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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글을 쓰고, 머리 식힐 겸 네이버 뉴스를 봤다.
거기에 첫기사. 아침부터 잡담하게 만드는 뉴스.
엠비씨 보도.
홈에버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호주산으로 속여 팔았단다.
사람들도 관리 감독, 그런 것으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사례를 접하고 나니, 웃기고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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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ANC▶
대형할인마트에서 미국 쇠고기를 호주산으로 속여 판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쇠고기 산지를 속이는 일이 이렇게 쉽다면 앞으로 한우 둔갑을 막을 수 있을지 걱정스럽습니다.
김지경 기자가 보여 드리겠습니다.
◀VCR▶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홈에버 매장입니다.
광우병 위험이 없는 호주산 제품이라며
양념에 재운 쇠고기를 팔고 있습니다.
◀SYN▶ 쇠고기 판매 직원
"(미국산은 없어요?) 미국산은 아예 안
들여오지요. (전혀 없나요?) 안 들여오지요."
식품의 원산지를 관리하는
농산물 품질관리원 단속원과 함께 가서
다시 물어봤습니다.
◀SYN▶ 쇠고기 판매 직원
"(품질관리원에서 무작위 검사 나왔거든요.
이거 원산지 맞아요?) 이쪽에 있는 것만
호주산이구요, 이건 미국산이에요."
창고 안으로 들어가봤습니다.
판매를 앞두고 해동을 시작한
미국산 쇠고기 네상자가 발견됩니다.
◀SYN▶ 쇠고기 판매 직원
"(이것도 판매를 하려고 해동을 시작하신
거네요?) 예, 이것도..."
이 쇠고기는 등 뼈 조각이 발견되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금지되기 직전인,
작년 10월초에 들여온 겁니다.
유통기한이 거의 끝나가는데도
광우병에 대한 우려로 판매가 힘들어지자
호주산인 것처럼 속여 판 겁니다.
◀SYN▶
"미국산같은 경우는 반값 이하로
판매를 하더라도 판매가 거의 안 되는 수준입니다.
(유통기한) 그 전에 판매를 해야하는 것이고..."
홈에버에서는 협력업체 직원의 실수이며,
평소 위생사를 통해 원산지를 철저하게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INT▶이순원/홈에버 구월동지점 식품팀장
"위생사가 하루에 최소 두 번 원산지 정보를
확인합니다. 어제 판매가 시작된 그 물건에
대해서는 판매 경위가 어떻게 된건지 조사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위생사가 출근하지 않는 날에는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SYN▶ 홈에버 위생사
"제가 없으면 과장님이 좀 봐주시고 이렇게
상호 보완이 돼야하는데, 거기서 약간 문제가 있었던 같습니다."
농산물과 수산물, 축산물의 원산지를
허위 표시했다가 적발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정부는 지난 달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 방침을 밝히면서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전담팀까지 꾸려 원산지 허위 표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선 원산지를 속이는 것은
손쉬운 방법으로 외부에선 알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INT▶ 이재복 팀장 / 농산물 품질관리원 원산지팀
"전문가인 저희가 봐도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특히 고기를 양념을 한다든가 끓인
상태가 된다고 하면 정말 어렵거든요..."
제품에 적힌 원산지 표시를 보고
쇠고기를 살 수밖에 없는 소비자 입장에선
불안할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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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도에서, 대기업은 믿을 게 못된다거나 미국산 소고기가 저렇게 팔리고 있으니
쇠고기 못먹게 됐다고 분노하는 사람들 있을 것이다.
그런데 미안하게도,
소비자 입장에선 모든 게 불안할 수밖에 없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를 두고 초반에 촛불집회가 확산될 때
미친소 미친소 하면서 소에게 자신의 불안을 덮어씌우는 사람들이 많아보였는데
다행히 이제 그런 사람들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검역주권 검역주권 하는 사람들도 많앗는데
다행히 이제 그런 방식도 상당히 불안하다는 것을, 아니 불가능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아는 것 같다.
물론 저렇게, 포장지만 보고 호주산 쇠고기일거라 굳게 믿고 사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지만-
내가 정작 싸우고 싶은 것은
소비자, 감시, 국가의 검역 같은 것들이다.
난 소비자라는 개념이 말할 수 없이 공허해보인다. 검역주권이란 것도 일종의 소비자 주권인데
그런 것들이 먹거리와 입을 거리와 살 곳에 대해
위험 요소들에 대해 규정하는 것도 일면 들어볼만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소비자의 시선으로만 본다면
그것이 놓여있는 상황, 배치 자체를 무시한 채 공포에 질릴 뿐이다.
한층 강화된 법, 규제, 감시, 처벌 앞에서 더 한층 하하한층 지고한 법, 규제, 감시, 처벌이 필요한 걸까?
대안에 대해.
일부는 채식, 생협 등을 말하고 있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채식과 생협에 대해서도 소비자로서 접근하는 이상 답은 없다고 본다.
그리고 이미 그렇게 넘어가고 있는 듯 하다.
강릉 동생네, 제부가 생협에 취직을 하면서 많이 망설이는 것을 봤다.
그는 취직도 하기 전에 생협운동 하는 주변의 사람들이 지쳐가는 모습을 본 듯하다.
사람들이 유기농 유기농 하지만, 스스로 유기농업을 아끼는 마음이 없고
자기한테 맞춰진 물건들만 골라가려 하는 바람에 생산물이 부족해진다는 건 안봐도 알 것 같다.
