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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물가 과연 역전되었나? 2 - 소득과 집세에 따라서

 

 

1.
며칠전 한일 물가 정말 역전되었나1 - 교통비를 중심으로 를 올렸더니 댓글이 150개를 육박했다. 의견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었다. 일본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상황이었고, 한국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은 말도 안된다, 실제 수입이 2.5배에서 3배인데, 어떻게 물가를 단순비교하냐는 것이 주를 이뤘다. (근데 내용과 별개로 다짜고짜 반말에다가 욕하는 분들은 뭐하는 분들인지...)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아예 한일 년간수입 자체를 비교해보기로 한다. 일본 소득이 한국보다 2-3배이면 일본 교통비가 당연한 거고, 아니면 한국이 비싼 것일테니.



2. 우선 한국 근로자 평균 연봉에 대해서
   블로거 기자 리장님께서 무료일간지를 보시고 정리를 해주셨다.

   http://savenature.tistory.com/104
 
  한국 근로자 평균 연봉은 2006년 현재 2780만원이다.
 
  그럼 일본 근로자 평균 연봉은 얼마일까.

  일본통계청이 2007년 1월 발표한 데이터를 살펴보면 437만엔
 (2005년 현재 - 그 이후 아직 발표되지 않았음)이다.
 (일본어 기사 원문을 보려면 -> 여기로)

3. 자 단순히 통계 데이타만 놓고 따져보자.
   일본인들의 수입이 한국의 두배인가?

   한화 대 엔화 환율을 단순히 1:10으로 놓고 봐도 2780 만원 대 4370만원이다. 일본 직장인들의 수입이 한국 직장인의 두배가 되려면 5560만원은 되야 한다.
     
   그런데 현재 환율로 따져보면 어떨까. 1:8을 적용시키더라도  3496만원 정도다.
   오늘 환율은 현재 1:7.5 엔화 약세를 감안하더라도 한화로는 3277만원이 된다.

   물가 비싼 일본이 한국보다 벌어들이는 돈은 겨우 500만원이 더 안된다는 결론이다.


4. 이 정도 수입에 일본 물가는 어떨까.
    현재 교통비는 앞에서 언급했고, 식사를 놓고 봅시다.

    일본인들이 흔히 먹는 라면은 400 - 500엔(그러나 라면만 딸랑 나온다는 거)
    그리고, 돈부리(덮밥)도 밥만 딸랑해서 400 - 600엔 정도 한다.
    돈까스는 좀 먹으려면 최하 700엔은 줘야한다.
    한국처럼 반찬 풍족하게 놓고 먹으려면 1000엔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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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일본 라면 400엔 정도 하는 가격인데, 이게 다다. 그 외 아무것도 안나온다.

  사실 싼 식사만 놓고 보면, 한국과 일본이 비슷해보인다. 오히려 일본이 더 싸 보인다.
 
  그러나, 2007년 3월 현재 '일본 농림중앙금고'에 의하면  일본인들이 점심값으로 평균 지불하는 금액은 평균 600엔으로 조사되었다. 언젠가 일본 신문에 500엔짜리 도시락 중에서 뭐를 사먹을까 하는 고민을 하는 직장인들의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600엔이면 한화로 4500원인 셈이다. 돈 많이 버는(?) 일본인들이 왜 이렇게 점심값을 줄이고 사는 것일까. 일본음식 드셔본 사람은 아시겠지만 반찬 같은거 500엔대에서는 도시락 말고 일반 식당에서는 생강과 짠지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그건 일본의 살인적인 주거비 때문이다. 물론 한국도 부동산이 폭등해서 강남의 웬만한 아파트들이 5억 10억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 되었다. 그렇지만 한국에는 전세가 있다. 어떤 분은 이런 댓글을 단 적이 있다.

    '너도 한번 전세 살아봐라. 그러면 월급보다 더 빨리 오르는 집값 때문에 속터진다'
   
 일본은 현재 버블이 붕괴된 후 집값이 폭락했다가 다시 서서히 오르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과 일본의 가장 큰 차이라면 전세의 유무라고 할 수 있다.

   내 친구 한명이 이번에 늦깎이 장가를 가는데 6000만원이 서울 변두리 전세를 얻는 최하한선이라고 한다.(방 두개에 18-20평) 그렇다면 일본은 같은 크기 혹은 그 엇비슷한 크기로 얼마에 구할 수 있을까. 도쿄 변두리에 방두개 13평 정도를 얻으려면 최소 보증금 20만엔에 월세 10만엔에서 13만엔은 주어야 한다. (독신자용 원룸은 제외.)

