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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0/05/04
    초등3학년 아이의 시험과 ‘아빠의 버럭’
    없는데요
  2. 2010/02/09
    MB! 언론 밟고, 하이킥
    없는데요
  3. 2009/12/01
    암흑의 시대로 돌아간, 노동기본권
    없는데요
  4. 2009/11/10
    전태일 열사, 그리고 노동법(1)
    없는데요
  5. 2009/11/03
    공무원, 그들도 심장이 있다.
    없는데요
  6. 2009/10/27
    공중부양 ‘허경영’만 외쳐볼래!
    없는데요
  7. 2009/10/20
    지주와 마름, 소작농
    없는데요
  8. 2009/10/13
    투쟁 조끼
    없는데요
  9. 2009/10/07
    깨지고, 또 깨져도
    없는데요
  10. 2009/09/22
    충북대병원노동자의 ‘낮은 곳으로 연대’,
    없는데요

초등3학년 아이의 시험과 ‘아빠의 버럭’

초등3학년 아이의 시험과 ‘아빠의 버럭’


초등학교 3학년인 큰 아이 녀석이, 깨진 송판을 들고 와서는 자랑을 한다. 태권도 학원을 다닌지 한달 정도 됐는데, 자기가 격파를 한 것이란다. 그런데, 이게 웬일! 송판에는 빨간 매직으로 ‘아빠의 버럭’ 이란 글자가 써있다.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물었다. 아이 녀석이 슬그머니 꼬리를 빼려 한다. 다시 물으니, 아이녀석이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관장선생님께서 가장 혼내주고 싶은 것을 송판에 적어놓으라 했다는 것이다.


아이녀석의 대답을 듣고 나서는 되레, 내가 무안해진다. 사실 나는 아이녀석에게 ‘버럭’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화를 종종 낸 편이다. 매번 다짐하면서도 사실, 잘 고쳐지진 않는다. 다시, 최근에 내가 아이녀석에게 ‘버럭’ 한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봤다.


지난주에, 아이는 학업성취도 평가시험을 봤다. 시험을 이틀 앞둔 날, 아이 엄마는 EBS 문제집을 한권 사들고 와서는 주말동안에 아이와 시험문제를 풀어보라 했다. 시험문제집에는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그리고 영어등 전체 8회 정도의 기출문제, 유형문제등이 실려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에 불과한 아이에게 벌써부터 이래야 되나 싶긴 했지만, 아이엄마의 눈치가 있기에 주말동안에 아이녀석을 붙잡고 문제집을 풀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시험문제를 반복해서 풀수록 계속해서 점수가 떨어진다. 나중에는 너무 쉬운 문제조차도 틀린다. 첫 번째 틀린 문제에 대해선 같이 교과서도 보고 충분히 설명해줬는데, 도무지 개선이 안된다.


아이가 집중력이 떨어지는 걸까! 아니면, 강제로 문제집을 풀게하는 것에 대해서 반항하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버럭’.


그러나, 토요일을 그렇게 지나고 나서 일요일날에는 생각을 바꾸었다. 문제를 반복적으로 푼다해서 아이의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이 문제를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닌데, 계속해서 문제를 풀라고 하니 실증이 났고,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다. 그러니, 아빠와 하는 공부가 재미가 있을리 있겠는가! 나머지 문제집을 다 풀어놓으라고 엄포를 놓고 출근한 아이 엄마.


무시하기로 했다. 아이 녀석에게 밖에 나가서 놀자고 했다. 그리고, 엄마 오기 전까지 실컷 놀다오라고 했다. 그리고, 실컷 논다온 아이에게 교과서만 다시 한번 읽어보라고 했다.


초등학교 3학년. 맘껏 뛰놀고 여러 가지를 눈으로 보고 촉감으로 익힐 그 나이. 우리 어른들이 시험이라는 이유로, 공부를 짜증나게 만들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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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언론 밟고, 하이킥

MB! 언론 밟고, 하이킥


다섯 살난 아이녀석, 저녁때면 그림 동화책을 들고 온다. 읽어 달란 것이다. 아이 녀석이 가져오는 책은 골라온 것만 다시 골라온다. 고를수 있는 책은 더 있어도, 골라 오는 것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거기서 거기다. 


