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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

사람에겐 확실히 철학이 중요하고, 또 습관이 중요합니다.

 

사람마다 다 처지가 따르고

그래서 똑같은 일에도 반응은 제각각 입니다.

 

또 같은 사람이라도,

똑같은 일에 대해서 옛날이 다르고 지금이 다릅니다.

 

며칠전

햇볕이 아주 좋았던 날이 있었습니다.

 

장마철이라 습도도 높고 눅눅해서

매일매일이 별로 유쾌하지 않았었는데

오랜 만에 볕이 쬐니까 기분이 꽤 좋아졌었습니다.

 

옛날에 햇볕이 좋은 날이면

저는 항상 이렇게 얘기했었습니다.

 

"이야, 오늘 같은 날 소풍 가면 딱 좋겠다"

 

물론, 제가 항상 그렇게 생각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 보다 훨씬 전에

한참 열혈 청년이었을 시절에는

날씨 같은 것에 일일이 반응하기에는

역사가 나에게 요구하는 바가 너무 창대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햇볕 좋은 날

두부 사러 가면서 저는 이렇게 혼잣말을 했습니다.

 

"어, 햇볕 좋네..빨리 가서 빨래 널어야지.."

 

2-3일쯤 비가 와서 빨래감은 넘치는데

빨아서 널어봐야 마르지도 않을 거고

 

벌써 며칠째 건조대에 그대로 걸려 있는 빨래도 많아서

골치가 아플려고 하는 참이어서

 

쫘..악 내려쬐는 햇볕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아...점점 주부가 되어 가는 느낌입니다.

 

대충대충 하는 것 보다는 이러는 편이 훨씬 좋을 것 같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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