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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13
    [독서]대한민국 병원 사용설명서(2)
    겨울철쭉
  2. 2007/11/16
    태왕사신기 본색(2)
    겨울철쭉

[독서]대한민국 병원 사용설명서


대한민국 병원 사용 설명서
강주성 지음 / 프레시안북

 

 

책을 쓴 강주성씨는 참 독특한 사람이다. 사회운동과는 거리가 먼 생활인이던 그는 백혈병 환자가 된 후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모순을 온몸으로 경험한 사람이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자기몸 하나 간수하기도 급급했을 텐데, 그는 동료 환자들과 함께 이 모순에 싸우기 위해 집단적인 힘을 모았다. 다행히 병을 고친 그는 이제 사람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죽이는 한국의 보건의료 체제와 맞서 싸우기 시작한다. (지금은 '건강세상네트워크'라는 보건의료운동 단체에서 일한다.)

 

그래서 그가 쓴 이 책은 죽음의 문턱, 가장 절박한 시기에 병원을 '사용'한 사람이 느낀 절박함이 담겨있다. 그리고 그런만큼 치열한 대안에 대한 고민도 담겨있다. 그 절박함은 자신은 물론, 돈이 없어도 살아남을 권리를 주장하다가 먼저 세상을 뜬 동료 환자들의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들 자신의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은 한국의 보건의료 체제의 문제, 의료기관의 부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고발하는 것을 넘어서 매우 구체적인 대안들을 제시한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제도를 어떻게 바꾸어야하는가에 대한, 환자(따라서 보통의 시민들)의 입장에서, 그리고 현장에서의 시각으로 탄생한 대안이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아주 더 실용적으로, 환자의 입장에서 실제 병원을 이용할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매뉴얼'을 담았다. 사회적인 대안과 개인적인 대책을 모두 담은 셈이다.

 

저자는, 집단적이고 사회적인 운동은 물론 개인들이 병원을 이용할 때 병원에게 원칙대로 할 것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운동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자기 권리를 주장함으로써 병원을 당혹스럽게 하고 귀찮게 하는 것도 그들을 강제하는 큰 힘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병원이 꼼짝할 수 없는 '사소한 것들'(그러나 환자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것들)이 너무나 많은 현실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모순들은 병원이 사실상의 영리기관으로 자본의 논리에 따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정부가 그러한 자본의 원리를 적용하는 것을 개혁이라고 생각하는, 황당한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급기야 한미FTA는 최악의 상황을 몰고 올 것이라는 것을,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단지 '보건의료 부문' 혹은 '의료개혁'에 대한 책만은 아니다. 제한된 영역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이 부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운동은 필연적으로 전체 사회운동과 관련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부문운동'이라 불리는 것이 '부문'에 갇히지 않는 사회운동이 되는 방식을 또한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보건의료 영역의 이러한 중요한 쟁점들을 모르고 있던 내가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무상의료 무상교육을 주장하면서 켐페인 사업을 하기 전에 노조의 조합원들과 이런 내용을 교육사업 등을 통해서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삶의 문제, 생명과 직결된 문제가 어떤 식으로 사회운동이 쟁점들과 연관되는지, 우리가 평등한 의료체계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왜 해야하는지를 너무나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으로부터 이른바 노조의 '사회공공성 투쟁'이라는 것도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무상의료 무상교육 지하철 선전전 이전에 말이다.)

 

병원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그리고 가난한 우리들에게 이 책은 실용적인 매뉴얼이면서 운동의 지침서이기도 하다. 다른 운동영역들에도 이런 식으로 글을 쓰고 대중들과 대화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프레시안에서 처음 낸 책이다. 프레시안에 책 소개 기사가 잘 실렸다.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3007111614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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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사신기 본색

무한한 연습님의 [<<주몽>>과 <<태왕사신기>>: 자본주의적 욕망의 서사(와 민족 서사)로써의 고구려 역사 드라마들.] 에 관련된 글.
님의 [<태왕사신기>와 포섭의 정치] 에 관련된 글.

드디어 이번주 태왕사신기 방영분(18~19회). 태왕사신기의 본색이 위에 링크한 글에서 무연님, 삼님이 말한 것과 같은 식으로 너무 '친절하게' 드러났다. '친절한 담덕씨' 우리 태왕폐하는 아주 친절하게 프리젠테이션까지 준비해서 자신의 비전을 설명한다. 어디선가 들었던 표현을 언급하자면 "벤처 사장들의 북방 개척론"이랄까.

