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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과 민노당, 비 내리는 봄날의 난데없는 ‘떡 싸움’

실용 노선 열우당이 개혁은 무신 개혁

 

 

 

우리당과 민노당, 비 내리는 봄날의 난데없는 ‘떡 싸움’
입력 :2006-03-16 14:56   유성호 (bonjourpoem@dailyseop.com)기자
“저 놀부 두 손에 떡 들고 가난뱅이 등치고, 애비 없는 아이들 주먹으로 때리며 콧노래 부르며 물장구치며…”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 많은 민중가요 ‘저 놀부 두 손에 떡 들고’의 가사 중 일부다.

최연희 의원 성추행 파문과 이해찬 전 총리 골프 로비 의혹에 대해 야4당이 공조해 전자의 경우, ‘사퇴 촉구 결의안’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공동발의하기로 한 가운데, 16일 국회에서는 난데없는 ‘떡 싸움’이 벌어졌다. 싸움의 주인공은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과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이다.

열린우리당, “교섭단체 완화라는 ‘떡’을 바라고 한나라당과 공조한 것”

먼저 ‘떡’을 말한 것은 열린우리당의 이화영 의원.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야4당 공조의 기반에는 교섭단체 요건완화에 대한 여타 야당의 목적이 깔려있었다”고 분석하며 “그러나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은 그러나 어제(15일)의 공조로 한나라당의 2중대로 전락하게 됐다”고 비꼬았다.

같은 당 장경수 의원도 “한나라당이 여타 야당들과의 공조를 통해 최연희 의원에 대한 사퇴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바람 핀 남편이 부인 앞에서 ‘나 바람 폈소’라고 말해 화를 더욱 부추기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국민을 우롱하는 속 보이는 공조”라고 비판했다.

이는 야4당이 최연희 사퇴촉구결의안과 함께 이해찬 골프파문 관련 국정조사 공동 발의와 재소자 인권실태 국회차원 진상조사, 윤상림-황우석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및 ‘X파일 특검법’ 4월 국회처리 등에 합의한 것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의 표현이었다.

민노당, “열린우리당은 아예 ‘떡집’을 차린 셈 아닌가”

▲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자료사진) ⓒ2006 데일리서프라이즈 박항구 기자 
열린우리당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떡싸움’에 민노당은 “열린우리당은 아예 떡집을 차린 셈이 아니냐”고 맞받아쳤다.

이날 박용진 민노당 대변인은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민노당은 지난 해 ‘열린우리당 2중대’ 논란으로 당이 벌집 쑤셔놓은 것처럼 들썩였는데 이제 열린우리당에게 ‘한나라당 2중대’ 소리를 들으니 민주노동당이 잘 하고 있는 건지 아닌지 궁금하다”며 이 의원 등의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

그는 “교섭단체조건 완화가 민노당에게 ‘떡’이라면 한 조각 떡일 수 있겠으나,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단 2개 교섭단체로서 엄청난 국고보조금과 각종 특혜조치를 ‘시루떡 채로’ 끌어안고 있는 거대 양당은 우선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특히 여당으로서 온갖 특혜 누리면서 정체성도 없고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계획도 의지도 없는 열린우리당은 더 반성해야 한다며, “아예 ‘떡집’을 차린 셈 아니냐”고 따졌다.

그는 이어 이 의원이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을 운운했다”며, “지난 번 사학법 파동 때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와 열린우리당 김한길 대표가 누더기 사학법조차 재논의하겠다고 약속하고 손 맞잡고 산에 올라 다정하게 약속했는데 이 두 남자의 정체성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당시의 회동에 대해 “두 남자의 ‘보수정치 정체성 커밍아웃’은 아름답고 총리를 둘러싼 국민적 의혹을 밝히겠다고 국정조사 합의한 것은 어떤 정체성에 어긋나길래 비판하는 것인지 웃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2중대’ 발언의 당사자인 이화영 의원에게 묻겠다며, “이라크 파병 문제를 한나라당과 알콩달콩 공조처리한 것은 열린우리당 아니었는가”라며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과 철석같은 공조로 비정규법안 강행처리하고 쌀수입개방 비준안을 날치기로 처리할 때 침묵하고 있었던 이화영 의원과 열린우리당의 이른바 개혁세력 의원들의 정체성은 무엇인가”고 되물었다.

박 대변인은 “민노당과 국민들이 보기에 열린우리당은 이미 한나라당과 다를 바 없는 한통속 정당이고, 본부중대와 2중대를 가릴 수조차 없을 만큼 하나로 가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최연희 의원이 여전히 자신의 의원직 사퇴 촉구에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전직 총리와 현직 서울시장은 각각 ‘황제골프’와 ‘황제테니스’ 등으로 서민들의 심경을 불편하게 하고, 법률적 근거가 없는 국회의원의 철도 무임승차가 여전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난데없는 ‘떡 싸움’은 그 ‘떡’ 자체보다는 ‘두 손에 떡을 든 놀부’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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