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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라이트나 뉴라이트나 담배는 담배, 금연효과 없을 것”

 

 

진중권 “라이트나 뉴라이트나 담배는 담배, 금연효과 없을 것”
참여정부가 좌파정권?… 한나라당보다 더 근본적인 뉴라이트 한계 지적
입력 :2005-11-08 09:39   이기호 (actsky@dailyseop.com)기자
“라이트나 뉴라이트나 담배는 담배, 그러니 금연 효과까지 기대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진중권 중앙대 교수가 8일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진중권의 SBS전망대’를 통해 보수세력의 집합체인 뉴라이트 전국연합에 대해 “한나라당보다 더 근본적”이라며 쓴소리를 던졌다.

진 교수는 “어제 한국의 보수세력들이 모여 뉴라이트 전국연합을 건설했다고 하는데 그 자리에는 한나라당의 대권주자들이 모두 참석해 연대를 표했다”고 말하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여기에 기성정당이 젖줄을 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일단 우호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내 “원래 뉴라이트는 한나라당이 대선과 총선의 연이은 패배로 위기에 처하자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에서 발생한 한나라당 쇄신운동”이라고 설명하고, “그런데 지지율 40%를 넘으면서 한나라당 쇄신의 절실함도 함께 사라진 느낌”이라며 서서히 비판의 날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는 “뉴라이트는 구체적인 정책을 갖고 있다기보다 일종의 사상운동으로 시작했다”며 “문제는 그 사상이 어떤 면에서는 한나라당보다 더 근본주의적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근본주의는 20세기 초 자유주의에 반대하기 위해 미국 개신교에서 시작된 보수파 신앙운동이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빈 라덴, 하마스, 지하드, 팔레스타인해방민주전선(DFLP) 등 이슬람 무장조직을 먼저 떠올리게 사실.

뉴라이트를 근본주의로 규정한 대표적 사례로는 참여정부에 대한 이들의 시각을 꼽혔다. 진 교수는 “노무현 정권의 정책은 일반적으로 자유주의적이라 평가받는다”며 “그런데 뉴라이트에서는 현정권을 과감하게 ‘좌파정권’으로 규정한다”고 꼬집었다. 또 “여기서 이들의 시각이 얼마나 오른 쪽으로 치우쳤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에 대한 뉴라이트의 시각도 마찬가지로 매우 근본주의적이다. 진 교수는 “한나라당에서도 휴전선에 경제특구를 만들자고 하는데 이번에 ‘건달 정권’ 발언을 한 뉴라이트의 안병직 고문은 북한의 김정일 체제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더라”며 혀를 찼다.
 
진 교수는 “이런 냉전적 시각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새롭게 다가갈지 모르겠다”며 “이러니 라이트가 올드 라이트, 달라지기 이전의 한나라당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말했다.

진 교수의 촌철살인은 마지막 대목에서 빛을 발했다. 그는 “뉴라이트가 이런 문제를 극복하지 않는 한, 낡은 담배를 ‘뉴’자 하나만 더 붙여 시장에 그대로 내놓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며 “금연효과까지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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