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진리를 말하면 누군가 그 진리를 비틀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경제적 진리도 마찬가지다. 실비오 게젤의 근본요법이 한국사회에 상륙하자마자 몇몇 군상들이 이 아이디어가 대중 속으로 침투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그것을 변질시키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1 . 자연스러운 경제질서 로 검색해보면
한 교수의 칼럼이 검색된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4103091701
읽어보니 자유방임을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라고 소개하고 있다.
The Natural Economic Order라는 표현을 "열심히" 오염시키고 있다
이 사람 말대로 경제질서를 방임하면 알아서 버블은 꺼지고 새로운 평형점을 찾아 갈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 자기들이 흘려야 할 피를 모두 흘려야 할 것이다.
이런 교수들은 그 피를 자기는 흘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질서를 열심히 옹호한다. 이런 교수들한테 봉급까지 주어가며 대학에 남아있게 할 필요가 있는가?
2.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newsview?newsid=20150312030545480
이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 "장롱에 쌓인 돈.. 경제 좀먹는다 ‘한은이 푼 돈 시중유통’ 역대 최저… 가계-기업 모두 안쓰고 묻어둬 순환 활력 잃는 ‘돈의 노화’ 심각" 운운한다.
이 기사의 내용은 돈이 쌓여있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그것은 실비오 게젤의 관점과 일치한다. 하지만 그 쌓여있는 돈의 상태를 "돈의 노화"로 묘사한다. 필자는 이런 비유가 우연인지, 아니면 실비오 게젤의 아이디어를 왜곡하기 위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이 기사를 쓴 기자가 "늙어가는 돈aging money"의 개념을 알고 고의로 이런 식으로 기사를 썼다면 악의적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만일 악의없이 실비오 게젤의 "늙어가는 돈" 개념을 모른 상태에서 이런 기사를 썼다면 그것 또한 대단히 부주의한 것이다. 자기가 다루는 주제와 표현이 어떤 역사적 맥락을 가지고 있는지 충분히 확인해야 했다.) 엄밀히 말해 기존의 돈은 늙지 않는다. 돈의 액면가는 불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돈의 순환이 교란된다. 돈의 액면가가 불변하는데 상품과 노동은 감가상각되기 때문에 돈이 상품에 비해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여 돈이 교환에 제공되는 것에 이자라는 조건이 붙기 때문이다.
위 표현대로 돈순환의 정체를 '노화'라고 하면 돈순환의 폭증은 '회춘'인가? 그러면 돈은 늙었다 젊어졌다 하는 건가? 하지만 돈이 쌓이는 것만 문제가 아니라 지나치게 많이 공급되어도 문제다. 기존 경제질서에서 돈은 어느 때는 시장에 너무 많이 범람하고 어느 때는 너무 부족하여 문제가 되는 것이다. 돈순환은 규칙적이어야 한다.
3. http://m.newsfund.media.daum.net/episode/517
이 링크를 타고 들어가보면 다음 뉴스펀딩이라는 곳이 나오는데 "지금 대한민국은 공짜돈을 뿌리고 있다"는 주제로 빚에 갇힌 한국경제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것은 공짜돈이 아니다. 이자를 물어야 되는데 어떻게 공짜돈인가? 이자를 물지 않는 진짜 공짜돈은 오직 게젤의 공짜돈Free-Money뿐이며 그것은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다.
1번의 경우는 기존의 진부한 개념으로 탁월한 개념의 이름을 오염시키고 있다.
2번과 3번의 경우 그 문제의식은 옳지만 자기들이 쓴 표현의 역사적 맥락을 무시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 문제를 한 삽도 더 깊이 파고들어가지 못한다. 돈의 순환속도가 떨어지는 문제나 돈이 이자를 낳는 문제는 이미 실비오 게젤에 의하여 충분히 다루어졌던 주제다. 이런 기사들을 보면 과거의 교훈에서 배우려고 하기보다는 현재 반복되는 문제들 하나하나에 그저 발작적인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