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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논문은 되고 컬럼은 안되나요?” -김충환 “네”

 

 

손석희 “논문은 되고 컬럼은 안되나요?” -김충환 “네”
MBC 100분 토론 중간에 강정구 교수, 김충환 의원에 자료출처 요구
입력 :2005-10-14 12:57   최고다 (no1@dailyseop.com)기자
[기사대체: 2005-10-14 15:43]

14일 ‘강정구 교수 사법처리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MBC 100분 토론에서 참석한 패널들은 가시 돋힌 설전을 주고받으며 토론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 홍윤기 동국대 교수는 강 교수의 불구속 수사를 지지하는 입장의 패널로,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과 이승환 변호사는 구속수사를 지지하는 입장의 패널로 참석했다.

과열 양상을 보이던 토론은 결국 특정인을 지칭하는 과격한 발언이 나오는가 하면 자료의 출처 시비까지 일면서 격론을 거듭했다.

논문은 YES, 칼럼은 NO, 논문을 기사화 하면?

▲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이 자신이 인용한 강정구 교수의 출처를 찾기 위해 자료를 뒤지고 있다. MBC 화면캡처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토론에서 강정구 교수의 글을 일일이 인용하며 사법처리 가능한 경우와 불가능한 경우로 나눠 구속수사를 해야하는이유를 설명했다.

김 의원은 “강 교수의 논문은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는 자유민주국가에서 강 교수를 사법처리 할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언론사에 기고하는 컬럼과 학생들에게 하는 강연은 사회적 파장이 우려되기 때문에 강 교수의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손석희 아나운서의 질문이 쏟아진 것은 이때부터.

사회를 맡은 손석희 아나운서는 김 의원에게 “논문은 위법이 아니고 컬럼은 위법이라는 말씀이신지요”라고 묻자 김 의원은 “컬럼의 경우 확실히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손석희 아나운서가 재차 "그러면 학술발표회에 논문을 냈는데 방송에서 그 논문의 내용을 보도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고 김 의원은 역시 "처벌해야한다"고 물었다.

이 후 손석희 아나운서는 의아한 듯 “학술발표회를 신문이 크게 다룬다면 그 경우에도 처벌 가능한 것이냐”고 거듭 반복해 묻자 김 의원은 “중대한 사안일 경우에는 그렇다”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끝내 인용 출처 못밝힌 김충환 “14일까지 밝히겠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충환 의원은 강정구 교수 글의 일부분을 토론 내내 인용하며 강 교수의 구속수사와 사법처리를 주장했다.

이에 강정구 교수가 결국 100분토론이 진행되던 중 제작진에게 전화를 걸어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에게 토론 내내 인용한 본인의 글에 대해 출처를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하고 만약 밝히지 못할 시 김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강 교수의 글을 인용한 부분은 ‘6 ·25는 통일 내전이며 김일성은 왕건과 같다’ ‘한국은 공산주의를 택하는 것이 옳았다’ ‘주적은 북한이 아닌 미국이다’ ‘미국의 개입이 없었다면 전쟁은 한달 안에 끝났다’ ‘미국은 4백만을 죽인 원수다’ 라는 부분.

김 의원의 인용이 끝나자마자 노회찬 민노당 의원과 홍윤기 동국대 교수는 즉각 출처를 밝히라고 말했다.

특히 노회찬 의원은 이 대목에서 언성을 높였다. 노 의원은 “잘못된 자료”라며 “책임있는 정당에서 어떻게 그런 왜곡된 자료를 가져왔느냐”고 따졌다. 이어 노 의원은 자료의 출처를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고 김충환 의원은 계속 서류를 뒤적여야만 했다.

결국 기다리다 지친 노 의원은 “김 의원이 가지고 있는 자료를 나도 똑 같이 가지고 있다”며 “김 의원이 못 밝힐 테니까 내가 밝히겠다”면서 “2시간 짜리 영화를 말할 때는 영화 전편을 보고 말해야지 5분만 보고 다 본 듯 말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김 의원의 발췌능력을 비꼬며 “무슨 5공 시대도 아니고...”라며 푸념섞인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어 홍윤기 교수는 “사회과학을 하려면 ‘가치명제’와 ‘사실명제’는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 교수가 6.25를 통일전쟁이라 지칭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어디까지나 ‘사실명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토론이 끝난 다음날인 14일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강 교수의 글이 워낙 많기 때문에 아직 강 교수 측에 자료를 밝히지 못했다”며 “14일 오후에는 본인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인용한 강 교수의 글의 출처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홍윤기 교수, 상의 무회장 발언 두고 “그 작자...” 흥분

한편 이날 토론에서 '강정구 수업 수강하면 취업 시 불이익 주겠다"는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김상열 씨의 발언도 다뤄졌다.

홍윤기 교수는 “김상렬 씨의 발언은 동국대 학생들을 겨냥한 신 연좌제”라며 흥분하면서 “그 작자”라고 표현, 토론 말미에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기도 했다.

한편 노회찬 의원은 누가 진짜 범법자인가를 가려야 한다며 한 법조인의 말을 빌려 “강정구 교수의 수업을 듣는 것은 학생으로서 위법사항이 아니지만 범법을 저지르지 않은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행위는 위법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이번 강정구 교수의 사법처리 논쟁으로 말미암아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으면 무조건 수사하고 감금했던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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