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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노당펌 성추행

 

 

 

   

2006. 3. 22. 수요일
남로당 정세위

최근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파문, 혹은 성추행을 벌이고서도 의원직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하는 뻣대기 파문으로 공직자의 성윤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만큼 그동안 있었던 국내외 정치권의 성추문 사건들을 모아 봤습니다.

굳이 애써 예전 기사들을 검색해 가며 정치권의 성추문 사건들을 들추는 이유는 고위 공직자들의 다채로운 성적 취향을 음미해 보기 위함도 아니고, 특정 정당에 대해 총체적 비난을 하기 위한 정치적 계산도 아닙니다. 그저 성추문에 연루된 국내외 정치인들이 결국에는 어떤 사법적 심판 혹은 도덕적 비난으로 그 거취가 어떻게 되었는지가 궁금했던 제 개인적 호기심으로 자료를 취합하게 되었습니다.

▷ 장원 '팔베개 사건'

지난 2000년에는 장원 전 총선연대 대변인의 미성년 여대생에 대한 강제 성추행 사건이 있었지요. 장 씨는 2000년 5월 부산의 한 호텔에서 당시 18세의 여대생을 2시간여 동안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사실 국회의원들이야 평소에도 뇌물수수, 특혜비리, 재벌과의 결탁 등 각종의 다양한 불법행위와 친숙했기에 이번 최연희 성추행 사건도 어찌 보면 그리 놀랍지 않았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세칭 '장원 팔베개' 사건으로 불렸던 이 사건은 성추행에는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다는 것을 보여줘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켰던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 해양수산부 고위 공무원의 20대 여성 성추행 사건

비교적 최근에 있었던 일입니다. 지난 2006년 2월, 해양수산부 고위 공무원이었던 47살의 유 모 씨가 술에 취해 강남역 출입구 앞에서 전단지를 돌리던 24살의 정 모 씨의 신체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벌인 것으로 밝혀진 사건이죠.

이 사건으로 유 모씨는 불구속 입건되었습니다. 사실 확인은 어려우나 당 사건의 피해자인 정 모 씨가 이때 줄무늬 스타킹을 입고 있어 유 모 씨가 생선 비늘로 착각을 해 투철한 직업정신에 입각한 성추행이었다는 후문이 있었습니다만... 물론 농담이겠죠.

▷ 우근민 전 제주도지사 여성단체 지부장 성희롱 사건

지난 2002년 1월에 있었던 사건입니다. 당시 우 전 지사는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여성 표심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서 여성단체 지부장을 자신의 집무실로 초대했다가 상식 이하의 스킨십을 감행해 불거졌던 사건입니다.

이 사건으로 우 전 지사는 성희롱 피해 여성에게 1천만원의 손해배상금을 물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재선이 걸려 있는 중요한 상황에서 어떻게 여성단체의 장을 불러 성희롱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분들 많을 텐데요. 어쩌면 우리나라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된 근본 핵심을 이 사건이 잘 말해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남성들 혹은 권력자들은 상대 여성 혹은 피권력자에게 마치 우리는 원래 친했지 않냐는 듯 스킨십을 하는 것이 상대에 대한 ‘특별한 애정표현이요, ‘일종의 시혜다’ 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그래서 우 전 지사도 사건이 불거진 후 "자신은 친근감을 표시했을 뿐이다. 정치인으로서의 제스처였을 뿐이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정말 억울한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 억울함은 남성들에게, 혹은 권력자에게 상대는 나와 전혀 다를 바 없는 존재다라고 하는 평등의 개념이 아예 존재치 않았기 때문에 억울해 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김성호 전 국회의원과 교포여성의 성추문 사건

지난 2000년 국정감사 차 미국을 방문했던 당시 민주당의 김성호 의원이 재미 교포였던 차 모 여인과 있었던 성추문 사건입니다.

당시 차 모 여인은 김 전 의원이 자신을 2차례 강간했다며 피해보상으로 1천만 달러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 했었고 김 전 의원도 사실무근이라며 차 모 씨를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하며 불거졌던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이후 차 모 여인이 자살하면서 당 사건의 사실관계는 확인할 길이 묘연해져 버렸지요. 이 사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월간조선이 사실확인도 없이 무책임한 보도를 했다며 이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 정두언 의원의 경향신문 여기자 성추행 사건

지난 2003년 10월28일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이었던 시절, 서울시청 출입기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경향신문 여기자를 뒤에서 껴안는 성추행을 저지른 바 있습니다. 다음 날 그는 기자실을 찾아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술기운에 실수한 것 같다,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머리를 숙였었죠. 그리고 이 사건으로 정 의원은 총선시민연대에 의해 낙천 대상자로 지목되었지만 결국 '배지'를 달았습니다.

이번 최연희 의원 사건과 형태상, 성격상 가장 유사한 사건이라 하겠습니다만... 뭐랄까요. 시대를 앞섰기 때문에 무사할 수 있었던 행운아라 해야 할까요. 아니면 성추행 후에도 국회의원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특정 정당의 전통이라고 할까요.

▷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의 '가슴이 탱탱' 발언

지난 2000년 10월 23일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은 출입기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폭탄주를 마신 뒤 "올브라이트(당시 미국 국무장관)와 서로 포옹한 적이 있었는데 안아보니 가슴이 탱탱하더라"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성희롱의 무대를 국제무대로까지 확대했던 사건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당 사건 이후 이 장관은 시민단체와 여성계의 사퇴 압력을 받았지만 2001년 3월까지 장관직을 유지했습니다.

▷ 이경재 의원의 성희롱 발언

2003년 12월 23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정개특위 한나라당 간사였던 이경재 의원은 정개특위의 일방적 의사 진행을 막기 위해 위원장석에 버티고 있던 김희선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다음과 같은 발언을 했습니다.

"다른 여자가 우리 집 안방(위원장석)에 누워 있으면 주물러 달라는 거지."

글쎄요.. 가끔은 장모님이나 부인 친구들이 놀러 와 안방에 누울 수도 있을 텐데요.

아무튼 이 사건으로 김 의원 측은 여성부에 성희롱 발언에 대한 조사를 요구해 여성부로부터 '남녀차별행위'라는 결정문을 받긴 했습니다만 이 의원은 현재 3선 의원이 되었죠.

언젠가는 정치인의 성추행 전력이 재임, 혹은 재선에 가산점으로 작용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본 기사는 남로당(www.namrodang.com)에서 제공합니다. 퍼가실 때는 출처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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