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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두바이 하는데 내가 갈챠줄께…

 

 

두바이 두바이 하는데 내가 갈챠줄께…
 
번호 210513  글쓴이 북학인 (sayforme)  조회 4659  누리 1063 (1063/0)  등록일 2008-2-12 15:00 대문 47 톡톡
 
 
 


지난번 대문에 오른 글 "두바이가 운하를 만드는 이유를 아느뇨?"는 홧김에 간단히 적은 글이었습니다. 좀 격한 표현이 오히려 많은 누리를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

2MB 당선 후 두바이 벤치마킹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두바이를 정확히 알고 우리와 다른 점들을 알려서 어설픈 무당이 사고 못 치게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난번 적지 못한 것 위주로 간단히 정리해보겠습니다.


1. 두바이가 투자국으로 각광받는 핵심적인 이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해외투자의 첫 번째 검토대상은 국가위험(Country Risk) 입니다.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이 많이 투자하는 동남아나 중국의 경우 사업성을 떠나서 사업이익을 안전하게 한국으로 회수할 수 있느냐는 문제에 봉착해 있습니다. 현지화를 위해서 투자한 기업이야 별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경우는 사업에 성공하고도 외환반출이 어려워서 고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안정적인 국가제도가 없거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믿고 사업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두바이의 경우는 모든 외환의 반·출입에 제한이 없습니다. 물론 국제 블랙머니에 대한 심사는 엄격히 합니다만…

정상적인 상거래를 위한 외환의 반·출입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거죠. 두바이에는 세계 각국의 자본이 아주 골고루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오일머니는 물론이고 유럽, 미국계 자본, 심지어는 알카에다 돈도 두바이에 있습니다. 저희 첫 번째 사무실도 알카에다 보유 건물이었습니다. 이는 어느 누구도 두바이에는 테러를 못하게 하는 것이며, 정치적으로도 어느 쪽에 유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그들의 방책이었습니다.

심지어 한 개의 공사장에 같은 국적을 가진 사람이 30%를 못 넘기게 합니다. 지구 상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를 생각한 것입니다. 두바이 거주인구의 80% 이상이 외국인입니다. 관광객을 합치면 두바이 시내에 다니는 사람의 90% 이상이 외국인입니다. 그리고 두바이 전체가 거대한 공사판입니다. 많은 건설 현장에 일하는 노무자들은 100% 외국인입니다. 가난한 국가의 남자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옛날 중동에서 오일머니 벌어올 때처럼 몸 팔러 와 있는 겁니다. 이들을 보면 예전에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얼마나 고생해서 일했는지 짐작이 갑니다.

그러면 우리나라와 비교해보죠…

대한민국의 국가위험. 북핵문제로 문제가 심각하게 되었다가 6자회담과 남북정상회담으로 많이 제거된 상태입니다만 2MB의 정신상태로 볼 때 악화될 가능성 매우 높습니다. 북한의 정일이 아저씨가 앙심 품고 있다면 안전한 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요? 두바이 벤치마킹하려면 김정일이 쌈짓돈도 투자받아야 합니다. ㅎㅎㅎ

지난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두바이처럼 외국인의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국가소유의 토지가 아니면 거의 불가능합니다. 우리나라의 민원… 끝내주지 않습니까? 게다가 환경단체는 가만히 있겠습니까? 또한, 국유지라 할지라도 아주 좋은 조건(헐값)에 내놓아야 합니다. 두바이처럼 하려면 모든 인허가를 국가가 알아서 해결해주고 법인세, 개인소득세 면제, 모든 외환의 반·출입 자유화, 부동산 취득 외국인에게 영주권 부여, 대부분의 관세 폐지, 등등등…

유일하게 가능한 땅이 있다고 한다면 새만금 정도 되겠죠?

그런데 이 새만금을 그렇게 사용해도 되는 건지는 고민해봐야 할 문제 같습니다.


