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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이 놈의 집은

하루만 안 치워도

쓰레기장입니다.

 

청소는 평소에 저보다

주선생님이 잘 합니다.

 

저는 화장실, 냉장고 같은

특별구역을 주로 청소하고, 쓰레기를 버립니다.

나머지 구역은 주선생님이 합니다.

 

제가 1시간 걸려서 할 걸

15분이면 합니다.

 

제가 청소하는 걸 보다 보다 답답해하더니

언젠가부터 자기가 청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남자한테 일 시킬려면

바로 이 순간을 잘 이겨내야 합니다.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

항상 이렇게 외치고 결국 자기가 해버리다 보면

가사노동은 죽는 날까지 여자 차지입니다.

 

주선생님이 3일째 교육을 가고

오늘은 저 혼자 미루 목욕시키고 재웠는데

 

1시간 가량의 전투를 치르고 거실에 나왔더니

이런 엉망이 따로 없습니다.

 

로션, 베이비 오일, 기저귀띠, 수건, 거즈, 애벌레 인형, 이런 저런 딸랑이 등등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습니다.

 

갑자기 나의 어지러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 사이에 누웠습니다.

 

함께 널부러져 있으면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되면서

마음이 좀 가벼워질 것 같았습니다.

 

에이..천정에 매달려 있는 등이

먼지로 새까매진 게 보입니다.

 

괜히 누웠다가 짐만 하나 더 생겼습니다.

귀찮아서 계속 안 닦을 건데, 신경은 쓰일 거니 마음의 짐입니다.

 

아무튼 널려 있는 것들은 빨리 치워야 겠습니다.

쓰레기도 버릴 게 많고, 재활용 쓰레기도 많습니다.

 

근데, 아파트 살면서

꼭 출근시간, 퇴근시간에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엘리베이터에 같이 타게 되면

아침 출근길이 시큼해집니다. 저녁 퇴근길도 마찬가지입니다.

 

"킁킁~상구 누가 음식물 쓰레기 갖고 탔었나봐.."

"설마~~ 푹 익은 김치냄새구만..내가 쓰레기 경력 몇 년인데..

이 냄새에는 확 끌리는 게 없어..."

"음식물 쓰레기 같은데..."

 

1층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한 아주머니가 음식물 쓰레기의 흔적이 남아있는

아주 커다란 통을 들고 서 있습니다.

 

그 날 아침 컨디션 조절을 위해

약간의 노력이 필요했었는데

 

전 이런 일 없으라고

음식물 쓰레기는 꼭 밤에 버립니다.

 

지금부터 치워야 할 쓰레기 중에는

역시 음식물 쓰레기도 있습니다. 할 일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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