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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랑 노는 건 정말 힘들다 2

미루랑 노는 건

여전히 체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일단은 체력이 받쳐줘야 합니다.

 

요즘엔 미루가

책 읽어 주는 걸 좋아하는데

 

소리내서 책 읽어주는 게

왜 이렇게 힘든 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최근에 산

'세밀화' 시리즈 3권을 읽어줬습니다.

 

"미루야~이건 '개' '미', 개미야~우리집에 많지~

 

이건 '호 랑 나 비', 펄럭 펄럭, 호랑나비..

 

..'거' '미', 거 미..어떡하지? 이것도 우리 집에 있는 것 같애...."

 

첫번째 권을 끝냈습니다.

재미있습니다.

 

책을 덮자, 미루가 싫어합니다.

한 번 더 읽어줍니다.

 

이제 1권을 끝내고 2권 시작입니다. 

그 전에 재빨리 뛰어가서 세탁기를 돌렸습니다.

 

"자~인제 곡식 볼까? '보 리',  보리~

 

밀~밀은 우리나라에서 거의 안 나...

 

옥수수~옥수수~"

 

슬슬 체력이 딸립니다.

책은 속으로 읽어야 되는데

 

소리내서, 그것도 높낮이를 바꿔가면서 읽으려니까

힘이 듭니다.

 

특히 같은 책을 두 번째 읽을 때

배로 힘이 듭니다.

 

 

"마지막이다~꼬꼬꼭~꼬끼오~나는 닭이야~

 

꽥꽥꽥~나는 오리야, 오리~"

 

책 3권을 두번씩 다 읽어주고 나도

미루는 또 읽어달라고 보챕니다.

 

그래서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나는 소야~소~음메에에에"

 

마지막에 이걸 해주면

미루는 웁니다. 음메 소리를 싫어합니다.

 

재빨리 달래주고 나면 더 읽어달라고 보채지도 않습니다.

효과 만점의 치사한 방법입니다.

 

"상구 있잖아..미루한테 말 많이 걸어줘..

이번 주가 26주라서 급성장하는 시기잖아...막 보채면, 옆에 누워서 잘 달래줘..화 내지 말고...

옆에 누워서 말 걸면 애기한테도 좋고, 화도 덜 난대.."

 

"그래?"

 

"응...보통, 누워 있다가도 화 나면 벌떡 일어나잖아..."

 

후딱 뛰어가서

물을 가스렌지에 앉히고 왔습니다.

 

미루 옆에 누웠습니다.

 

고개를 돌려 쳐다보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해줬습니다.

 

미루는 가만히 제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누워 있으니 좀 살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목, 등, 허리가 다 아픈데, 이렇게라도 쉬니까 좋습니다.

 

순간 소원이 생겼습니다.

'빨래 끝났다는 소리..한참 있다 울려라...'

 

저의 차분하고 조근조근한 얘기가

미루에게 너무 차분하게 들렸나 봅니다.

갑자기 지루해하더니, 막 소리를 지릅니다.

 

"꺄악~~꺄아악~~"

 

벌떡 일어났습니다. 다시 신나게 놀아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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