그러다 보니, 읽어주는 것도 고통이다.  그런데, 그것뿐이랴!  이야기와 줄거리가 마냥 비슷하다. ‘신데렐라’ 이야기와 ‘콩쥐 팥쥐’ 이야기를 보자!


행복하게 태어난 이 두 소녀에게, 어느날 어머님이 아프시다. 안타깝게도 하늘 나라로 가신다. 그리고, 곧이어 새엄마가 오신다. 물론, 새로운 언니, 혹은 동생도 같이... 그런데, 이들은 한결같이 성격도 못됐다. 착한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역이다.


그리고, 다시 아버지도 아프시고... 어머님의 전철을 따른다. 이어 신데렐라와 콩쥐의 눈물겨운 고생은 극에 달한다.  한쪽에선 왕자님의 무도회가 열리고, 한쪽에선 잔치가 열린다. 눈물겨운 주인공의 고생은 요술할머니와 황소, 두꺼비, 선녀님이 나타나 해결해주고 예쁜 옷과 신발을 주신다. 드디어  왕자님과 원님 아들과 만남이 이루어지고, 이들은 인연은 벗겨진 신발이 연결시킨. 차이는 유리구두와 꽃신. 공통점은 둘다 발이 작다는 것.


그리고, 왕자님과의 결혼, 원님 아들과의 결혼에 의해 신데렐라와 콩쥐의 고달팠던 인생이 구원을 받는다.


이명박 정부 들어선 이후, YTN과 KBS가 똑 같았다. 신데렐라와 콩쥐팥쥐는 주인공 이름이라도 틀렸지만, 우리나라에선 ‘방송문화진흥위원회(방문진)’이라는 주인공 이름도 똑같다. 어제, 또 다른 3편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주인공 ‘방문진’의 맹활약에 드디어 MBC 엄기영 사장이 사퇴를 했다. 언론인의 마지막 자존심마저  굴종을 요구당했던 그가, 영혼마저 팔순 없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남기면서 그는 마지막 퇴근을 했다.   


이제, 우리는 매일같이  그 신물나는 똑같은 줄거리의 콩쥐팥쥐와 신데렐라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사실, 알고보면 콩쥐팥쥐, 신데렐라 이야기는 얼마나 가부장적이고 여성비하적인 전근대적인 줄거리인가!   


하긴, MB 정부의 대변인은 대통령의 말까지도, ‘마사지’ 해줬다. 총리의 말까지도, 재녹화해 편집하라는 친절함까지도 강요했다. ‘방문진’을 앞세운 MB의 하이킥은 국내굴지의 언론에 ‘실신’ 하이킥을 날렸다.


두고 볼일이다. 우리의 언론인들이 역전KO 승을 일궈낼 끈기와 생명력이 있는지, 아님 여기서 ‘MB어천가요무대’로 남을지. 언론인, 그리고 MBC 언론 노동자들의 저력이 어디까지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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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의 시대로 돌아간, 노동기본권

암흑의 시대로 돌아간, 노동기본권


 

어제(화) 아침, 전국철도노조 사무실과 전국공무원노조 사무실에 경찰력이 투입돼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한편, 한국노동연구원에 직장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우리나라 국책연구원중 최초의 사건이다.


 

이렇게, 동시다발로 경찰력을 앞세워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이 진행됐던 적은 드물다. 이런일이 벌어진 대에는 공기업노조에 대해 제대로 손을 보겠다는 MB정부의 초강경노동적대적 감정이 베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반증하듯, 수명의 장관이 철도노조의 파업이 불법이라며, 엄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런데 한번 살펴 보자! 과연 누가 더 많은 ‘불법’을 저질렀을까! MB정부가 불법이라고 하는 철도노조의 파업은 과연 불법일까! 공무원노조의 노보(노동조합의 홍보 신문) 배포가 과연 불법일까!


 

노동조합의 파업의 정당성을 가르는 데에는 크게 3가지 기준으로 본다. 즉, 쟁의행위 내용의 정당성 여부, 절차적 정당성 여부, 수단의 정당성 여부다.


 

올해, 코레일 허준영 사장은 철도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중 무려 100여개의 개악안을 들고 나왔다. 임금을 삭감하고 5천여명의 인원을 해고하는 그야말로 노동자 입장에선 엄청난 양보를 요구한 것이다.


