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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정립은 이렇게 하자

68혁명에 관한 코멘트

 

 

관계정립은 이렇게 하자
입력 :2006-02-16 09:32   고은광순(한의사)
노태우 정부 시절, 1991년 6월 20일은 5.16 군사쿠데타로 중단되었던 지방자치제가 30년 만에 부활되어 처음으로 실시하는 866인의 광역(시,도)의회의원 선거가 있는 날이었다(구.시.군의원을 뽑는 기초의회의원선거는 3월에 이미 치렀다)

선거일을 며칠 앞두고 강남구청 근처를 걷고 있던 나는 차도와 인도를 하얗게 덮을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선전물을 뿌리고 다니는 차를 보았다.

전민연, 전대협, 전노협, 전교조 ‘전’자 돌림인 너희들의 정체는...

전민련, 전대협, 전노협, 전교조...


이놈들은 ‘대한민국’이나 ‘한국’이란 표현대신에 꼭 ‘전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구나!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부정하겠다는 것이냐? 우리헌법과 제반 법규를 무시하며 우리정부를 타도대상으로 삼는 이유도 여기 있었구나! 이들이 모두 ‘전’자 돌림을 부치는데는 또 한가지 이유가 있는데 바로 “혁명투쟁의 승리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상하좌우의 혁명 조직간 연대성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적시한 ‘남조선 혁명승리를 위한 3대 요건’중 ‘대중화전술’에 기인한 것이었구나!

...(생략/ 전대협, 전노협, 전민련 각각에 대한 ‘빨갱이 운동권’의 ‘마각’을 폭로하는 내용)...

배운 놈들이 더 무섭다고 가장 악질적인 것이 ‘전교조’란 자다.

자고로 선생님은 부모와 같다고 했다... 그런데 자기가 노동자라고?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르고 노동쟁의를 하겠다고? 그러고서도 ‘참교육’을 시킨다고? 그러한 선생님께 우리 자식을 맡기라고? ‘참교육’이라는 그럴듯한 너울을 쓰고 우리의 아이들을 꼬드겨 ‘민중혁명’의 제물로 삼으려는 진실로 가증스러운 자들이다...

만천하의 보통시민들이여!

...법을 집행하면 ‘인권’이 어떻고 ‘양심의 자유’가 어떻고 떠드는 가증스러운 자들, 저자들에게 애국시민의 무거운 철퇴를 내리자! 미친개들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자들에게 대한민국 법의 관용을 베풀어 줄 수는 없다.

애국시민들이여, 일어나자! 그리고 ‘전’자 붙은 저 간악한 무리들을 이땅에서 영원히 추방하자! 다시는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완전히 씨를 말리자!!!!

91년 6월
대한반공청년회


분단을 근거로 북을 ‘악의 세력’으로 규정하고 늘 북의 위협을 내세우며 정권을 독점했던 박,전,노 군사독재 3형제는 군사쿠데타를 일으켰던 1961년부터 1992년 말까지 30여년을 냉전체제로 운영하면서 반공, 반북을 정권유지에 알뜰히 이용했다.

그 전형적인 사례가 수지김 사건이다. 1987년, 홍콩에서 부부싸움 중 남편 윤태식에게 살해당한 수지김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이한열 치사사건으로 전 국민적 저항으로 위기상황에 빠진 전두환의 위기탈출용 도구가 되어 장세동의 국정원에 의해 ‘남편을 월북시키려 한 북한공작원’으로 조작된다.

아내를 살해한 파렴치범은 독재자를 위한 구원자가 되어 ‘반공투사’로 변신한 뒤 국정원의 보호 아래 잘 나가는 벤처기업의 사장이 되어 언론인과 정치인들에게 수천, 수억의 뇌물을 뿌리며 호의호식을 하는 한편, 수지김의 어머니, 형제자매는 실어증을 앓다가 화병으로 또는 정신이상, 술중독자가 되어 거리에서 죽거나 이혼을 당했다. 이렇게 국가권력에 의해 ‘국면전환용’으로 희생되었던 국민이 한 둘이었던가.

인혁당, 통혁당, 남민전, 민청, 동백림 사건, 재일교포 간첩단 사건 등... 군사독재에 저항하던 민주인사들뿐 아니라 가만히 있는 사람들까지 독재집단의 안녕을 위해 ‘빨갱이’로 모는 것은 저들의 ‘취미생활’이었다.

그런 사건들이 조작될 때마다 관제데모에 기꺼이 동원되어 손가락을 깨물어 혈서를 쓰고 북쪽 하늘에 대고 주먹 쥔 팔뚝을 휘두르며 저주를 퍼부어댔던 사람들은 반공연맹, 재향군인회 등 박,전,노 군사독재 3형제가 가꾸어왔던 극우 수구단체들과 보수 종교단체 사람들이었다. 한 마디로 하면 ‘무지하기 때문에 독재정권에 이용되어 눈치 없이 역사의 진보를 가로막았던 자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들은 선거 때가 되면 저렇게 백주에 시내를 자동차로 질주하며 자기들 입맛에 맞는 선전물들을 뿌려대기도 했던 것이다.

(북은 북대로 얼마나 답답했을까. 보내지도 않은 간첩을 보냈다며 북을 향해 종주먹을 휘둘러대니 말이다. 오... 남과 북이 허심탄회하게 과거의 사실을 낱낱이 밝혀, 서로의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비는 <진실과 화해위원회>가 하루 빨리 성사되기를!!!)

