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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배꼽' 하는 우리사회

'노루배꼽'  하는 우리사회

 

 

제사를 지내다보면, 차례상 차리는 것부터 이런 저런 말들이 생긴다. 예전 같으면, 집안이 같은 지역에 이웃해서 살다보니 격식에 큰 차이가 있을리 없었겠지만, 지금이야 가족들이 전국각지로 뿔뿔이 흩어져서 지내다보니 제사 예법에 지역색이 반영되어 '이게 먼저네, 저게 먼저네'하는 식으로 말들이 오간다. 매번 겪는 것이지만 이번 우리집 제사에도 아버지, 작은 아버지, 큰집 장손 간에 이런 저런 소리가 오간다. 이를 지켜보던 작은어머니께서 '노루배꼽'이란 애기를 해주셨다.

“옛날 어느 마을에, 남자들이 다 죽고 한사람만 살아남았지. 제사를 지내는데, 제사 예법을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게야. 그리고 살아남은 그 사내도 제사를 지내는 걸 하나도 몰라. 
그런데, 다행히도 살아남은 사내가 강배짱이야. 아무것도 모르면서 다 아는 것처럼 그럴듯하게 제사를 진행하는 거야. 그리고 절을 다 하고나서는 꼭 ‘노루배꼽’하고 외치는 거야. 그런데, 어느날 이 마을을 지나던 한 양반이 이 마을 제사를 보게 되었어. 절로 막 웃음이 나오는 거야. 모든게 다 엉터리거든. 그래서 이 양반이 마을사람들에게 자신이 제사에 대해서 아는게 있으니 가르쳐준다 했어. 지방도 다시 쓰고, 예법에 맞게 제사를 지냈어. 그리고 그 양반은 떠났는데, 마을 사람들은 영, 뒷맛이 개운치 않거든. 그래서, 다시 마을사람들을 모아서 절을 하고는 다같이 ‘노루배꼽’ 하고 외쳤다는 거야“

얼마전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은 최근 "우리나라 대기업 대졸 초임이 일본보다 높다"며 대졸초임과 대기업 고임금자 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리고, 이 주장이 나오자마자 주요 신문, 그리고 국영방송 KBS 같은 공중파 뉴스 첫머리를 장식했다. 담방 그 다음날 라디오 토론프로그램에 메뉴로 등장하고, 청취자들은 우리나라 고임금을 비판하기에 열을 올린다.

나는 이 주장을 접하고나서는 신뢰하지 않았다. 내가 일본에 같을 때, 통역을 맡아줬던 일본인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일본인 친구는 한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그리고 한 3년동안 취업을 해본 친구였었다. 내가, 한국과 일본 생활을 묻자 그 친구의 답변은 ‘다 좋은데 한국생활은  월급이 너무 낮아서 힘들었다’고 답변했었다. 그래도 혹시나 했다. 그러나, 이 ‘혹시나’하는 생각은 금방 못가서 ‘역시나’로 확인하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과 일본 노동자의 평균 근로시간은 2380시간(한국)과 1816시간(일본)으로 무려 연간 600시간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한국노총은 "결국 시간당 근로임금으로 환산하면 한국은 약 8035원, 일본은 1만3222원으로 우리나라 노동자가 일본의 60.8% 수준"이라고 밝혔다.

나는 경총의 주장이 이 근거하나만으로 '노루배꼽' 이야기라고 규정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작 더 큰 문제는, 언론의 보도관행이나 이를 받아들이는 사회분위기가 '노루배꼽'이라는 것이 아닐까!

참고로 국제노동기구(ILO)는 국가간 임금을 비교하는 경우 환율, 물가, 근로시간 등 여러 노동환경요소가 국가별로 상이하므로 시간당 임금으로 비교하고 있는 반면 경총은 기본급, 제수당 및 고정상여금을 합산한 금액을 환율로 계산해 나온 결과만을 단순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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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공순이 주제에 !

* 이 글은 새충청일보라는 신문에 칼럼으로 게재하는 글입니다.

 

공돌이, 공순이 주제에 !

