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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권을 전망한다 2- 딴나라당 편

재밌는 정치공학시간... 도리어 정치 공학자들에게 가하는 메스... 단, 2% 부족한 듯

 

 

 

다음 대권을 전망한다 2- 한나라당 편
     글쓴이 : Bosoo (kh40) 조회 : 1987  점수 : 240  날짜 : 2006년5월11일 14시04분 
   

약 10개월 전 난 `다음 대권을 전망한다'를 통해 이명박이 가장 버거울 것이라고 내다 봤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패거리와 이명박 패거리 싸움에서 심각한 자중지란이 예견되고, 이명박이 경선 승리하고 나온다면 버거운 싸움이고 박근혜가 나온다면 쉽게 이길 것이라고 했다. 열린당은 누가 나올지 안개 속이지만 쌈박질은 심하지 않고 경선의 후유증은 미미할 것으로 보았다. 

다음 대권을 전망한다
     - 이명박. 말도 행동도 재수없지만 무서운 사람
Bosoo 7379

어제 박근혜가 드디어 대권 출사표 비슷한 발언을 했다. 한나라당은 대권, 당권 분리 규약에 따라 다음달 18일 이후에도 당대표직에 있으면 대선후보로 나올 수 없다. 그래서 박근혜는 다음달 16일쯤에 당대표를 그만둔다고 선언했다. 공식적으로 대선레이스 채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박근혜는 한나라당 대선주자를 공식화했다. 이명박도 곧 공식화할 것이다. 손학규도 가능성 농후하다. 그러나 누가 봐도 손학규는 깔짝거리다 끝날 거고 박근혜와 이명박의 거대한 한판 싸움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이회창의 역할이 변수로 작용할 듯하다. 박과 이는 창심의 향방을 자기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많다.

현재 한나라당은 크게 나누면 박근혜의 영남파와 이명박의 수도권파로 분리해 볼 수 있다. 박의 영남파는 곧 당권파고 한나라당의 전통지지층을 기반으로 한다. 수도권파는 상대적으로 당내에서 개혁적이고 유동적 지지층이 바탕이 된다. 만일 박근혜가 대선주자로 나온다면 한나라당 전통 지지표 결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명박은 오세훈의 경우처럼 떠다니는 부동층을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다.

박근혜는 박정희 향수를 이용한 이미지 정치가 성공한 케이스다. 박근혜에게 박정희 이미지를 벗기면 남는 게 없다. 박정희를 뺀다면 박근혜가 한나라당의 대표를 하고 유력한 대권주자가 될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다. 지식적인 면이나 경력적인 면이나 인격적인 면이나 박근혜는 내세울 게 없다. 그러나 다니면서 부지런히 돌아가신 아버님을 상기시켜 표의 결집을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능력이다. 한나라당은 이것이 가장 필요하기 때문에 박근혜가 있어야 한다.

반면 이명박은 10개월전에 서술했듯 입지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미지나 환경적 도움이 거의 없이 본인의 능력으로 성공한 인간이 가장 무섭다. 이명박은 이미지가 아니라 능력으로 평가받은 인물이다. 신념도 있다. 그런데 그 능력이라는 것이 박정희식 개발독재라는 것이 흥미롭다. 한번 결정한 것은 어떤 반대와 방해에도 끝까지 밀어붙이는 박정희식이다. 우리 국민들은 아직도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박정희 향수의 연장이다. 곧 이명박도 박정희 그림자를 기반으로 유력한 대권주자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한나라당 대권 전략은 어떻게든 박정희 이미지로 승부를 거는 것이다. 박정희 정서와 박정희 스타일의 한판 싸움, 감정적 호소와 이성적 능력의 사투가 한나라당에서 발생할 대권 경선과정이다. 이 싸움의 향방은 예측불허다. 누가 유리할지  짐작하기가 정말 어렵다. 그러나 아주 볼만한 싸움이 될 것은 분명하고 누가 이기고 지든 후유증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흔히 아름다운 경선이라고 하면 진 사람은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긴 사람의 편이 되어 선거에 나가는 경우를 말한다. 한나라당과 열린당의 서울시장 경선 이후가 외견상으론 그렇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대선 경쟁 이전과 이후는 그리 아름다울 것 같지가 않다. 박근혜와 이명박은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하다가 한쪽이 지면 깨끗하게 승복할 것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왜 그런가. 지난번에도 이 부분을 언급한 것 같은데 조금더 자세하게 전망해 보겠다.

