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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비공식 여론조사 결과로 여론 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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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비공식 여론조사 결과로 여론 호도
민병두 “한나라 장외투쟁에 박근혜 최측근 3인방 입김 작용?” 의혹
입력 :2005-12-15 18:22   김세옥 (okokida@dailyseop.com)기자
최연희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15일 오전 이틀 연속 계속된 ‘장외투쟁’에서 싸늘한 민심만을 확인하고 돌아온 의원들을 향해 깜짝 선물을 날렸다.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이후 KBS, MBC, SBS 등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사학법 개정안 반대의견이 54.4%, 52.3%, 63% 등으로 나타나 찬성의견을 앞질렀다는 것.

최 사무총장은 상기된 얼굴로 “여러 의원들께서 (사학법 개정 반대와 관련해) 홍보가 부족한 측면이 많았다고 비판했지만, (장외투쟁 등) 고생한 결과로 반대의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동료 의원들을 격려했다.

이어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도 “열린우리당이 내려 보낸 지침으로 보이는 문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임 부대표는 “해당 문서에 적힌 현안 여론조사 내용을 보면 사학법 찬성의견이 41.6%에 불과한데 60~70%가 찬성이라고 인용해 달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며 여당의 ‘여론조작·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했다.

최 총장과 임 부대표가 이날 발표한 내용은 불과 하루 전인 지난 14일 박근혜 대표가 “여론상황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국민들이 (사학법 개정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고 말한 것과 전혀 상반된 내용이었다.

또 그간의 ‘장외투쟁’에서 바닥을 친 민심만 확인한 한나라당 의원들에겐 추운 겨울 날 거리에서 마주한 따끈한 어묵국물만큼 반가운 것이었다. 실제로 이날 서울 영등포역에서 실시한 장외투쟁에서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된 한나라당 의원들은 종전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시민들과의 대면 홍보에 주력했다.

▲ 임태희 수석 부대표가 15일 오전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사학법관련 조사결과를 발표한 한 여론조사 기관이 열린우리당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민원기 기자  

민병두 “한나라당 장외투쟁, 박 대표 최측근 3명의 입김 작용?”

그러나 최 총장이 밝힌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결과는 공식적인 것이 아닌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폴을 띄워 진행한 비공식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KBS의 경우 “인터넷 여론조사는 실제 여론과 다를 수 있다”는 전제도 게재해뒀다.

또 이들 언론사들이 자사 홈페이지에 띄운 여론조사에는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을 입력해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참여할 수 있어, 중복투표의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개최된 열린우리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원혜영 정책위의장도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사학법에 대한 찬반을 61%와 21%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여론조작·부풀리기’ 의혹에 대해서도 민병두 열린우리당 의원이 입을 열었다. 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우리 미디어국에서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실로 팩스를 잘못 보냈는데, 팩스의 내용을 두고 한나라당이 굉장한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지난 화요일(13일) 우리당은 당의 ARS를 이용해 사학법 개정 관련 여론조사를 했는데 찬성과 반대가 각각 48%, 28%로 나왔다”며 “그러나 해당 조사는 20대에 대한 샘플 조사가 60%정도 밖에 나오지 않아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제대로 됐다면 찬반 비율이 2:1이 아닌 2.5:1로 됐을 것”이라며 “이렇듯 문제가 있어 오늘(15일) 사학법 개정과 관련해 TV토론에 나가는 두 분을 위해 미디어국에서 자료를 보내면서 당 ARS 조사가 아닌 15일 발표가 예정된 한국사회조사연구소의 찬성 56.4%, 반대 25.5%라는 결과를 사용하라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명을 끝낸 뒤 민 의원은 반격에 나섰다. 그는 “사학법 본회의 처리 전 한나라당은 (개방형 이사 등) 그 정도까진 봐줄 수 있다면서 자립형 사립고를 추진하자고 했다”며 “그럼에도 지금와서 이렇게 입장을 바꿔 ‘장외투쟁’까지 나선 것은 박 대표의 지지율이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 지지율에 비해 계속 떨어지기 때문 아니냐”고 공세를 펼쳤다.

이어 “이 같은 입장 변화엔 측근 3인방의 입김도 작용한 것 같다”면서 “한 개인의 대권 욕심 때문에 이럴 때가 아닌 만큼, (박근혜 대표와 한나라당은) 민생 현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우리당의 재빠른 반성 “여론조사 결과 인용에 신중 기하겠다”

▲ 오영식 열린우리당 공보부대표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박항구 기자 
그러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출처를 밝히지 않은 심지어 비공식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해석하는 것에 대한 여론이 곱지 않자, 오영식 열린우리당 공보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앞으로 여론조사 결과와 수치 등을 인용할 땐 반드시 출처를 밝히겠다”며 재빨리 자성의 모습을 보였다.

오 부대표는 “주지하다시피 온라인을 통한 여론조사는 정확한 여론과 민의를 반영한다고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여론조사 인용 등과 관련해 앞으로 더욱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오 부대표는 “한나라당이 사학법을 두고 장외투쟁을 하면서 추운 날씨와 냉담한 민심에 부딪히며 여론이 자신들의 편이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입장의 다급함은 이해하지만 주요당직을 맡고 계신 분이 공식적이지 못한 여론 조사를 공식적인 것인 양 함부로 인용해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문제 아니냐”며 지양을 요구했다.

이어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의 찬반 포인트가 56.4%와 35.5%로 나왔듯 우리당은 60~70% 정도의 여론이 사학법 개정에 찬성한다고 보고 있다”며 “이는 언론들도 파악하고 있는 여론의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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