최근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을 주장하며 외치는 논리가 15년 전 극우 관변단체들이 거리에 뿌려대던 선전문귀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한국정치가 아직 구시대에 발목 잡혀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한나라당은 그 주요한 축이며 구 관변단체들은 그들의 수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몇몇 극우단체 사람들이 동국대에 들어가 “강정구교수 직위해제를 강제하라, 국가보안법으로 엄중 처벌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강정구교수 직위해제를 반대하는 기자회견과 시위를 벌였는데, 가만히 서서 구호를 외치는 학생들에게 극우단체 ‘선생님’들이 가까이 다가가 학생들을 방해한 모양이다. 밀고 밀리는 실갱이. 욕설도 난무하는 모양으로 돌발영상 편집과정에서 욕을 삭제하는 삐링 삐링 소리도 자주 들린다.

동영상의 제목은 ‘관계정립’

(여학생과 남학생들)
“어머, 어머” “아저씨 뭐에요?”, “저리 가요.”, “저리 가세요.”, “왜 그래요?”, “하지 마세요.” “당신들 왜 이래요?”
(‘선생님’들)
“이 싸가지 없는 **”, “ ‘아저씨’, 뭐여?” “‘당신’이 뭐야, ‘당신’이?”

(학생들)
“왜 때리세요?” “왜 때려요?” “왜 때려?”
(‘선생님’들)
“니들이 반말하니까 자식아 때리지!” “어우 이놈의 자식이” “야 이놈의 자식아”, “이, 이런 놈의 새끼” “선배한테 반말하는 것이, 너희 후배가 할 일이야, 자식아” “어우, 이런...”

(학생들)
“말로 하세요.”, “언제 반말했습니까?”, “후배 때리는 선배가 어디 있어요!”
(‘선생님’들)
“니들은 임마, 부모도 없어?”,“내가 이 자식아, 네 아버지 연세야.”, “왜 이렇게 철부지들인가?”, “니 아버지야 이놈아, 내가”


이런 소동을 벌이고 난후 강정구 교수의 직위해제를 촉구시위를 벌였던 극우단체들은 데일리서프라이즈를 비롯하여 몇몇 언론사가 자기들의 행위를 악의적으로 왜곡하여 보도했다며 정정보도요구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한다. 자기들 “단체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돼 회비와 후원금 확보에 심각한 장애가 우려 된다”는 것이다.

때맞춰 14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한국인의 갈등해소방식: 폭력을 중심으로’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나이 혹은 성역할에 보수적일수록 ‘폭력적’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전통적 성역할에 충실한 사람(집안일은 여자, 바깥일은 남자)이나 나이에 대한 권위주의가 강할수록 가족관계, 친구, 선후배 사이의 갈등해소 방식으로 언어폭력, 물리적 폭력을 더 자주 사용한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68혁명은 대학생들이 일상의 삶의 문제들(동서세계의 냉전으로 인한 획일적 사회 분위기, 비좁은 건물, 구태의연한 강의내용과 평가제도, 암기와 주입식에 의존하는 전통적 교수법, 고학력 실업자의 양산, 여성에 대한 억압과 인종차별)에서 출발하여 일으킨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매뉴얼 월러스틴과 같은 사회학자들은 이를 전통적인 권위주의적 인간관계를 보다 평등한 인간관계로 바꾸어 놓은, 인류 역사상 프랑스혁명보다도 더 의미 있는 사건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30대 이상과는 말도 하지 말라”며 프랑스사회의 전통적인 권위주의적 인간관계에 저항했는데 이는 사회구성원들 관계를 보다 평등한 인간관계로 바꾸어 놓는 계기로 작용했다. 동거, 피임기구의 판매가 자유로워지고 사제 간의 경어 사용이 폐지되었으며 공장, 정치, 교육, 방송... 어디에서든 수직적 소통방법은 무너지고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소통이 자리 잡게 되었다.

형님, 선배, 아버지 앞세우며 위계질서 속에서 호통을 치고 싶어 하는, 아직도 냉전체제 속에 길들여져 있는 가부장적인 사람들은 1968년의 프랑스라면 타도대상 1순위였을 것이다. 우리는 문화적으로, 정치적으로 프랑스보다 40년 이상은 더 늦는 모양인가.

맞으면서도 꼬박 꼬박 “왜 때리세요?”, “언제 반말 했습니까?”, “말로 하세요.” 이렇게 대응하는 우리 대학생들이 안쓰럽다.(나는 말 잘 듣는 것보다 말이 잘 통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일찍부터 내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에게 존댓말을 쓰지 말라고 했고 지금까지 잘 소통하며 살고 있다.)

학생들에게 이 자식, 저 자식, 싸가지 없는 새끼들... 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당신들. 당신들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어 회비와 후원금이 들어오지 않을까봐 걱정되어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요?

에고 에고...언어폭력, 물리적 폭력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미 지구촌에서 구닥다리로 치부된답니다. 그런 식의 태도로는 아내, 딸, 아들에게도 환영을 받지 못한다는 거 잘 아시잖아요? 당신들의 언행 뿐 아니라 당신들의 역사의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거, 박,전,노는 당신들을 이용해 왔지만 이제 당신들의 거사를 고맙게 여길 국민은 많지 않다는 거. 그거 좀 알아주셨으면 하네요.

우리는 상호존중이라는 가치 아래 남북 간, 사회구성원들 간의 수평적 관계정립 등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답니다. 이제 당신들의 시대는 갔어요. 됐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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