 

어느 노조가 자신의 동료 5천여명을 자르는 데에 동의를 해줄 어용짓을 할수 있을까! 급기야, 코레일과 철도노조의 단체교섭은 파행으로 치달았고, 급기야 노동위원회의 조정철차를 거치게 되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결국, ‘조정중지’ 결정을 했고, 이로서 철도노조는 합법적인 파업을 진행할수 있게 된것이다. 그리고, 노조는 법에 정해진 필수인력을 공급했고, 수단적인 면에서도 어떤 법위반행위조차 없었다.


 

반면, 코레일 허준영 사장은 노동조합법으로 금지된,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등 노동조합법을 위반했다.


 

공무원 노조 또한 억울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공무원법에 금지된 단체행동을 했다는 주장인데, 실상은 즉, 공무원노자가 민주노총 주관하는 노동자대회에 조합원을 참여를 독려하는 신문을 배포한 것을 지칭하고 있다.


 

MB 정부와 각료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철도노조는 정부의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방안’에 대해 반대하는 불법정치파업이고, 공무원들이 국가정책을 반대하는 행위를 어떻게 ‘용납’하냐는 거다.


 

이 연장선에서 이런 일들이 버젓이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 법치는 없다. ‘불법’이냐, ‘합법’이냐는 최종적으로 사법부의 판단 몫이다. 행정부가 먼저, 사법부의 판단 몫을 대리할 수도 없다. 그런데, 이 모든 절차를 무시하고, 미친 칼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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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열사, 그리고 노동법

전태일 열사, 그리고 노동법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장님이 있다. ‘이게, 말이나 됩니까! 월급으로 120만원을 주기로 했는데, 노동부가 뭔데 갑자기 월 300만원을 주라고 하는 겁니까! 난, 죽어도 못 줍니다.’

 

이 사장님의 말은 사실이였다. 체불임금등 근로기준법 위반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노동부는 이 사장님이 운영하는 업체에서 노동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매월 체불임금 규모를, 이렇게 파악하고 지급명령을 내린 것이다.

 

어떠신가! 이 사장님의 딱한 처지가! 나름,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고, 노동부 행정명령대로 한다면 이 기업이 생존할수 있을까 하고 걱정도 생길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걸까! 사실, 가장 큰 잘못은 ‘무지(無知)’에서 기인한 것이다.

 

어떤, 무지가 있었던 걸까! 이 사업장에서 노동하는 사람의 근무형태는 ‘24시간 맞교대 근무’ 형태이다. 즉, 하루 24시간 일하고, 하루쉬고 다시 하루 24시간 근무하는 형태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에선 1일 기준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한정하고, 이 시간을 초과하는 근무시간엔 기본시급이외에 50% 가산된 수당을 지급하게끔 강제하고 있다. 물론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의 시간대에는 야간근로수당이라 하여 추가로 50%의 수당을 가산한다.

 

이렇게 되니,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등의 합이, 기본급여 120만원보다 배가 넘는 180여만원이 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매월 120만원으로 약정했던 월 임금이 300만원이 된 것이다.

 

딱하신가! 근로기준법에 무지했던 이 사장의 처지가 딱하게 느껴지시는가! 그런데, 한번 시각을 바꿔 사장님의 처지가 아니라, 노동자의 처지에서 바라본다면!

 

이건, 착취다. 왜냐면 당연히 지급받아야될 임금중 매월 180여만원을 지급받지 못한거다. 근로기준법이란 것이 무엇인가!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와 사회가 법으로 ‘하한선’을 정해놓은 것이다.

당연히, 근로기준법에 의해서 받아야 될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장시간 노동을 강요받은 것이다. 여기서 당연히 피해자는 사장님이 아니라 노동자인 것이다.

 

사실, 이 기업체는 노동자에게 그 정도의 임금을 지급할 지불능력은 없다. 그리고, 그 이후에 이 사업장은 문을 닫았다.

 

그렇다 해도, 이 사업장의 존폐가치보다 더 우선 한것은, 아니 더 공익적인 것은 근로기준법의 가치와 노동자들의 권리를 침해받지 않을 가치다.

 

이런 가치들에 대해서 사회는 교육시켜야 한다. 그런데 어떤 교육기관에서도 근로기준법등을 제대로 알려주는 곳이 없다. 사실, 이 사업장의 사장님도 그렇고, 여기 있는 노동자들도 이런 법이 있다는 것을 그때서야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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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그들도 심장이 있다.