박근혜는 전언했듯 박정희 정서 하나만 가지고 거대야당 대표직을 오랫동안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명박과 수도권파가 예상보다 훨씬 강하게 치고 올라오고, 언제부터인가 밀린다는 느낌을 감지했을 것 같다. 박근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사학법에 올인했었다. 지난 겨울 추운 날씨에도 한나라당이 거리로 쏘다닌 것은 박근혜의 독려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눈물겨운 노력에도 별무 성과없이 사학법은 개정됐고, 다시 지난 임시국회에서 올인했지만 또 실패했다. 심각한 상황을 맡게 된 것이다. 

이번 대권출마 공식화 발언은 그런 연장선상에서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박근혜의 이명박에 대한 위기감은 상상 이상이다. 당내에서 적잖은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는 당 대표가 느닷없이 자신의 대권을 공식화했다는 것은 이런 일련의 과정을 염두에 두지 않고는 이해가 어렵다. 지방선거도 대권레이스에 이용하겠다는 발상이다. 전국적으로 압승을 하면 반전에 유리해진다. 또다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이명박도 서울시 행정을 자신의 대선을 향한 방편으로 이용해 왔다. 청계천 공사를 무리하게 강행해 임기 내에 마쳤고 각종 행사를 자신의 업적홍보의 도구로 활용했다. 어떡하든 임기 내에 치적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임기 막판에도 거대한 신청사를 짓겠다는 희한한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대선을 향한 열망을 보여왔다. 박근혜나 이명박이나 대선은 양보할 수 없는 절대절명의 과제다. 무서운 집념들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이런 집념들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다음 기회를 보장받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다음에 나온다고 해도 이렇게 좋은 분위기와 여건에서 출발할 수가 없다. 달라진 시대가 불안하고 젊은 인사들이 치고 올라온다. 두 사람 다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할 것이다. 떨어지면 끝장인 것이다. 누구도 양보할 수 없다. 이런 상태에서 박빙의 승부 끝에 한사람이 탈락한다면 과연 그는 승복할 것인가. 아니다 승복하기 힘들다.

박근혜가 떨어진다면 당권파는 난리난다. 이명박은 외적인 지지율에 비해서 당에 대한 공헌도나 당 장악력은 현저히 뒤쳐진다. 순전히 개인플레이에 의존한 감이 높다. 설령 박근혜가 승복한다고 해도 그 주변에 결집되어 있던 궁물들이 이명박을 순순히 도울 가능성은 없다. 당의 자중지란이 명확하다. 영남권의 혼란과 표 분열도 심각할 것이다. 박정희 부활을 바라는 사람들의 자괴감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심각할 것이다. 당의 결집력이 해이해지고 다소 맥빠진 분위기에서 대선전을 치를 공산이 크다.

반면 이명박이 패배한다면? 지금은 경선결과에 따르겠다니 해도 막상 패배한다는 것은 이명박의 사전엔 없다. 반드시 이긴다는 확신만 그의 머리 속에 있다. 이명박은 다른 건 몰라도 신념 하나는 확고부동한 사람이다. 종교인의 신념은 웃으면서 순교할 정도로 무섭다. 지금까지 그는 서울시장으로서의 모든 활동을 대선에 맞추어서 해왔다. 대통령은 그의 전부고 이상이고 신념이다. 떨어진다는 생각을 전혀 안할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루를 삼킨다면? 내 생각에는 탈당 쪽이 가장 유력하다. 국민적 실망감은 무시하고 종교적 신념으로 무소속이라도 나가 출마하고자 할 듯 하다.

어떤 경우든 한나라당은 깔끔하게 경선 이후 대선전 채비를 갖추지 못한다. 심각한 상처와 분열의 가능성이 많다. 어쩌면 한나라당에서 제 2의 후장협이 나올 수 있다. 암튼 박근혜와 이명박 싸움은 한나라당이 일사불란한 체제를 갖추어 대선전을 치를 수 없게 만들 것이다. 나는 박근혜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가 최근엔 이명박한테 그 고지를 내준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박근혜는 대선 공식화를 먼저 밝힘으로 회복의 전기를 노린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명박 보다 박근혜가 나오는 게 좋다. 박근혜가 이명박을 보기 좋게 이겼으면 한다. 박빙의 싸움이어도 박근혜가 조금 유리하고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그 이유는 언제 기회 있으면 `다음 대권을 전망한다 3-열린우리당 편'을 올릴 때 재미삼아 밝히겠다. 쓰다보니 지난번 때와 논조가 비슷해졌다. 10개월이 지나도 한나라당의 대선전 상황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 될 것이다. 강금실 서울시장 진대제 경지도지사의 현실은 충분히 가능성 있다. 오늘도 전진 또 전진!!


ⓒ Bo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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