2. 두바이 개발의 자본

두바이가 돈이 많아서 세계 최고층 빌딩 짓고 칠성호텔 짓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두바이는 세계의 자본을 유치해서 남의 돈으로 자기 땅에 신세계를 만들고 있는 겁니다. 많은 자본이 들어와서 많은 이익을 보고 있습니다. 저도 거기에 편승해서 돈 버는 사람 중에 한 명이고요… 두바이에 돌아다니는 부자들은 두바이 사람이 아니라 두바이에 투자한 외국인이라는 겁니다. 두바이는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투자받아야 할 곳이 아니라 우리가 투자해서 돈을 벌어와야 할 곳입니다.


3. 두바이의 지리적 입지

두바이는 오랜 옛날부터 중계무역의 1번지였습니다.

아시아와 유럽과 아프리카를 이어주는 물류의 중심지였다는 것이죠. 두바이 공항에서 세계 어느 도시도 직항이 없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지금은 칠성호텔과 세계최고층빌딩 때문에 오히려 더 알려져 있지만 실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곳이 아니란 말씀입니다.

우리나라를 두바이처럼 개발한다고 갑자기 자본이 밀려오고 세계물류의 중심이 될까요?

이것이 되려면 우선은 남북문제의 해결과 주변 열강의 협조 없이는 힘들다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물류의 중심지가 되기는 지리적인 여건상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4. 두바이를 그대로 벤치마킹해서 개발한다면

우선 경제정의 문제가 생길 겁니다. 자국인 역차별의 문제가 되겠죠? 두바이 정도의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대한민국 모든 기업이 부동산 개발에 모두 뛰어들 겁니다. 한국기업만 못하게 한다면 그것도 웃기는 일이겠죠?

2MB 당선되면 취직될 줄 알고 찍어줬던 우리나라의 그 잘난 백수들이 저임금에 하루 10시간씩 노가다 뛸 수 있겠습니까? 엄청난 외국인 노무자들이 몰려와야 합니다. 이들로 인한 사회적인 인권의 문제가 생기겠죠? 건설회사들은 성업을 하겠지만 이때 뽑아 놓은 사람들 공사 끝나면 다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실업자 안 만들려면 끊임없이 더 많이 부수고 파헤쳐야겠죠… 지구가 멸망하는 날까지?


5.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저는 2MB 아저씨가 그렇게 내세우는 건설회사에 2MB 아저씨의 기념사 들으며 입사해서 2MB 아저씨 덕택에 회사가 거덜나는 바람에 말리는 동료를 뿌리치고 자진 명퇴하여 외국계 기업에서 월급쟁이 하다가 독립한 사람입니다.

H 건설사에서 많이 배운 덕택으로 밥 먹고사는 데는 전혀 지장 없고 그 유명한 강남 D동 TP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MB (Be a MBtious의 MB 아님) 타고 다니고 있습니다.

우리 아파트의 유일한 노사모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행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일 때문에도 아주 많은 나라들을 방문했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세계 어느 나라보다 우리나라가 잘 산다는 것입니다. 경제가 어려워서 곧 망한다고 나발 부는 인간들은 연휴만 되면 골프백 매고 해외로 나갑니다.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인정하지만 그런 나발은 불지 말란 거죠…

두바이 두바이 하는데 벤치마킹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미리 경고합니다. 한 가지만 벤치마킹 하면 됩니다. 생각 좀 하면서 개발하라!!! 바로 이 한 가지…

영어 이야기 좀 하죠…

저 역시 일 때문에 영어를 합니다만 몰입교육 안 받았어도 사업하는 데 전혀 지장 없습니다. 필요하면 하지 말라고 해도 하게 됩니다. 해외 근무 시에 영어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하나도 문제없습니다. 두바이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영어를 잘합니다. 영어를 잘해서 두바이가 성공한 것이 아니라 90%나 되는 외국인과 살아야 하기 때문에 영어를 잘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정확한 이유입니다.

두바이에서 사업하지만 두바이에 정착하고픈 마음은 하나도 없습니다. 살아본 곳 중에서 우리나라만큼 살기 좋은 나라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배운 놈이나 못 배운 놈이나 개념 탑재하지 않고 사는 인간들 보면 두바이에서 살고픈 생각도 들긴 합니다.

앞으로 5년간은 주로 나가 살아야 할까 봅니다.

또 생각나는 대로 글 올리겠습니다. 

 

ⓒ 북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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