공무원, 그들도 심장이 있다.

 

나의 첫째아이. 사내아이. 초등학교 2학년. 이녀석과 충돌했다. 별이유도 없다. 지난주 ‘놀토’가 아닌 토요일. 잠에 푹 빠져있는 아침에 아이녀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텔레비전 볼께요’. 잠결에 ‘응’하고 자동 응답하고, 뒤이어여 ‘몇시니?’라고 물었다. 아이 녀석 대답 ‘8시요’

 

허둥지둥 깰 수밖에 없었다. 아이는 8시 20분이면 집에서 출발해야 학교에 가니까! 눈 비빌틈 없이 일어나, 밥솥을 여는데, 밥이 없다. 밥이 없으면 손쉬운 방법. 콘 푸레이크에 우유 한잔. 아이는 이게 더 큰 사랑인줄 아니까.

 

우유에 섞어 주고 먹는 모습을 보는데, 뭔가 이상하다. 이상한 느낌에 시계를 보는데 9시가 넘었다. 분명 아이 녀석은 8시라 했는데, 9시가 넘었다. 핸드폰 시계를 확인하는데 9시가 넘었다. 지각이다.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아이의 지각.

 

그런데, 심장 박동 뛸정도의 아빠의 긴장감과는 다르게 아이는 태평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녀석은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 시간을 속인것.

 

잠깐 짬을 내 물었다. ‘ 이놈아. 왜 아빠한테 8시라고 했어. 너 오늘 학교 가는 날인데’. 아이녀석 왈 ‘ 아빠가, 몇시냐고만 물었잖아요’. 맞다. 아직 9시가 안됐으니까.

 

아침의 소동은 뒤로하고, 아이가 학교 끝나고 와서 대화를 시작했다. 내 요량으론 학교를 안가는 이 녀석에게 뭔가 꼬투리를 잡을 요량으로 이것 저것 물었다. 그런데, 아이의 논리는 의외로 진지했다. 그냥, ‘이 녀석, 학교 가기 싫어 아빠한테 거짓말을 해’라고 혼내줄 요량이였는데 그녀석이 말하는 것은 구체적이다.

 

결론은 내 잘못이고, 그 아이 녀석과 대화를 진지하게 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9살짜리 녀석이라고 막 대하다간 ‘왕따 아빠’ 딱 그 꼴이다.

 

“공룡 판박이에 푹 빠져 있는 6살 사오정. 어느날 목욕탕에 갔는데 바로 앞에 용문신을 한 남자가 샤워를 하고 있었다.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더니 사오정이 말했다.

‘아저씨 이렇게 큰 판박이는 어느 문방구에서 팔아요’

 

공무원. ‘공복(公僕)’이라 했다. ‘국가(國家)ㆍ사회(社會)의 심부름꾼’이란다. 9살 아이녀석도 생각이 있고, ‘사오정’도 용기가 용기가 있다. 그들에게 심장은 커녕, 생각을 빼내라 한다. 민중의례를 금지하고, 국민의례만 하렌다. 안그러면 처벌한댄다. 그냥 웃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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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부양 ‘허경영’만 외쳐볼래!

공중부양 ‘허경영’만 외쳐볼래!

 

말이란 것이 정말 무섭다. 한입 건너고 두입 건너면, 엉뚱한 말로 변색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오해의 원인이 되고 상처가 된다. 상처가 된 뒤의 말은, 수습하기도 어렵다. 위로하기도 어렵다. 그러면 두고두고 상처와 감정의 골로 남는다. 이때는 약도 없다. 오로지 시간이 흘러 망각을 기약할 수밖에.

 

그래서 말은 무섭다. 그런데, 이 무서운 말들 중에 사람들이 가볍이 웃어버리고 가는 말이 있다. 아니, 신경조차 주지 않는 말들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하얀 거짓말’의 주인공, ‘허본좌 허경영’의 말이다. ‘공중부양’을 하고, ‘우주와 소통’을 하고, ‘4차원의 음악’을 하고, ‘IQ 300'을 말해도 사람들은 웃어준다.

 

허튼 사람으로 치부하기는 커녕, 엔터테인드먼트로 받아 들여 웃는다. 함께 콘서트장에 몰려 ‘허경영’을 외친다. 이 시대, 허경영의 ‘하얀 거짓말’은 웃음의 요소다.

