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있을 듯한 제목이지만, 신간 소개다. 나온지 한 1주일 정도되는 따끈한 책인데, 브루스 핑크(지음), 이성민(옮김), 라캉의 주체, 도서출판b, 2010이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서 딱히 언급할 건 없고, 몇 장을 읽을 보니, 이 책이 왜 좋다는 건지 알만하다. 라캉 정신분석에 관한 쉬운 안내서를 원한다면 강추한다. 게다가 내가 볼 때는, 제법 가려운 부분을 좀 긁어주는 것도 있고,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도 좀 있다. 여하튼 심심할 때 일독을 권한다.
하지만, 쉽게 읽으려면 역설적으로 라캉과 정신분석에 대한, 그리고 여타 배경지식이 약간 필요해 보인다. 짧고 쉽게 쓰면, 어떤 경우에는 너무 압축적으로 서술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의 경우 어느 정도 사전 지식을 전제한 상태에서 '쉽게' 읽힌다고 보는 게 맞다. 그래서 '초급' 교재는 아니고, 약간의 다른 참고도서와 함께 본다면 적당할 것 같다. 그렇다고 어려운 책은 또 분명 아니다.
참고로, 번역과 편집에 관해서 언급해두면, 번역은 이성민씨가 원래 직역투가 많아서 적응하는데 약간 시간이 걸리지만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각주가 빠졌다든가 오타, 오식, 번역 오류가 약간씩 보인다. 어떤 이들은 오역이다라고 개거품을 물겠으나, 심각한 건 아니고, 그냥 참고하기 바란다.
그럼, 이 포스팅의 제목이 왜 <분발하시오!>인지 설명을 해야겠다. "이 책이 독자 대중을 위한 책이라고 할 때, 오늘날 독자 대중들의 독서 능력이 점점 더 저하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소문과 의혹이 있다. 그것이 사실이기를 바라지는 않는다는 조건을 달면서 나는 좀더 나은 독자가 되기 위한 독자 대중의 분발을 청한다."(p.325의 옮긴이 후기 중에서) 이거 보고 뒤집어 졌다. 역자의 의도는 짐작하겠으나, 그게 내 알바는 아니고, 라캉을 공부하면 라캉의 말투까지 닮는 건지 모르겠지만, 한 사람의 독자 대중으로서, 역자와 저자들의 분발을 청한다! 그러면서 짤방하나 첨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