자신이 하려는 것은 피흘리는 전쟁이 아니라 거란이나 부여나 주변의 이런저런 나라들과 무역을 하려는 거다, 그게 '쥬신민족'이 평화롭게 하나되는 길이라나.(18회) 그러다가 드디어 다음회(19회)에서는 소금장사하러 거란으로 떠나신단다. (게다가 태왕 담덕이란 인물은 점점 더 내적 모순이 완전히 제거된 무슨 꽃미남 밀납 인형같은 캐렉터가 되어가는 중이다.)

결국, 신자유주의 시대에 적합한 전략이라는게 세계화된 경제라는 식의 연설을 광개토대왕이 하는 셈. 이걸 보면서 정부의 한미FTA 홍보광고가 당장 떠올랐던 것이다. "더 넓은 시장에서 경쟁합시다" 실제로 국정홍보처의 한미FTA 광고 중에는 광개토대왕 어쩌구하면서 하는 것도 있었다. "경제영토"가 뭐네하는 광고도 있다.


요것은 태왕사신기의 한 장면? 아니다. 국정홍보처의 FTA광고 "도전편"에서 광개토대왕 어쩌구하는 장면이다. http://fta.korea.kr/Article/?dataSeqNo=9007&dataGubun=TV&PageMode=Detail

그런데, 여기까지는 MBC 뭐 니들이 그럼 그렇지, 하는 건데 좀 더 생각하다가 기분이 더러워졌다.
(물론 나름 드라마 재미있게 보다가 기분 잡치면 그 자체가 좀 그렇기는 하다. 그런데, 게다가,)
이게 위에서 말한 "벤처 사장들의 북방개척론"이라는 생각이 떠오른 건데, 이건 뭐시기냐하면,
권영길 후보 공약을 비판하면서 우석훈씨가 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레디앙] 소제국주의 식민지 전략보고서?

"코리아(=고려=고구려)연방"으로 "쥬신(조선)민족" 대동단결해서 북방시장 개척하자는 거잖아, 이거..
전근대적인 것과 초근대적인 것의 결합이랄까, 민족주의 상징을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위한 대중동원에 결합하는 이런 방식을 사회운동들까지 따라해야하나..

그러다가 작년 투쟁할 때 민주노총에서 만든 총파업 깃발에 메인 로고가 '태왕사신기'에도 열심히 출연하고 게시는 삼족오라는 것도 떠올랐다. 젠장.. 이러다가 민주노동당이 태왕사신기 컨셉으로 선거 선전할까봐도 심히 걱정된다.

뭐, 작년에 민주노총은 그게 삼족오가 아니라 주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으니 문소리나 이지아를 섭외하려나? (남조선은 남쪽이라 주작인가??.. 그런 심오한 고려까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주작(朱雀)이 민주노총 세상을 바꾸는 총파업투쟁을 수호한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 상징으로 선정된 주작을 이미지화해 깃발로 제작, 연맹과 지역본부, 지구협에 보급하고, 11월12일 전국노동자대회 장소에서도 배포한다.

깃발 이미지는 ‘민중적 내용을 민족적 형식에 담는다’는 원칙아래 주작의 상징적 모양과 붉은 색조를 기본으로 형상화했다. 또 검정과 회색톤을 가미해 강렬하면서도 현대적 이미지를 표현했다.

주작은 우리 민족 설화에서 청룡, 백호, 현무 등과 함께 하늘의 사방四方을 지키는 신을 일컫는다. 주작은 남방의 수호신으로 삶, 생존을 의미하는 사신四神 중의 하나다.

봉황이 득도를 하면 온몸을 붉게 물들이며 주작이 된다 하여 ‘붉은봉황’이라고도 한다.

이준용 민주노총 문화미디어실장은 주작을 총파업투쟁 상징으로 정한데 대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변혁세력의 단결로 민족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감으로써 역사의 변환점을 만들어가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상징물은 노동자뿐만 아니라 농민, 빈민, 청년학생 등이 참여하는 민중총궐기 투쟁에서도 이용될 것”이라며 상징물의 쓰임세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

(노동과 세계 기사, 홍미리 기자 gommiri@naver.com   2006년11월06일 )


http://newscenter.nodong.org/news/view.php?board=mainnews&id=6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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