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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이명박 찍느니 배용준·이영애 찍겠다"

 

 

 

진중권 "이명박 찍느니 배용준·이영애 찍겠다"
[한국일보 2006-03-06 09:36]    
진중권 중앙대 교수가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폄하한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6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진중권의 SBS전망대'에 글을 올려 "강금실 전 장관이 서울시장이 되면 서울시 공무원들은 좋아할 것"이라는 이 시장의 발언을 언급한 후 "서울시 공무원들은 시장이 취미로 춤을 배우면, 시장 따라서 근무시간에 일 안 하고 춤이나 배우러 다닐 분들인가?"라고 묻고 "이상한 사람들 하고 어울려 골프나 치고, 폭탄주나 마시고 사고치는 것보다야 한국의 전통무용을 배우는 게 백 번 고상하다"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이 시장의 발언에 대해 "'문화적'이라는 것을 곧 문화관 건물 짓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으로서는 당연한 발언"이라고 비판하고 "한국의 전통 무용을 배우는 것을 곧 일 안하고 노는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은 '불도저'로 상징되던 과거시대의 토건 마인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이영애나 배용준 좋다고 해도 그 사람들 나오면 찍겠느냐"는 이 시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대단히 외람된 말씀이지만, 이영애와 배용준이 출마하면 저 같은 경우에는 이명박 시장을 찍느니 차라리 이영애나 배용준을 찍겠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불도저로 땅 파서 먹고 살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대통령 되려면, 세계 경제는 산업화 시대를 지나 IT, BT, NT의 정보화시대, 디자인과 컨텐츠와 같은 문화의 시대로 접어든지 오래라는 점부터 인식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대통령으로 국정을 돌보는 것은 건설회사 현장감독과 많이 다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시장은) 청계천 파서 후보 반열에 오르셨으니, 대통령 되면 경부운하 판다고 전국을 공사판으로 만들 것"이라며 "그건 참아주겠는데 시장이 되어 서울시를 통째로 하나님한테 바친 것처럼, 대통령이 되셔서도 '이 나라를 하나님께 바칩니다' 하실까봐 겁난다. 서울시가 시장님 것이 아니듯이, 대한민국은 대통령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진 교수의 글 전문.

“강금실 전 장관이 서울시장이 되면 서울시 공무원들은 좋아할 것이다. 강 전 장관은 노는 것, 춤추는 것을 좋아하니까 공무원들은 매일 놀 수 있지 않겠냐.” 이명박 서울시장이 이렇게 말했다고 하네요. 아직 출마도 안 한 사람, 비난부터 하는군요.

서울시 공무원들은 시장이 취미로 춤을 배우면, 시장 따라서 근무시간에 일 안 하고 춤이나 배우러 다닐 분들인가 보지요? 이상한 사람들 하고 어울려 골프나 치고, 폭탄주나 마시고 사고치는 것보다야 한국의 전통무용을 배우는 게 백 번 고상하지요.

‘문화적’이라는 것을 곧 문화관 건물 짓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으로서는 당연한 발언이지요. 한국의 전통 무용을 배우는 것을 곧 일 안하고 노는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은 ‘불도저’로 상징되던 과거시대의 토건 마인드겠지요.

“이영애나 배용준 좋다고 해도 그 사람들 나오면 찍겠느냐.” 역시 이명박 시장의 말입니다. 대단히 외람된 말씀이지만, 이영애 배용준이 출마하면 저 같은 경우에는 이명박 시장을 찍느니 차라리 이영애씨나 배용준씨 찍어요.

불도저로 땅 파서 먹고 살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지요. 대통령 되려면, 세계 경제는 산업화 시대를 지나 IT, BT, NT의 정보화시대, 디자인과 컨텐츠와 같은 문화의 시대로 접어든지 오래라는 점부터 인식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대통령으로 국정을 돌보는 것은 건설회사 현장감독과 많이 다를 겁니다.

청계천 파서 후보 반열에 오르셨으니, 대통령 되면 경부운하 판다고 전국을 공사판으로 만들겠지요. 그건 참아주겠는데 시장이 되어 서울시를 통째로 하나님한테 바친 것처럼, 대통령이 되셔서도 “이 나라를 하나님께 바칩니다” 하실까봐 겁나네요. 서울시가 시장님 것 아니듯이, 대한민국은 대통령 게 아니지요.


한국아이닷컴 채석원 기자 jowi@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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