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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뽀삐뽀 119'의 인생

요즘 젊은 엄마아빠들이면 다 산다는 삐뽀삐뽀 119

저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뿌듯한 일입니다. 

 

이 책을 선물 받고 처음에는 참 열심히 봤습니다.

 

이 책을 밑거름 삼아

애를 아무 탈 없이 잘 키우겠다는 의욕이 넘쳤습니다.

 

하지만

요새 이 책이 약간 찬밥입니다.

쇼파 옆에 고이 모셔졌던 책이

이제 여기저기 막 뒹굴어 다닙니다.

 

모유수유할 때 엄마의 자세를 완성시키는

발받침으로 가장 많이 쓰입니다.

 

한참 무관심한 후엔

재활용쓰레기 모아놓는 곳 근처에서 발견되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두꺼운 책은 예로부터 다양한 용도로 쓰여왔습니다.

 

학교 다닐 때

대표적인 '두꺼운 책'이었던 '전과'는 학습참고서이기도 했지만

 

우리는 그걸 친구 머리 위에 올려놓고 때리면,

상상할 수 없는 충격이 친구 머리에 가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었습니다.

 

여기에는 분명 뭔가 심오한 물리학적 진실이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그 이상 뭘 더 생각하지는 않았고

 

우리는 쉬는 시간 마다

한손으로는 전과를 들고

또 한손은 불의의 공격을 막기 위해 머리 위에 얹고

친구를 쫓아 마구 뛰어다녔었습니다.

 

암튼, 삐뽀삐뽀119의 인생은

옛날 '전과'하고 조금 비슷해지고 있습니다.

제 인생하고 좀 비슷한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다가도 애가 조금만 이상하다 싶으면 어느새 제 손에는 그 책이 들려 있습니다.  

 

미루 땀띠가 좀 심해졌거나, 얼굴이 푸루둥둥 해졌거나, 똥 색깔이 예사롭지 않으면

우리는 다시 그 책을 폅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책을 봐도 잘 모르겠다면서 담주에 병원 가면 물어보자고 결론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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