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만원짜리 하드디스크...

[잡생각]

브루스 핑크의 책을 첫 화면에 계속 올려두기도 그렇고, 근황삼아 글을 올리면, 요즘 포스팅을 안하는 건 무엇보다 요즘 쓸 말이 있어도 손가락이 게을러 졌다는 거고, 게다가 새삼 새로 시작하는 <공간과 장소> 세미나를 준비하느라 마음이 콩밭에 가 있었고, 깨작깨작 몇 가지 안되는 번역을 하느라고 좀 정신이 없었다. 게다가 요새 1주일마다 수다를 떠니, 글로 풀지 않아도 삶이 견딜만 하다고나 할까. 덧붙여, 하루 방문자를 30명 이하로 떨어뜨리는 것이 목표이기도 했다. ㅋ.

그리고 지난 설날부터는 놋북이 맛이 갔는데, 요 얘기를 해 볼까 한다. 블루스크린이 뜨는 바람에, 시스템 복구도 안되고, 새로 윈도를 깔아도 깔리지도 않고, '전문가의 손길' -- 해당 전문가(?)에게 감사 -- 을 거쳐 어떻게 윈도 설치는 했는데, 램 슬롯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AS를 맡겼다. 근데 웬, 램 문제가 아니라 하드디스크에 베드섹터가 많아서 갈아야 한다나. 재고도 없고 해당 기종이 좀 특이한 하드디스크를 사용하는지라, 가격이 좀 나간다길래...얼마냐니깐, 195만원! 뭐, 어떻게 해서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더라도 한 20만원은 들어간다나. 내 놋북 중고가가 25만-30만원인데.

어쩔 수 없이 그냥 쓰다가 뽀개지면 교체하기로 결정고하고, 다음날 AS를 찾아서 보니, 램을 뺀상태에서, 그러니까 기본 램만 달린 상태에서 부팅을 하니 윈도가 돌았다. 뭔가 알 수 없는 문제겠거니 해서, 이왕 램을 사용하지 않을 테니까, 중고로 팔려고 했는데, 글쎄 램이 망가진 상태였다. 다른 램을 새로 끼우니 잘만 돌더군! 그래도 하드디스크는 폭탄 상태로 계속 유지되겠으나, 블루스크린이 뜨기 전 상태로는 컴이 잘 돌아갔다. 195만원을 2만 2천으로 때운 셈.

그래도 1주일의 시간과, 원인을 알 수 없음에 생기는 정신적 스트레스로 좀 시달렸다. 그리고 집에서는 인터넷을 끊었기 때문에, 놋북이 없으니 작업을 거의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이거...생각 외로 인터넷 의존도가 심하다고나 할까? 일종의 금단 증세가 나타나기도 했고. 놋북과 온라인이 작업도구를 넘어, 나의 일부 -- 사이보그(?) -- 까지는 아니더라도 필수품에 가깝다는 것을 새삼스레 환기하면서, 기분 꿀꿀한 상태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여하튼, 컴퓨터는 거짓말을 안 하지만 사람을 괴롭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근 1주일만에 다시 컴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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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1 19:17 2011/02/1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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