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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씨와 수구언론, 김대업씨 나무랄 자격 없다

적절한 지적! 본질은 180-45이다. 법적으로 치자면 검찰이 그냥 넘어가서 그랬지 깊히 캐자면 고석 대령과 김현성 현직 판사를 비롯한 하급 법무관들간 진술 불일치까지 지금까지 법정 공방하고 있어야 정상이다. 고로 차떼기는 자중하는게 좋겠다. 지금이라도 이회창씨가 다시 나오면 이길걸로 아주 크게 착각하고 있다.

 

 

이회창씨와 수구언론, 김대업씨 나무랄 자격 없다
2005-05-10 17:48 서영석 정치전문기자 (du0280@dailyseop.com)
대법원이 김대업씨와 오마이뉴스 등에 1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확정하자 아니나 다를까 이회창씨 측과 수구언론들이 얼씨구나 좋다 지화자 하고 있다.

오늘 연합뉴스를 보니까 이회창 씨 본인은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른바 ‘측근’이라는 사람의 입을 빌어 “현정권이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고 한다.

얼핏 대법원의 판결이 손해배상하라는 쪽으로 났으니 이 정권이나 김대업씨가 뭘 잘못한 것 아니냐는 느낌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한나라당이 대선에 치명적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 청구를 한 핵심적 내용은 과연 뭔가.

첫번째는 지난 2002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장남 정연씨의 이른바 ‘병역비리 은폐 대책회의’ 의혹보도에 대한 것이었다.

두번째는 테이프 공방이다.

당시 한나라당은 김대업 씨의 증언을 이른바 사기사건으로 몰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던 때였다. 한나라당은 금 모 씨를 내세워 “김대업 씨로부터 이른바 김대업 테이프 조작 제의를 받았다”고 주장했었고, 오마이뉴스는 그 금 모 씨를 인터뷰해서 “김대업 씨를 만난 적도 없고 오히려 한나라당 측에서 그런 발언을 해주는 대가로 3500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는 기사를 게재한 바 있었다.

대법원은 첫번째 문제에 대해 “김대업 씨의 제보나 이 사건 각 보도가 진실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한나라당에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던 것이다.

또한 대법원은 두번째 문제에 대해 “조작진술의 대가로 금원(3000만원)을 주었다는 부분을 진실이라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면서 6000만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던 것이다.

따라서 대법원의 판결은 이회창 씨의 장남 정연 씨의 병역비리 의혹 자체에 내린 판결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다. 그 공방의 가운데에서 이 의혹을 은폐하기 위한 대책회의가 열렸다는 보도의 진위를 오마이뉴스 측에서 확인시킬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테이프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회창 씨가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이유는 정치학자들이 앞으로 두고 두고 연구해야 할만큼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병역비리 의혹은 그 수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다른 무엇보다도 이회창 씨의 장남이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체중)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그 사실이 낙선에 영향을 미쳤으면 미쳤지, 오마이뉴스나 김대업 씨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보도와 관련해 이런 판결이 났다손 치더라도 상식적으로 볼 때, 아들 단속 잘해 병역 의혹이 없도록 해야 할 일국의 대통령 후보로서 스스로의 몸가짐을 반성해야 하는 것이 상식에 맞는 일 아닐까.

이런 식의 보도로 따지자면, 노무현 대통령이야말로 조선일보나 동아일보 등의 무차별적인 ‘카더라 보도’에 손해배상 청구를 하자고 들면, 정말 널리고 널려 있다고 나는 판단한다. 차이가 있다면 한나라당은 패배한 정당이고, 노무현 대통령은 이긴 사람이기 때문에 한쪽은 손해배상 청구를 했고, 다른 쪽에서는 그런 청구를 안했다는 점 정도일 것이다.

후보자의 허물을 널리 선전해 선거에서 이기고자 하는 것은 어느 쪽이든 상식적으로 할 수 있는 판단이다. 그것이 실정법을 어기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오마이뉴스나 김대업 씨는 폭로와 보도 과정에서 실정법을 어긴 것으로 대법원이 판단을 했고, 그래서 한나라당의 손해배상 청구가 확정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서영석 정치전문기자 
그 허물의 이유를 제공한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도저히 납득이 안되는 이회창 씨 아들의 병역 면제 의혹이었다. 이건 대법원이 아니라 하늘나라에서 이런 판결을 했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진실이다.

이런 일을 놓고 누가 공작했다느니, 누가 기획했다느니 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정말 사리에 맞지 않다.

이들이 요구하는대로 시시비비를 철저히 가리려면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시시비비부터 철저히 가려야 한다. 김대업 씨가 주장한 부분이 정말로 진실한지 가리려면 병역문제에 대해 정말 처음부터 뒤져봐야 하는 것 아닌가.

내가 보기에는 이 문제에 관한 한 수구언론는 물론 이회창 씨 본인이라 할지라도, 입이 백개라도 오마이뉴스와 김대업 씨를 비난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물며 정권에다 대놓고 무슨 반성 따위를 요구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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