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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이란 누구인가

아래 글도 답을 못 내놓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정말 서민의 개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과거 노동자/농민, 도시 빈민의 민중이라는 개념을 썼는데

지금은 실체를 알 수 없는 서민이라는 개념이 횡행하고 있다.

정말 서로 저마다 서민을 자처하고 있다.

 

회사 앞 매점 주인 아주머니가 맨날 야근하는 우리 사무직들에게

'당신들은 우리 같은 서민들의 아픔을 몰라' 이런 식으로 운운하시던데(즉 쥐꼬리 월급쟁이도 서민에서 제외)

그 아주머니 기준대로 차떼고 포떼고 다 떼고 하면 

재래시장 상인, 택시 기사들, 영세 자영업자 이정도 남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 개념인지 모르겠다(우연히도 이들은 모두 불변의 박정희/박근혜 철밥통 지지자들 ㅠ.ㅠ).   

 

 

 

 

등록 : 마케터 (grands) 조회 : 1490  점수 : 0  날짜 : 2006년5월6일 13시39분 
   본문요약 멘트

 

5월5일 가족 행사가 있었다. 행사를 마치고 늦은밤 집으로 돌아와 sbs토론을 뒤늦게 슬쩍 봤다. 토론형식만 보면 sbs의 방식이 제일 선진적인것 같았다. 이러니 정책공방에 임하는 후보들의 자세도 진지해지는 것 같다.

토론내용중 가장 내 주목을 끄는 대목은 강금실의 "서민관"이였다. 오세훈 후보는 돈이 많던 적던 마음에 시름이 있고 고민이 있으면 서민이라는 서민관을 피력했다. 강후보는 이점에 대해서 강력한 태클을 걸었는데 그 이유인즉슨..

"그렇게 따지면 누구다 다 서민이 된다는 말인데..그런 발상은 진짜 서민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라는 점 때문이다.

이점을 설명하기 위해서 강금실 후보는 "귀에 거슬리고 화가난다"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좀처럼 사용하지 않던 격한 표현이다.

물론 티비토론의 전술상 이런식의 격한 표현은 마이너스 효과를 줄수 있다. 오세훈이 상대적 약자로 보이고 강후보는 과격한 고집주의자 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어제 강금실 후보의 그 공박이 이제까지 어떤 토론과 공약제시 이벤트 보다 더 젤로 맘에 든다.왜냐하면 내생각과 정말 하나도 다르지 않고 그대로 일치하는 점이기때문이다.

"도대체 누가 서민인가"

대한민국 정부가 이제까지 진화해오면서 정부의 서민정책이 사회에 뿌리내리고 그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그건 서민의 대한 올바른 정의 내림과 그에 따른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우리 공동체는 서민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제대로 공유되지 못했고 서민은 단지 이해당사자 간의 이해관계가 대립될때만 사용되었다.

결국 오세훈이 이야기한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 속이 상하고 서글프면 서민이다"라는 말이 이런 흐름을 대변해 왔다.

참 희한한 일이다..

수억짜리 아파트를 보유해도 서민, 수십만원짜리 과외를 시켜도 서민, 철마다 해외여행을 가도 서민, 수천만원 프리미엄을 주고 자영업을 해도 서민이다.

이들 모두가 스스로 서민이기에  각각의 이해관계가 걸려 이익이 침해되면 그때는 모두 "서민 죽이기 정책"이 되는 거다.

강금실 후보는 엘리트 중의 엘리트다. 하지만 알다시피 가족의 사업실패로 인해 십수억의 부채를 떠앉고 있었고 채권자의 압박에 심리적 고통을 느껴 판사도 그만두고 로펌활동에 나섰다.

하지만 그녀는 스스로를 서민으로 불러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찌되었던 자신은 사회로부터 선택되어 더 많은 능력을 인정받고 그에따른 많은 봉급을 받는  사람이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난 이래서 강금실이 좋다..

