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라

조지스트와의 대화

이 글은 '토지+자유 토론광장'에서 <지대조세제가 지대를 제거할 수 없다>는 주제에 대하여 토론하는 중에 올리는 글입니다. 

 

토론이 비효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참여자에 따라서 논리 자체를 부정하기도 하고, 자기 권위를 인정해주지 않았다고 삐지고, 인신공격을 하고, 논지를 흐리고, 감정에 호소하여 토론을 회피하고, 일방적 진술이 난무한다. 조지스트들은 토론에 익숙하지 않아서 시행착오를 겪는 듯 하니, 그들을 위하여 <조세로 지대를 제거할 수 없다>는 나의 논증에 대해서 어떻게 반론하면 될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보려고 한다. 나의 논증은 다음의 경우 무효가 된다.


1. 헨리 조지의 임금지대이론이 틀렸을 경우

2. 헨리 조지의 임금지대이론은 맞지만, 필자가 잘못 이해하고 있을 경우

3. 헨리 조지의 임금지대이론은 맞고, 필자도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였으나, 추론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을 경우


1로 반론할 경우, 조지스트들은 자폭하게 된다.
헨리 조지의 이론을 바탕으로 그들의 사회운동이 조직되어 있으므로.

따라서 2나 3으로 반론하는 것이 그들에게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나의 논증은 간결명료하기 때문에 빈틈을 잡아내기 어렵다.

나의 논증을 다시 요약해보자.

땅주인은, 노동자가 '지대를 내지 않아도 되는 땅'에서 얻을 수 있는 노동대가 이상을 남겨줄 이유가 없으며, 그 나머지는 지대로 거둬들이게 된다. 여기서 노동자가 '지대를 내지 않아도 되는 땅'에서 얻을 수 있는 노동대가는 임금이 되고, 그 나머지는 지대가 된다. 이 경계가 지대선이 된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정책이나 사회운동을 통하여 노동자들이 얻어낸 것처럼 보이는 것이 실제로 '노동자가 지대를 내지 않아도 되는 땅에서 얻을 수 있는 노동대가'를 늘린 것인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에 따르면, 조세로 지대를 몰수해서 그 수익을 '땅사유제 아래에 놓여있는 땅에서 얻을 수 있는 노동대가'를 늘리는데 사용할 때 그것은 '지대를 내지 않아도 되는 땅에서 얻을 수 있는 노동대가'를 늘린 게 아니며, 따라서 임금을 늘리는 게 아니라 지대를 늘리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땅사유권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며, 땅사유권을 남겨두고 그 위에서 조세로 재분배하는 것은 지대로 흡수됨을 알 수 있다.


헨리 조지는, 자기가 발견한 지대임금법칙에서
"사회의 진보가 지대로 흡수되어 노동자들의 노동대가를 약탈한다"는 결론을 끌어냈으나,
그 '사회의 진보'에 자기가 지지하는 해법(지대조세제)마저도 포함된다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는, 자기가 발견한 지대임금법칙이,
어떤 사회운동이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는 것을
보지 못했다.

헨리 조지는, 그의 임금지대법칙으로
사회가 앓고 있는 병의 본질을 발견할 뿐 아니라 치료법의 적절함도 판단했어야 했다
그는, 자기의 진단과 치료법 사이에 놓인 모순을 발견하지 못했다.
진단과 치료가 다른데 환자의 병을 치료할 수 있겠는가?

그는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발견하였으나, 거기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는 분명히 방심했을 것이다.

나는 지금 헨리 조지와 그의 제자들에게 말한다

너는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를 보지 못하면서
어찌하여 형제에게 말하기를 "형제여, 나로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게 하라" 할 수 있느냐.
겉을 꾸미는 자여,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라.
그 후에야 네가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를 빼리라.
<누가복음 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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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7 23:05 2016/05/07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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