게 어떻게 의사는 전달됐지만 변경 수수료가 배값보다 비싸다. 아, 그럼 변경신청은 했지만 포기. 결국 비싼 항공권 두장을 사용해서 아테네로 간다.

드디어 교통사고.

산토리니 섬에서는 드디어 교통사고까지 만난다. (다른 글에도 올리기는 했지만)
배에서 만난 한국인 일행들이 렌트한 승용차가 운전미숙으로 길가 표지판에 박치기, 범퍼와 내부 지지대가 나갔다. 다행히 사람은 다치지 않았지만, 600유로!! (원화로 약 80만원!) 7명 일행이 나누어 내기로 했다. 으.. 배에서 만나서 동행하는게 아니었는데.. 집단으로 가면 숙박비 싸게 해준다는 유혹에 넘어가서 20유로 아끼고 100유로 손해봤다.

답답한 것은 또 그 다음이었는데, 일행 중 몇몇은, 수리비가 너무 비싸니하면서 경찰서를 가야한다는 둥, 하면서 따지기 시작. 아마 렌탈 업체의 그리스 사람도 황당했을 텐데, 차를 부순 것은 당신들인데 왜 오히려 큰 소리냐, 싶었을 것이다. (큰 소리 지르면 이긴다는 한국사람들의 신념;;)


(사고나고 나서는 더 삭막해 보이는 산토리니)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그 정도 사고에는 꽤 금액이 나오는데다가, 설사 좀 과하다고 해도 여긴 아테네에서 배로 8시간 걸리는 섬이고, 게다가 현지인들을 이길 수도 없다. 이렇게 몇몇 사람들 쌈박질 하는거 자리 뜰 수도 없어 지켜주다가 산토리니의 유명한 노을은 오늘도 포기.

아테네에서, 진짜 목숨위태했다고 생각한 순간

마지막 여행지, 아테네에서 아찔한 순간.
아테네에는 리카비토스 언덕이라는 곳이 있다. '늑대의 언덕'이라는 뜻. 아테네 여신이 아크로폴리스를 지켜주기 위해서 가져온 돌이 언덕이 되었다는 곳.

이 곳에서 본 전망이 멋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낮에 가기는 일정이 바쁘니, 한밤에 출발, 도착하니 11시 반이 넘었다. 등산열차(여행책자에는 '케이블카'라고 하지만, 글쎄, 좀 뻥이 심한거 아냐;;) 비슷한 것을 타고 조금 오르면 언덕 정상에 도착해서 전망대에 갈 수 있다.

이 곳에서 난간에 기대서 MP3로 이상은 13집 The 3rd Place에 첫곡 Nocturne을 듣다가, 순간적으로 그냥 뛰어내릴 뻔 했다. 음악 때문인지 야경 때문인지, 여행의 마지막 일정이라는 느낌 때문이었는지, 그냥 날아가버리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아찔해서 난간을 잡고 음악을 다 듣기는 했지만, 충동은 여전히 두근두근. 아찔했던 순간.
아, 그때 그냥 날아가 버릴 걸 그랬나하는 생각도 좀 들긴 하지만.


(사진이 작아서 느낌이 잘 안 산다. 야경 중 아크로폴리스 부분 파르테논 신전이 크게 보인다.)

---

이런 걸 보통 '여행 트러블'이라고 하는데, 낯선 나라에 가서 이런 정도의 문제가 없으면 오히려 이상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충분히 긴장하고 주의한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들도 많다. (내 경우도 많은 경우 내가 충분히 주의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건 여행의 긴장이 풀어졌을 때 혹은 지나치게 자신만만 했을때 벌어진 일들이다.) 여행을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혹시라도 주눅들지 마시길, (많이들 하는 이야기이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면 정말로 다 추억이 된다.
 
---
위에 아테네의 야경에서 언급한 노래, 이상은, Nocturne :

(흠.. 지난 포스트에 이어 이번에도 이상은;;)
이상은 13집에는 첫곡에 이 노래가 Nocturne라는 노래의 영어가사로, 마지막 곡으로 우리말(제목은 야상곡)로 부른다. Nocturne은 영어가사 노래이지만, 보기 쉽게 마지막곡인 우리말 '야상곡' 가사를 함께. 가사와 함께 곡을 들으면 왜 날아가버리려고 했는지 이해가 될 듯하다.
하지만 영어가사도 좋고, 노래는 영어가사가 더 자연스럽다. 영어가사로 노래를 먼저 지은 것같기도 하다.
 
