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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고민과 경쟁심

집에 장난감이 몇개 있습니다.

각종 딸랑이들과 애벌레 인형

미루는 요새 들어서야 이런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아기 체육관'이란 것을 선물 받았는데

이것도 최근들어서 제대로 가지고 놉니다.

 

그전까지 미루는 

주선생님이 어릴적부터 각광받던 바느질 솜씨로 만든 모빌을

제일 신나했습니다.

 

좀 높은 곳에 달아주면 그냥 보면서 놀고

낮게 달아주면 발로 뻥뻥 차면서 놉니다.

 

사람들한테 들어보니까

애가 좀 크면 가장 좋은 장난감은

집안의 살림살이들이랍니다.

 

'락액락'용기 같은 거 하나 주면

그걸로 한참을 논다고 합니다.

 

어떤 장난감을 언제 사줘야하나

고민했는데 잘 됐습니다.

 

우리 집엔 평소에 제가 열심히 닦아놔서

윤기가 좔좔 흐르는 주방용품들이 많습니다.

 

사실은 그때 가서 다시 닦을 생각입니다.

 

그런데 주변의 엄마들은

벌써 아이 교육에 관심이 지대합니다.

 

어떤 장난감을 사줘야 하는 지

낱개로 살 지 셋트로 살 지

언제 사줄 지 고민이랍니다.

 

우리 한테도 장난감 얘기를 물어 봤는데

 

"미루 장난감으로는 락앤락을 준비하고 있어요" 라고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집안에 돌아다니는 물건 주면 된다던데요"

라고는 말했습니다.

 

근데 장난감 얘기 하는 엄마들의 눈에서

불꽃이 튑니다. 묘합니다.

경쟁심입니다.

 

아무래도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라는 말은

막 애를 나았을 때만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대신 "장난감을 잘 사줘서

아이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되게 하고, 그 다음엔..."

등등의 구상을 하는 듯 합니다.

경쟁의 시작입니다.

 

기분이 좀 그렇습니다.

안 그래도 경쟁이 사람 잡는 시대입니다.

경쟁이 중요했으면 육아휴직도 못했습니다.

빨리 출세해야지 한가롭게 애나 키울 시간은 없습니다.

 

중요한 건 남보다 잘난 애를 만드는 게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걸 실컷 하면서 살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주선생님과 저는

미루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 되도록 돕기로 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과의 경쟁이 아닌 연대의 정신은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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