앞으로 식량의 안전성이 사람들의 관심이 되면서 그 사업성은 더 커질 것이지만
사람들이 소비자로 접근하는 이상, 농사짓는 사람, 물건 만드는 사람, 그걸 날라주는 사람 모두
지쳐나가떨어질 것 같다.
엊그제 피자매연대 이사를 하면서, 얼마전까지 피자매활동가를 했던 육*와 이야기를 하다가
활동이 힘들고 어쩌고 하다가
피자매연대를 무슨 인터넷쇼핑몰처럼 여기는 사람들에 대한 증오가 가장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후.
나는 어떻게 하면 더 세련되게 면생리대를 만들까를 고민했었는데- ㅋ
사실 워크샾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그런 걸 물어본다.
피자매연대의 활동의 부진에 대해서도, 면생리대가 아직 많이 불편하기 때문에 실천하기 힘들어서라고도 하고.
그것도 그거긴 한데.
그런데도 역시 젤로 힘든 것은
사람들이 여전히 소비자로 있다는 것이다.
식약청에 자꾸 기대려고하는 사람들에 대해
그 말도 안되는 과학에 똥침을 가하는 몇 가지 사례들을 제시한 후에도
여전이 뒤가 찜찜한 것이.
사람들이 자기 몸에 대해, 자기 몸으로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젤로 무서운 것이다...
동거녀는 홈패션이 로망이고
나는 텃밭 가꾸기가 로망인데
이걸 로망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순 없나.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도 싶고. 돈도 없고... 하여튼.
소비자주의 혁파 운동으로서의 DIY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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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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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후?소비자운동으로 시작된 이번 시위가 이렇게 광범위한 대정부투쟁으로 발전할지는 누구도 예상 못했잖아요. 촛불의 한계에 대해 지적할 수는 있지만, 그 소비자들의 운동에 대한 자각 마저 한계 지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적이라는 학계나 언론에서 입버릇처럼 말하는 '직접민주주의', '거리의정치'라는 표현을 하며 포스트 촛불을 이야기하는 때에 광장에서는 여전히 서로 다른 경로로, 서로 다른 행동으로 현 정권을 규탄하고 있습니다. 촛불이 언젠가는 꺼질 것이라는 것에 안타까워 하지는 않습니다만, 이 기만적인 정부여당과 무능한 야당을 신뢰하지 못하는 시민들은 오뉴월 '광장의 기억'으로 언제든지 '거리의 정치'를 다시 불러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국의 노동자도 단결하지 않는데 만국의 소비자는...머~ 또, 현국면에서조차 현대차노조의 정치파업 부결은 또한 이미 예상했던 바이겠죠.
근데, 소비자주의 혁파는 무엇으로 가능할까요.
거리의 정치가 생활의 정치가 되고, 직접민주주의는 참여민주주의, 지역자치로 이어진다면 가능할까요. 광장의 촛불이 대안사회의 오브제가 될 순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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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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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고마워요. 제가 쓴 글의 말투가 정돈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소비자들의 운동에 대한 자각에 대해 한계를 짓는 뉘앙스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글 쓸 때 말하고 싶었던 것은 촛불의 한계라기 보다는,
촛불에서 내내 제가 불편했던 지점에 대한 것이어요.
'미친소'라는 말에 대해 불편해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검역주권'이 대안으로 외쳐지는 것에 대해,
그리고 이를 보도하는 뉴스에서 '소비자의 입장'이라는 것이 강조되는 방식에 대해 지적하고 싶었던 거죠.
포스트 촛불론에 대해, 오히려 지금 촛불이 계속되고 있는데 그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던질까를 고민하는 게 훨 좋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주의에 넘어서는 것은 함께 고민해볼 문제지만,
기본적으로 욕망을 개인의 것으로 환원시켜버리는 것, 그리고 국가나 기업에 의한 안전 메커니즘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광장의 촛불이 대안사회의 오브제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좀더 구체적인 내용들이 오갔으면 좋겠습니다.
답글로도 좋고,
어제는 넘 시간이 없어 말을 못 건냈는데, 담에 얘기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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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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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일본 잘 다녀오시구요. 더 많은 상상력을 얻어오셨으면 합니다.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하려면 제가 좀 더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정세?도 더 파악해봐야 할 것 같구요. "촛불이 대안사회의 오브제가 될 수 있을까"라는 것은 촛불이 과연 직접민주주의(참여;자치)의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시작한 것이구요. 검역주권, 건강권 등의 권리가 주로 소비자의 입장으로 다뤄지는 부분은 물론 아쉬운 대목이긴 하지만, 현재의 촛불이 거기까지라고 보면 어쩔 수 없는 것이죠. 그럼에도 '촛불'이 일관되게도 참 다양한 목소리로써 나오고 있습니다. 이 속에서 제가 바라보고 싶은 것은 '광장'이 주는 '자치'인데요. 이것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는 앞으로의 숙제이고 남은 날들에 해야할 몫이라 생각합니다.어쨌든 촛불이 국가 ; 청와대와 정부여당의 무능과 부조리는 물론, 의회권력 또한 어떤 미래를 보여주지 못한다라는 것에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안을 말할 수 있는 그러한 "행동"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대안은 진행중이다라는 것을 알려내는 "행동"을 만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얘기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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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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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그래요.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