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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서울, 2010/08/06

바닥에서도 아름답게


from 다락방 2010/08/06 09:21

바닥에서도 아름답게        곽재구.

 

 

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날은 올 수 있을까
미워하지도 슬퍼하지도 않은 채
그리워진 서로의 마음 위에
물먹은 풀꽃 한 송이
방싯 꽂아줄 수 있을 까
 

칡꽃이 지는 섬진강 어디거나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한강변 어디거나
흩어져 사는 사람들의 모래알이 아름다워
뜨거워진 마음으로 이 땅위에
사랑의 입술을 찍을 날들은
 

햇살을 햇살이라고 말하며
희망을 희망이라고 속삭이며
마음의 정겨움도 무시로 나누어
다시 사랑의 언어로 서로의 가슴에 뜬
무지개 꽃무지를 볼 수 있을까
 

미쟁이 토수 배관공 약장수
간호원 선생님 회사원 박사 안내양
술꾼 의사 토끼 나팔꽃 지명수배자의 아내
창녀 포졸 대통령이 함께 뽀뽀를 하며
서로 삿대질을 하며
야 임마 너 너무 아름다워
너 너무 사랑스러워 박치기를 하며
한 송이의 꽃으로 무지개로 피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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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6 09:21 2010/08/0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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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from 그냥 이야기 2010/08/06 09:00

서울이다

년 초에 했던 대장내시경 용종절제술 이후.. 별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기위해

다시 대장내시경을 하러 왔다.

어제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느끼한 약들을 먹고 물을 많이 먹고 아래로 아래로 쏟아내고 있다.

속이 불편하다. 배도 고프고. 맛있는 음식과 술을 마시고 싶다.

 

갑자기 비가 온다. 폭염이 좀 식을려나

 

서울도 오랜만에 오면 크게 싫은 도시는 아니다.

못보던 사람들 구경도 괜찮고

못보던 건물들 구경도 좋다.

새로 생기거나 바뀐 무언가를 보는건 눈을 커지게 만든다.

집앞에 공사중이던 건물은 말끔한 빌라로 완성되었다.

창문을 열거나 옥상에서 보면 그들의 거실이거나 방이 보인다.

 

무언가 포기할수없는 것을 위해 많은걸 포기할수있는 사람들

포기할수있는것과 없는것에 대한 판단이 현명했으면 좋겠다.

나도, 물론.

 

언젠가 이런 생각을 했다

 

저 먼 우주에서 우리를 바라보면 지금 너와 내가 옳다 그르다 이야기하고 있는것이 어떻게 보일까?

누가 옳고 그른지 판단하고 싶을까?

지금 누군가에게 화내고 있는 나의 모습을 저 먼 우주에서 바라본다 생각하면...

내 화는 과연 정당한 것일까?

 

과연 옳고 그른게 있기나 한건지..

옳고 그름 따위가 무슨 상관인지..

발끈하는 내모습이 부끄러워 보이진 않을까..

 

판단 가능한건 사실뿐이다. 느낌이 아닌.

 

논쟁이 아닌 서로의 부탁. 간절한 호소만으로 세상이 잘 유지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기엔 우리에겐 너무나 포기할수없는것들이 많다.

혹은 절대 포기할수없는 것들이 하나이상은 있다.

그리고 옳고 그름에 대한 신념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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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6 09:00 2010/08/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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