 

정치인들처럼 말을 많이 쏟아내는 사람도 드물다. 특히나 선거철만 되면 ‘없던 지하철도 생기고’, 1조원대의 천문학적 공약들이 후보자의 말을 빌어 쏟아진다. 유권자들은 이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의 말들을 아예 공약(空約)이라고 단정한다. 애초부터 거짓말을 쏟아내는 사람들로 규정지은 것이다. 더 나아가, 쓰레기더미로 치부하는 유권자들도 있다.

 

그런데, 유권자들은 알면서도 이들의 거짓말에 속아준다. 더불어, 속아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계속해서 거짓말들을 쏟아낸다. 돌고 도는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거 진행중이다. 그러나, 이 보다 더 작은 단위인 기초의회 선거도 그렇고, 하다못해 제일 큰 선거일 대통령 선거도 그렇다. 돈 들어가는게 아니니,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온갖 말의 성찬들이 쏟아진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나면 말을 바꾼다.

 

이게,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내일이면, 이제 우리 지역에서도 그들이 쏟아낸 말들을 두고, 유권자들은 하나의 선택을 해야된다. 어쩔수 없이 주어진 네모표안에서 선택을 해야한다. 그래서다.

 

그들이 쏟아낸 말들에 대해서, 더 너아가 그들 집단이 쏟아낸 말들에 대해서 곱씹어 보아야 한다. 농민은 농민의 입장에서, 노동자들은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서민은 서민의 입장에서, 지역민은 지역민의 입장에서 돌아보야 한다.

 

그렇게 무겁게 한표를 던져야 한다. ‘허경영’을 외쳐볼 요량이 아니라면, 무겁게 투표장에 입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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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와 마름, 소작농

지주와 마름, 소작농


뉴스 화면에, 낯익은 얼굴이 나온다. 그 낯익은 얼굴은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지게차에 매달린 1톤이 넘는 대형 쌀포대 밑을 낫으로 그었다. 그리고, 나락은 아스팔트 바닥에 한없이 쏟아지고, 그 위로 지나가던 차들이 나락을 짓이기고 지나간다.


이것이, 현재 농심이다. 1만원 이상 떨어진 벼 수매가에 갈갈이 찢어진 농심의 현주소. 그나마도  추곡수매물량도 전년에 비해 줄었다. 이래저래 울상이다.


지난주, 한 방송의 시사프로그램에 나온 한 기자는, 이런 방식의 시위는 농심(農心)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본디 우리 이땅의 농심은 농작물을 상품으로 재배한 것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행위로 보았다고 했다. 그런데, 어찌 상품을 대하듯, 스스로 농심을 깍아내리는 시위를 하냐는 핀잔이였다.


일면, 그럴듯 해 보인다.  그런데, 어제 뉴스화면에 낫으로 벼포대를 그었던 그 낯익은 그니. 오히려 그s니야 말로, 그런 농심(農心)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별로 관계도 없는 내게,  항상 단호박이며 호박이며 스스로 키운 농작물을 보내주던 그니. 부자들뿐만 아니라, 노동자들도 좋은 유기농 먹거리를 먹을수 있어야 한다던 그니였다.


예전, 한미FTA 반대 운동을 하다 수배되었을 당시, 천막에서 만났던 그니는 어떤 음식도 남기는 경우가 없언던 그니.


오죽하면, 그런 그니가 나락을 아스팔트 위에 버리게 되었을까. 그 심정은 어땠을까!


황금들판, 황금들녁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황금은 누구에게나 같은 의미가 아니였으리라. 몇십년전만 해도, 지주와 소작농의 관계속에서 탐욕과 수탈의 의미로 다가왔을 터이다. 시간이 지난 지금, 그 황금들녁은 농약값, 비료값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가질수 없는 황금이리라.


가을은 깊어간다. 만산홍엽도 이제, 잎사귀를 털어낼 터이다. 그리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그 황량의 뒤안길로 접어들 터이다.


아무도, 보듬어주는 이가 없다.  4대강 사업에 고삐 풀린 혈세는 있어도, 농민들 어루만지는 혈세는 없다. 그리고, 이 4대강 사업으로 농토를 빼앗기는 무수히 많은 농민들은 내년 봄, 피토하는 아우성을 칠 것은 뻔한 일.  아이들 무료급식 사업을 많이 진행했다며 교사를 징계하는 마름은 많아도,  이 아이들의 점심을 위해 혈세를 쏟자는 정부는 없다. 


