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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채비-유모차 커버

9월이 다 돼서

여름 준비를 마쳤던 가슴 아픈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엔 겨울 준비를 좀 빨리 할까 했는데

갑자기 겨울이 와버렸습니다.

 

사실 제가 한 건 딱 한가지입니다.

 

"미루 있잖아...유모차 커버 필요하지 않으까?"

 

안 그래도 지난 몇 주간

공원에 나가면 유난히 사람이 없어서

좀 이상했었습니다.

 

3일 전에 외출을 했다가

전에 자주 보던 한 엄마를 만났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주선생님이 반갑게 말을 건넵니다.

 

"요새 공원에 안 나오시나봐요..안 보이든데..."

"네..요즘 추워서요.."

"그래도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잖아요..미루는 맨날 나오는데.."

 

사실, 쌀쌀한 날 미루를 데리고 나올려면

옷이란 옷은 다 껴입히고

큰 수건으로 몸을 말고, 거즈로 목을 다시 한번 싸줍니다.

애벌레 같습니다.

 

안 그랬다가

찬 바람이라도 들어가면 큰 일 납니다.

 

"그래서 친한 엄마끼리 오후 3시 이후엔

돌아가면서 집에서 모여요..안 그러면 애가 텔레비젼만 보더라구요.."

 

어쩐지 쌀쌀할 때 공원 나와 있는건

우리 밖에 없더라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는

공원에 나갔다가

신기한 유모차를 봤습니다.

 

유모차 앞 부분이 투명한 비닐 같은 걸로

씌워져 있었는데,

 

그 안에 있는 애는

히터 튼 차 안에서 졸려 하는 사람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비닐에는 김까지 서려 있었습니다.

 

미루는 옷으로 꽁꽁 감쌌지만

코도 빨갛고, 눈 주위도 빨갛습니다.

 

"저렇게 생긴 유모차도 있네..우리도 저런 걸로 살 걸..."

 

밤에 주선생님과 상의해보니까

그게 바로 '유모차 커버'였습니다.

 

제가 주변을 잘 살피면서 다닌 덕에

본격 겨울이 오기 전에 우리는 유모차 커버를 샀습니다.

 

주선생님은 그 중에서도

아이 시력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됐다는,

눈 앞쪽이 판판한 투명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는 유모차를

어떻게 알고 주문했습니다.

 

'자! 이제 겨울이 와도 우리의 외출은 멈추지 않습니다.'

 

이게 어제까지의 각오였습니다.

 

근데 오늘 보니까

아무래도 안되겠습니다.

 

겨울에는 그냥

집에 가만히 붙어 있는게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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