  아는 사람에게 물었다.

  당신이 이제 새로 인생을 시작하는 시기에 보증금으로 들어가는 돈은 적지만 월 100만원에서 130만원 들어가는 집에 살고 싶냐, 아니면 6000만원짜리 전세를 들어가고 싶냐 라고.

  다들 당근 전세가 낫다고 한다.

  상식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결혼전에 열심히 돈을 모으거나, 아니면 대출, 부모님께 도움을 받아서 다달이 없어지는 월세는 안내고 싶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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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도심의 경우 월세는 더더욱 올라간다. 15평 정도면 15만엔은 거뜬히 넘긴다. 신쥬쿠 도청차에서 바라본 도쿄

5. 사실, 일본 직장인들이 500엔짜리 도시락에 목숨 거는 이유도, 퇴근후 술한잔으로 끝내고 집에 와서 캔맥주를 사 마시는 것도 다 살인적인 주거비 때문이다. 이를테면 월세가 아니라 론을 끼고 자기집을 마련한 경우도 30년을 거쳐서 월세처럼 갚아야한다. 따라서 일본인들은 집을 살때 자기 수입 대비 다달이 들어가는 월세와 비교해서 집을 살지 말지를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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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서 교통비와 주거비를 빼면 식비, 의복비, 교육비 등이 들어가는데 식비나 의복비는 한국과 일본이 비슷하게 되었다 쳐도, 기본적으로 일본에서 생활하는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주거비다.

  내가 한국에 있을때 가장 궁금했던 것은 일본인들의 삶의 수준이 한국사람보다 수입만큼 더 나은가하는 점이었다. 그러나 막상 와보니 오히려 그닥 더 높지도 않은 수준이었다. 그 이유는 높은 물가와 그것을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수입, 적은 양의 먹거리 등 때문이었다.

  일본의 보통 회사는 초봉이 20만엔이 안되는 회사도 수두룩하다.  

  그리고 가끔 일본 아르바이트 시급이 800엔에서 1000엔 하니까 우리나라의 2배 이상 아니냐고 하시는데, 그것도 돈을 많이 버는 일본의 상징이 아니라, 정규직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의 임시직일 뿐이다. 일본 전체 노동인구가 2005년 현재 5300만명이라고 했을때, 그 중에서 38퍼센트는 비정규직 노동자 - 즉 계약직이라는 통계도 있다. 그리고 이 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2/3라는 사실. 부족한 가계 살림에 외벌이로는 답이 안나오니,수입을 보태러 쇼핑센터나 가게에 나와서 일을 하는 것이다. 프리 아르바이터는 젊은이들이 아니라 대부분 하층 노동자이거나 아주머니들이 대부분이다.

6.
 사실 한국 물가 많이 올랐다.
 식당 음식값은 글쓴이가 일본으로 떠나기 전과 비슷하거나 1000원정도 올랐다.
 그러나 집값은 미쳤다고 할 정도로 올랐다. 또한 교통비도 무시못할 정도로 올랐다.
 실제 현재 나도 한국에서 오른 물가를 체감하면서 살고 있다.

 그렇지만 외국과 비교해서 체감하기에는 그렇게 최악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정부나 지하철 공사 등을 옹호하기 위해서 쓰는 게 아니라, 단순히 일본과 비교해서도 그렇다는게 내 생각이다. 글쎄....세상 사는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바라보는 관점도 다르겠지만, 한국이 문제도 많고 탈도 많지만 아직까지도 살만한 나라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다고 한국내 빈부격차나 수많은 모순점을 덮어두자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선진국이라고 해서 다들 잘먹고 잘사는데 우리만 왜 이 모양이냐는 이야기만큼 미래가 없는 이야기도 없다. 물가와 소득, 그리고 생활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때 어느나라나 삶의 무게는 다 각각 지니고 있고, 평온해 보이는 그 나라 사람들도 전투하듯 박박 기면서 생활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한국은 한국 나름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더 나은 길을 모색하면 된다.

 ps. 그렇다고 한국물가 싸니 만세 이런 이야기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고, 댓글 다실때는 최소한의 에티켓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욕설/협박 등은 기본적으로 통보없이 삭제할 예정이며 일절 대응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반대 의견이 있다면 정정당당하게 예의를 갖추고 피력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s2. 다음번에는 먹거리에 대해서 좀더 쓰기로 하겠습니다. 이것도 또 써라 마라 하시려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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