** 음악들을 수 있는 곳 : 이상은 13집 The 3rd Place 네이버 블로그
 


Friday night the world has gone and disappeared
Forget worries, we are natural born anarchist
With our soul, we can reach to the stars
And that's far far away from the world
Let's just open our heart

Don’t cry don’t try, there’s nothing to loose , sweet night...
Thousands of breezes and spells
Stop trying stop crying
Just escape
Thousands of meanings are lighting bright now

Cherry blossom, ylang ylang
Get on the night boat with dancing gowns
And we get together to expel the devils, tonight
With all your colorful scents and spells.

Save your heart from those meaningless pain and tears
Forget yesterday ,we are drifting in eternal space.
Think once more, all we need is to be brave
Our soul is so supernatural
Let’s just open our eyes

Don’t cry don’t try
There’s nothing to loose forever
Life’s thousand of meanings to cherish
It’s sweet summer night

Cherry blossom, ylang ylang
Get on the night boat with dancing gowns
And we get together to expel the devils, tonight
With all your colorful scents and spells.

La la la~

Never worry there's a way
Cinnamon, peppermint and olive
Get on the night boat with dancing gowns
And we get together to praise the life, tonight
With your beautiful and pure smile

La la la ~

금요일 밤 세상은 사라져요
행복한 아나키스트가 되세요
우리 영혼은 저 별까지 갈 수 있죠
아주 먼 머나먼 곳까지
마음을 열어요

우울해 말고, 울지 말고
믿어봐요
기도는 이루어 지니까

잃어버린건 잊어버리고
찾아봐요
마음의 열쇠를

체리 블로썸, 일랑일랑
향기로운 여름 밤 하늘
영원에 가까운 우주를 바라봐요
색색깔의 싱싱한 꿈들을

금요일 밤 아름다운 색전구와
피아노와 웃음꽃 핀 보트로 오세요

우리 영혼은 저 달까지 갈 수 있죠
아주 먼 머나먼 곳까지
마음을 열어요

우울해 말고 울지 말고 믿어봐요
기도는 이루어지니
잃어버린 건 잊어버리고

체리 블로썸, 일랑일랑
향기로운 여름 밤 하늘
영원에 가까운 우주를 바라봐요
색색깔의 기도 같은 별들

라라라~

걱정말아요 길은 있어

과일과 꽃내음에 섞여
인생을 찬미하는 노래소리
날아올라요
머나먼 저 별 사이
샤갈의 그림 속처럼

라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Soul Hospital, 이상은


이상은의 작은 앨범이 새로 나왔다.


디지털싱글. Out of Space (자세한 소개는 ; 여기)

타이틀곡 Soul Hospital.
상담하는 의사는 나에게 어떤 "자아의 재통합과정"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사실, 이게 모두 20대로 퇴행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그러니 나에게도
"다시 태어나. 어른이 돼. 태양보다 높은 독수리처럼."
이라고 말할 수밖에,

하지만 쓸쓸한 곡.
이상은의 가사를 보면 난 소년이라기보다는, 소녀같군..



Soul Hospital


소녀가 찾아왔네.
가슴에 상처를 입고서.
빗방울 흩뿌려진 유리창 저 너머 별들.
투명한 거미줄로 상처를 조용히 꿰매주었지.

소녀여.
우리들은 보석이 가득 든 상자.
열쇠는 모두 태어날 때 깊은 바다 속에 잃어.
상처의 틈으로 우리의 영혼 반짝이는 보석
흘러나와야 어른이 돼.
달콤한 장미수처럼.

소년이 일어났네.
깨어진 커다란 알에서.
태양은 늘 그랬듯 하늘을 불타며 지나.
독수리의 흰 깃털과 심해수를 뿌려줬지.

소년이여.
우리들은 다시 태어나야 해.

그대라고 믿었던 그 것은 모두 껍질일뿐.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당연한 것.
영혼에 좋은 것.
다시 태어나. 어른이 돼.
태양보다 높은 독수리처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