일제치하는 벗어났어도, 지주와 마름, 소작농의 관계는 여전히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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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 조끼

투쟁 조끼

 

한달에 한번 모이는 충청타임즈 독자권익위원회. 이 자리는 생각보다 정겹다. 그리고 날선 자리다. 모인 자리에서 색(色)이 확연히 구분되는 대척점이 있다. 하나의 대척점은 본인이고, 또 하나의 대척점은 오수희 충북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이다. 오회장의 색은 ‘빨주노초파남보’의 화려함이고 본인은 검정색이거나 혹은 곤색의 ‘조끼’이다. 오회장의 색은 긍정이고, 나는 부정이다.

 

어느날인가, 이 자리에서 오회장은 나에게, 말했다. ‘왜, 민주노총은 맨날 조끼만 입어. 칙칙하잖아. 그거 안입으면 안돼. 보기 좋게 입어. 그러면 더 쉽게 다가오잖아’

 

이른바 색깔론이다. 물론, 이 색깔론이 나에게 먼저 던져진건 아니다. 충청타임즈에 먼저 던져졌다. 오수희 회장은 보기좋은 신문을 강조하셨다. 색(色)을 강조하셨다.

 

사실 속으론 크게 공감했다. 속으로 그럴진대, 겉으로 제대로 반격이 나올리 없다. 그냥 웃었다.

 

사실, 노동운동이 공장안에 갇혀 있는 느낌이 들때가 많다. 요즘같이, 정권과 보수언론이 집중포화를 퍼 부을 때면, 느껴지는 고립감은 태평양의 섬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공무원도 월급쟁이다. 월급쟁이인 공무원은 당연히 노동자다. 그런, 공무원들이 민주노총에 가입한 사실을 두고, 온갖 구실을 다 붙여, 나라가 절단날것처럼 호들갑 떠는 정부와 한나라당, 그리고 그 보수언론의 행태를 보면 ‘고립감’이 아니라, 공포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조끼는 이시대, 노동운동의 징표이자 상징이다. 그러나 한편, 나에겐 부담이기도 하다. 안에 있는 사람에겐 넘어가선 안될, 그리고 밖에 있는 사람에겐 들어오기에 장벽같은 경계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젠 버겁다. 이 경계선이 분단의 휴전선처럼 질곡으로 느껴진다.

 

우리가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 어찌보면 우리는 너무나 많은 장벽을 스스로 세웠는지도 모르겠다. 기업의 울타리. 조끼. 차이를 인정 하지 않는 경직된 구조. 원칙과 현실속에서 원칙만을 고수하는 구조.

 

촛불 소녀의 발람함과 재치가 부담감없이 노동운동내로 들어오고, 실업에 저항하는 프랑스 고등학생 대학생들의 수십만 행렬이 자유로이 노동운동내로 들어올수 있는 이런 편안하고 경직되지 않은 구조가 되었으면 좋겠다. 더 많은 상상과 기획이 노동운동에서 가능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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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지고, 또 깨져도

깨지고, 또 깨져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그것이 잘 이루어지도록 경험을 나누어 주는 것이다. 때론, 의식적으로 노동조합을 만들도록 사람들을 모으고 설득하는 일도 한다.

 

그런데, 최근 2년정도를 돌이켜 보면 민망하기 짝이 없다. 나와 인연이 맺어진 노동조합, 그리고 사람들. 처음 목적한 바를 이룬 곳이 거의 없다. 거의 대다수가 그 회사에서 해고되거나, 노동조합이 해산되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내 노동운동의 ‘운전면허’조차 의심하게 된다.

 

자동차 정비일을 20년 가까이 했다는 분과 소주 한잔을 기울이면서 탄식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공이 깊어지고 기술적인 완성도가 커지는 그 앞에서 상대적으로 비교되어지는 나.

 

노동운동과 그 언저리에서 어언 15년 정도를 함께 했는데, 맨날 그 자리다. 소주한잔에 2년 동안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조합원 6명으로 노조를 결성했다가, 과거에 회사 물품을 몰래 내다팔았던 위원장의 전력 때문에 노조해산과 위원장의 사법처리를 맞바꾼 사업장. 그런데도, 결국 위원장은 구속되고 나머지 5명은 회사를 떠났다.

