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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혹, '진보' 안의 '수구'

우리는 혹, '진보' 안의 '수구'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문제를 냈다. '여러분, 여기 사과가 열 개 있어요. 그런데 지금 철이가 세 개를 먹었어요. 그럼 몇 개가 남았을까요?'

 

한 아이가 답했다.

 

'세개가 남았습니다!'. 틀립 답이라는 신호를 주고, 다시 아이들에게 '몇개가 남았을까요?'하고 재차 물었다. 그런데 그 아이는 계속해서 '선생님 세 개라니까요'라고 소리를 친다.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오른 선생님, 그래도 교육자의 마지막 인내심을 발휘해서 '왜'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아이 왈 '우리 어머니가 먹는게 남는거랬거든요. 세 개를 먹었으니 세 개가 남은 게 맞잖아요'

 

이 아이는 아마도, 교실에 선글라스낀 아저씨나 머리가 벗겨진 아저씨의 사진이 걸려있던 시대의 학생이었다면 비오는 날 먼지나도록 맞았을 것이고, 요즘 같으면 상상력이 풍부하다거나 혹은 창의적이다는 운좋은 칭찬도 받을수 있었을 게다.

 

그러나, 어찌됐건 난처한건 아이보다는 선생님일게다. 아이의 답이 나온이상 수학적 논리로 아이의 대답을 오답으로 처리할건지 아니면 아이가 부모로부터 학습받은 '구전명제'속에서 정답처리를 해야할것인지 선택은 선생님이 해야 하니까!

 

지난 몇 달전쯤에 '참여정부평가포럼' 같은 노비어천('盧飛御天) 집단이 생뚱맞게 각종 수치를 국민들에게 들이댄적이 있다. 성장률이 얼마고, 주식시장의 주가지수가 어떻고... 그러면서, 참여정부가 경제를 못했다는 근거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이 질문을 받은 국민들은 수학적 논리, 경제적 논리는 완전 제쳐두고, 경포대,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하며 등을 돌렸다.  그러자 참평 선생님들은 이 우민(愚民)한 국민들에게 대포(대화포기)를 쏴대다가 그들만의 근거지로 숨어가 '盧飛御天歌'만 불렀다.

 

새해가 밝은 지금, 민주노동당을 한번 보자. 민주노동당은 지난 대선에서 참혹할 정도의 냉정한 국민들의 평가를 받은 터이다.

 

그런데도 내부에는 책임지는 세력이 없고 세상과는 동떨어진 자기최면의 평가가 난무한다. 모든 비판은 유령을 대상으로한 비판이고, 이렇게 된건 '짝퉁좌파, 위장좌파'인 노무현 정부의 실정 때문에 동반피해를 입었다는 거다. 이렇다면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게된다. 이 기대상실의 이유는 '지지율 3%'라고 하는 국민들의 창의적의 대답을 인정치 못하는 교조적, 신앙적 집단 그 이상,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노동운동 또한 마찬가지다.

 

대기업노동자 혹은 내가 속한 기업의 울타리라는 허위의식에 갇혀 빠져 나오지 못하는 이상, 내 월급봉투에 잔업수당이 빠짐없이 빼곡히 채워지는 것에 안주하는 이상 우리는 고립을 빠져 나올수 없다.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우리 노동운동에게 보내는 비판의 수위를 넘은 살기(殺氣)에 대해 정말 창의적으로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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