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서의 돈money as debt>을 보고

칼럼

얼마 전, 게스트 한 분이 <빚으로서의 돈 money as debt>을 얘기한 적이 있어서 어떤 내용인지 확인해보았다. 보고 나서 큰 문제점들을 발견했다.

첫째, 이 동영상이 문제의 본질인 돈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은 칭찬할만 하다.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  정부가 돈을 발행해야 한다는 건 맞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돈 액면가가 여전히 불변하다면 사람들이 돈을 쌓아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이 동영상은 상황을 너무 음모론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런 방식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지만 현실은 그다지 음모론적이지 않다. 돈이 빚으로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돈 자체를 잘못 설계한 탓이다. 그건 우리들이 무지한 탓이다.

게젤은 이자를 기본이자와 대출이자로 구분하는데, 이 둘은 다르다. 기본이자는 교환과정에서 뽑아내는 것이고 대출이자는 대출과정에서 뽑아진다. 이 가운데 기본이자가 더 중요하다. 기본이자야말로 문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게젤의 텍스트를 참조할 것.)

돈이 재화와 교환될 때 그 답례로 "기본이자"를 뽑아내는 것은, 돈의 액면가가 불변하기 때문이다. 돈의 액면가가 불변하면 돈과 교환되어야 하는 재화나 용역보다 돈이 저축매개물로서 우월한 포지션을 얻게 되고, 따라서 돈은 교환의 조건으로 조공을 요구하게 되고, 바로 그 조공이 기본이자다. 기본이자를 얻지 못하면 돈은 순환하지 못하고 쌓인다. 즉, 돈이 늙지 않는다는 것(돈 액면가가 불변한 것)이 돈이 사용자에게 요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다. 따라서 스탬프머니처럼 돈의 액면가를 정기적으로 감가상각시켜야 한다.

그리고 화폐개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토지개혁도 해야 한다. 땅이 낳는 지대 역시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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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6 13:35 2015/07/0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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