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신기남 "'기업하기 좋은 나라' 구호는 폐기해야"

와신상담

 

 

신기남 "'기업하기 좋은 나라' 구호는 폐기해야"
2일 저녁 건국대 특강..."새로운 진보주의 필요해"
텍스트만보기   구영식(ysku) 기자   
▲ 신기남 전 당의장이 30일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개최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중앙위원 워크숍에서 발표를 듣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지난 4월 열린우리당 지도부 진입에 실패한 이후 말을 아꼈왔던 신기남 의원이 '새로운 진보주의'를 제기하며 '사회경제개혁론자'로의 변신을 적극 꾀하고 있다.

신 의원은 2일 저녁 건국대 특강에서 "현실의 역동적인 변화를 능동적으로 주도하려면 새로운 진보주의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여당은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민생개혁, 사회경제개혁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사회경제개혁의 성공'에 민주개혁세력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의 발언은 열린우리당 내부 개혁그룹의 고민과 대안모색의 일단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이 최근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이란 슬로건을 내세우며 '노선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중산층도 서민도 노동자도 일할 맛이 나야 한다"

신 의원은 이날 특강에서 성장 중심의 경제살리기 정책을 집중 성토했다. 이는 노무현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문제제기인 셈이다.

신 의원은 "경제살리기 정책을 논의하는 것은 기업주들을 만나서 기업하기 어려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논의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며 "이런 풍토가 계속된다면 우리사회에서 기업주에 가장 비판적인 민주노동당이 정권을 잡는다 하더라도 경제가 어려우면 먼저 대기업주를 찾게 될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이어 신 의원은 "경제를 살리자는 것은 일할 수 있게, 일할 맛 나게 만들자는 것"이라며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구호는 이제 그만 쓰고 앞으로는 '일할 맛 나는 나라'를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신 의원은 "편법 증여로 가만히 앉아 수천억원을 버는, 그러면서 세금도 안내는 기업주들이 있는데 국민들이 일할 맛이 나겠는가?'라며 "기업도 일할 맛이 나야지만 중산층도 서민도 노동자도 일할 맛이 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신 의원은 "경제 살리기를 위해서도 무엇보다 빈부격차의 완화를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해야 한다"며 "중산층이 두터워지지 못하면 우리 사회와 경제의 건전한 발전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을 "무엇보다 사회안전망의 대대적인 확충이 필요하다"며 "복지야말로 성장을 위한 투자라는 관점으로 적극적인 복지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 의원은 "이런 주장을 하면 먼저 성장을 해야 분배가 가능하다, 지금 분배에 쓸 돈이 어디 있느냐며 손사래를 치는 사람들이 있다"며 "한나라당이 그렇고, 다수의 경제 관료들이 그러하며, 안타깝지만 우리당 내부에도 그러한 기류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시장경제 중심주의' 대 '시장실패 보완론' 그리고 '성장중심주의' 대 '합리적 분배론'의 차이를 언급하면서 "이 차이를 외면하고 민생경제 정책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만약 그렇게 된다면 결국 '성장우선론'자들이 주장하는 처방 몇가지와 '분배보완론'자의 처방 몇가지를 섞은 정책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민생경제를 위해서라도 정치권에서의 이념논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의 위기는 민주개혁세력의 위기"

또한 신 의원은 열린우리당의 위기를 '민주개혁세력의 위기'라는 관점에서 바라봤다. 그는 "열린우리당의 위기는 정권이 한나라당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보아 민주개혁세력의 위기"라며 "이처럼 열린우리당의 위기는 민주개혁세력의 위기와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 의원은 "지난 4년간 저를 비롯한 열린우리당 사람들은 한국정치의 개혁주도세력이었지만 이제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하지는 않을까 싶어 속이 타들어간다"며 "한번 개혁주도세력이었다고 영원히 개혁주도세력이 될 수는 없다"고 위기감을 토로했다.

신 의원은 "과거 개혁의 주도세력이었다고 할지라도 새로운 시대의 개혁과제를 담당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개혁주도세력이 아니며,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이 시대 개혁주도세력에게는 개혁성과 동시에 국정운영능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2005-06-02 19:07
ⓒ 2005 OhmyNews
/////////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더욱 좋은 기사가 만들어집니다
기사가 맘에 드시나요?
좋은 기사 원고료는 기자 개인의 추가원고료 및 기자회원 지원비로 쓰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