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성추행 피해자' 동아일보, 소극적인 보도 왜?

 

 

 

'성추행 피해자' 동아일보, 소극적인 보도 왜?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막상 피해자인 여기자의 소속사인 동아일보의 보도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아일보는 성추행의 전말을 보도한 다음날인 28일자 신문에서 다른 언론사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보도를 했다.

자사 기자들과 한나라당 당직자들의 '밤늦은 술자리'에 대한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한국일보는 28일자 신문 1면에 '최연희 의원 한나라 탈당'이라는 기사를 게재, 최 의원이 기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여기자를 성추행한 데 책임을 지고 탈당했다고 보도하고 많은 여야 의원과 시민단체가 형사처벌까지 요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또 5면 전체를 털어 한나라당의 반응, 의원 출당사, 사건 전말, 최 의원 프로필 등을 소개하고, 31면 사설을 통해 최 의원에 대한 사퇴와 함께 한나라당의 각성을 촉구했다.

조선일보도 '성추행 파문 최연희 의원 탈당'(1면), '충격…경악…의원직도 사퇴하라', '망연자실 박대표', '최연희 의원은 검찰출신 3선'(이상 5면) 등의 기사를 통해 이번 사건을 비중있게 처리했다.

또 '나사 풀린 한나라당 이젠 성추행까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정신이 나가도 단단히 나가 버린 모양"이라며 한나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2면에 '성추행 파문 최연희 의원 한나라당 탈당…박대표 나서 대국민 사과', '술자리서 여기자에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번 사건과 관련한 각 당의 반응과 사건의 전말 등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이에 비해 정작 동아일보는 6면에 최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박근혜 대표가 국민들에게 깊이 사과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기사 하나만을 싣고 사설을 통해 최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데 그쳤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박 대표, 이규택 최고위원 등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들과 임채청 편집국장, 이진녕 정치부장 등 동아일보 편집국 간부 및 기자들은 24일 오후 8시경부터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에서 간담회를 겸한 만찬을 가졌다.

이에 대해 상당수 네티즌들은 최 의원을 비난하면서 그런 자리를 만든 동아일보에도 비판의 화살을 겨누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1야당과 보수적 언론사가 밤늦게까지 술자리를 곁들인 간담회를 가진 것은 '신정언유착'이라는 것이다.

네티즌 'fhekdgod'는 "제1야당과 유력 일간지가 술파티를 벌였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지방선거가 코앞에 다가왔는데 정언유착 아닌가? 한나라당과 동아일보는 똑같이 욕을 먹어야 한다"라고 말했으며, 'dufma55'는 "새로운 권언 유착이다. 서로 긴장 관계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참으로 부적절한 곳에서 부적절하게 만났다. 질퍽한 술판 간담회…. 많은 것을 느낄 것 같다"라고 비꼬았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도 27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당의 최고위 관계자들과 신문사 간부들이 이런 술자리를 갖는 일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치부되는 현실이야말로 우려할 대목" 이라며 "한나라당과 동아일보는 도대체 얼마나 가까운 사이기에 '노래 시설을 갖춘 방'에서, 당 사무총장이 '음식점 주인으로 착각했다'는 변명을 늘어놓을 만큼 많은 술을 마시는 질펀한 '간담회'를 연단 말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민언련은 "거리낌 없이 제1야당과 질펀한 술자리를 갖는 '비판신문'이 어떻게 제1야당의 정책과 의정활동을 냉정하게 감시·견제하고 비판할 수 있겠느냐"라고 질타했다.

한국아이닷컴 채석원 기자 jowi@hankooki.com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아이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