정치의 시즌이 되면 저마다 자신과 서민을 동화시키려고 노력한다. 선거만 되면 대한민국에 서민이 넘쳐나고 너도 나도 서민이라는 단어를 움켜쥐기 위해 안달을 한다. 이쯤되면 서민의 행복이 무럭무럭 자라나야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이런식의 "너도 나도 서민이야"라는 구호 외침은 결국 선거가 끝난뒤 이해관계자들의 쟁탈과 혼란만 가중시킬 뿐인거다.

우리동네 학교세우면 "서민 정책 만세"...남의 동네 학교세우면 '서민 죽이기 정책" 이런식의 혼란말이다.

 

**

그럼 서민은 누구인가?.

서민은 약자라는 개념에서 출발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농구 경기를 할때 키가 크네 작네의 개념이 아닌것이다. 서민을 주장한다고 모두 동일한 키 제한을 해서 농구경기를 하자고 할 순 없다. 그건 게임자체를 무시하는 발상이므로 말이다.

서민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농구게임 경쟁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을 의미해야 한다.

예를들면 정상인과 경쟁해야 하는 장애인, 남성과 경쟁해야 하는 여성, 젊은이와 경쟁해야 하는 노인, 부모가 없어 감독 없이 뛰어야 하는 소년소녀 가장 등을 의미한다

이들을 일반인과의 경쟁에 그대로 참여시켜 "더 뛰어봐..더 노력하라구"라고 외치는 것은 이른바 야수적 신자유주의 일뿐이다.

경쟁은 경쟁이 가능한 사람들끼리 하는 것이고 경쟁이 안되는 사람들은 공동체가 철저하고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하는데..이들이 바로 서민인 것이다.

우리사회의 하위 20% 계층정도가 이런범주에 드는 진짜 서민이고 그 외 나머지는 서민이라는 단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여 이해관계의 쟁탈에만 사용하려는 속좁은 사람들 또는 기회주의자들이라고 난 생각한다.

오세훈은 "돈이 많던 적던 속이 상하고 괴로우면 서민.. "이라는 말로 스스로 속내를 드러냈는데..정말 화려한 포장속에 예단하지 못했던 스스로의 정체성 폭로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각종 이해관계가 걸린 쟁탈의 현장에서 오세훈의 이런 논리는 대화와 타협을 깨는 논리로 활용되었고 대표적인 것이 강남의 재건축 사업자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을 "서민정책"의 피해자로 포장하고 있다.

진짜 서민은 항의하지 못한다. 왜냐 항의할 여력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런 모습들을 우리 대다수는 쓰레기 치우듯이 그냥 치워 버리려고 한다. 그리고 그 치워진 공간에 각종 이해관계와 잇권을 매달아 놓고 "서민의 고통"을 이야기 한다.. 이 얼마나 가증스러운 현상인가..

정말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대상를 제처두고 경계가 애매모호한 상대적 빈곤층과 상대적 부유층이 서민이라는 정치적 단어를 선점하기 위해 정치권력을 쟁탈하는 행위가 어쩜 선진한국을 가로막는 제 1의 공적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상대적 빈곤층 + 상대적 부유층) 이들의 경계는 스스로의 맘속에 있는 것이고 이들은 모두 우리사회의 중산층으로 불리워야 마땅하다. 공정하게 경쟁하고 열심히 스코어를 내서 그 결과물을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게 이들의 의무다.
 

오세훈 같이 생각하는 이가 대한민국에 많다는 것..이거 참으로 불행한 일인데 그래도 강금실이라는 퍼스낼러티가 이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제동을 걸어준다는게 참으로 기쁘고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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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에 참여한지 4년이 되었습니다.

가장 후회스러운건 그간 서프에 스쳐간 많은 발자국들을

신뢰의 공동체로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장안의 인재와 함께 합니다

신뢰와 투자의 미래공동체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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