 

전체직원 60명에 30명으로 노조를 결성했던 모 환경폐기물 사업장. 조폭까지 동원된 회사의 압박에 조합원수는 11명만 남고,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약간의 위로금에 모두가 회사를 떠났다.

 

조합원 10명 내외의 사회복지시설 3곳. 모두가 1년 단위 계약직이였던 이 곳에서는 해고도 아니고, 계약해지, 혹은 계약만료라는 구실에 사업장에서 쫓겨났다. 그리고, 그렇게 노동조합은 없어졌다.

 

충주에 있던 모 사회복지시설. 시설폐쇄라는 사업주의 고귀한 ‘고유권한’이라는 철옹성을 넘지 못하고 결국 노조는 해산되었다.

 

어디 이뿐이랴! 다 옮겨 적지 못한 곳이 대여섯군데 더 있다.

 

벼룩도 낮짝이 있다고, 억지로라도 변명거리를 찾아야 했다. 이 사업장을 자세히 보니 공통점이 있다. 바로 규모가 영세하다는 것이다. 거의 대다수가 50인 이하 사업장이였던 것이다. 그런데, 어디 규모만 작으랴! 다들 최저임금에 기반한 취약한 노동자들이고, 고용형태가 비정규직이다.

 

그래서 더 힘들다. 조직되기도 힘들고, 사업주는 지불능력이 적고,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존재한다. 언제, 잘릴지 모르고 법의 보호도 외면된다.

 

애써, 위안을 삼는다. 앞으로 더 깨지고, 더 힘들어져도 이런,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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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병원노동자의 ‘낮은 곳으로 연대’,

충북대병원노동자의 ‘낮은 곳으로 연대’,

 

 

“낮은 곳에 피었다고 꽃이 아니기야 하겠습니까. 발길에 채인다고 꽃이 아닐 수야 있겠습니까. 발길에 채이지만 소나무보다 더 높은 곳을 날아 더 멀리 씨앗을 흩날리는 꽃. 그래서 민들레는 허리를 굽혀야 비로소 바라볼 수 있는 꽃입니다. 민들레에게 올라오라고 할 게 아니라 기꺼이 몸을 낮추는 게 연대입니다. 낮아져야 평평해지고 평평해져야 넒어집니다. 겨울에도 푸르른 소나무만으로는 봄을 알 수 없습니다. 민들레가 피어야 봄이 볼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김진숙. 책 ‘소금꽃 나무’중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용접공으로 알려진 민주노총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 그녀가 정규직 노동자의 비정규 노동자에 대한 연대를 촉구하면 쓴 글이다. 신영복 선생께서도 연대는 ‘낮은 곶’을 향해햐 한다고 했다.

 

“하루 24시간 일을 해야 하니, 가정이나 개인생활은 엄두도 못 내요. 그런데 그렇게 한 달을 일해도 실제 수입은 130~150만원 수준입니다”, “간병인 유료소개소 사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으로 같은 일을 하는 사람과도 마찰이 잦아 가장 힘들어요”, “짐 보따리가 많다고 구박도 많이 받아요”, “씻을 곳도 잠 잘 곳도 모두 다 마땅치 않아요.”

 

충북대학교 병원내에 있는 간병인들의 호소다. 모두가 외면했던 이 호소. 이 분들에게 충북대병원 노동자들이 손을 내밀었다. 이 분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정규직 노조가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대신 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기위해 조합의 문호를 개방하고 조합원으로 가입시켰다. 이 과정은 3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간병인들의 실태를 조사하는 설문지를 돌리고,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런 3년의 시간을 통해, 서로의 벽을 허물고 이제 하나가 된 것이다.

 

동시에, 병원내에 있는 간접고용(용역) 노동자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청소용역업체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위반을 찾아내고 함께 싸웠다. 장례식장에 근무하는 용역업체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그리고 병원에 직접고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장기 임금체불을 당한 음성현대굿모닝병원의 노동자. 그들에겐 투쟁기금도 없다. 그런 그들에게 충북대병원 노동자들이 낸 조합비를 아낌없이 지원한다. 더불어, 노조 전임자가 이들과 동고동락하며 해결책을 찾기위해 땀방울을 흘린다.

 

충북대병원 노동자들과 함께 맞잡은 손. 좋은 결실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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