설 명절이다. 온 가족이 다 모인다. 시집장가 못간 노총각,노처녀도 모이고 취직못해 미운털 박힌 가족도 다 모인다. 사람들은 다안다. 노총각, 노처녀, 실업백수에겐 설날 같은 명절이 얼마나 곤욕인가를! 그러나 끈질긴 한민족이기에 그래도 끝까지 추궁한다. “자네, 시집(장가)는 왜 안가나 ! ”. “자네, 취직은 핸겨!”
이말 한마디에 분위기는 싸늘해지고, 한쪽은 우거지상이 되고...... 이럴걸 알면서도 가족이기에 이말을 끄냈겠지. 나도 옛날에 그런말을 듣다가, 30만원 받는 노동조합에 취직(?)한뒤에는 자신있게 “네, 취직했습니다.”고 힘줘서 애기했다.

이제는 내가 친구 한녀석을 데리고 그런 말을 한다. “웬만하면 그만하고, 취직자리를 알아보지! 돈 특출나게 안벌어도, 재밌게 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 주변에 ‘고시폐인’을 꽤 봤기에 걱정돼서 하는 말인데, 이놈은 항상 여유고 배짱이다. 1년내내 반평짜리 고시원 구석에 처박혀 있는 것이 안스럽기도 한데, 이놈은 아랑곳 하지 않고 한술 더 뜬다. “고생이긴 한데 나중에 다 보상받잖아. 10년만에 합격한 (고시원)선배랑 술한잔 했는데 이 양반이, 그동안 잃어버린 시간이 아깝기는 하지만 그만큼의 보상이 충분히 있으니 열심히 하라고 했어. 사람은 능력만큼 살수 있는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헉! 세상이 능력만큼 사는 거라고. 내 기억에 이놈은 작년 언제쯤인가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이 귀족노동자라며 혀를 끌끌 차던 놈인데... 친한 친구이긴 하지만, 난 이놈의 정신세계가 항상 궁금하다. 도대체 뭐가 능력이란 말인가! 수능시험 보듯이 문제집과 법규집만 달달 외워서 시험에 합격한 들, 이놈이 집에서 전구하나 제대로 갈아끼기나 할까! 아니면, 자기 손으로 뭐 하나 실용적인 물건 하나를 만들 수 있을까!

그런데도, 십수년간 기름밥에 눈칫밥, 잔업특근을 해서 벌어들인 4천만원은 능력외의 가욋돈이고, 어느날 갑자기 고시패스하면 연봉1억은 돼야지 능력에 맞는 대우라고 생각한단 말인가! 하여튼 난 이놈의 정신세계가 늘상 의심스럽다.

설연휴, 고속도로에서 한 라디오 토론프로그램에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이 출연했다. 패널로 나온 두명의 변호사 중에 한사람이 두시간 내내, 이 위원장을 몰아세운다. 현대자동차노조를 귀족노조로 호칭하면서 엄청나게 몰아세운다. 욱하고 치밀어 오른다. 연봉 4천만원이 귀족노조면 연소득 1억이상 버는 변호사는 황제다. 연봉4천만원이 귀족노조면 연봉2천만원 받는 노동자는 노예노조다. 도대체, 노동자가 얼마를 벌어야 이사람들의 입맛에 맞을까! 노예주제에 귀족으로 사는 노동자가 얼마나 눈에 가시이기에 이렇게 몰아세운단 말인가!

점잖은 자리에선 사람들은 학력간 임금격차는 줄어야 한다고, 그게 올바른 사회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뒤돌아서선 여전히 '공돌이, 공순이 의식'이 사로잡혀서 "내가 이 책상머리에 오르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어! 기름밥 공돌이 주제에 감히 니들이 4천만원을 받어! "라고 생각한다.

오늘, 인터넷 뉴스하나가 눈에 아른거린다. 서울 은평뉴타운 4평짜리 상가의 딱지값만도 4천만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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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룰라 집권이후 브라질노총의 딜레마 강연 참관기

2004년 이었네요. 지역본부의 정치사업담당자로서 <룰라 집권이후, 브라질 노총의 딜레마>라는 강연을 참석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본부에서 같이 참석했던 세분과 함께 강연이 끝난뒤에 토론을 하고 간단하게 내용과 후기를 정리했던 글입니다. 시간이 지난 글이긴 하지만, 노조와 당, 그리고 대중운동과의 관계와 관련해서 의미 있는 부분들도 찾아 볼수 있는 것 같아서 올려봅니다.

 

 

 

 

강연 제목 : < 룰라 집권이후 브라질노총의 딜레마>
부제 : 노조와 정부 / 정당, 그리고 대중운동
- 연사 : 바카리 네토 후와 (브라질노총 국제본부장, 전국집행위원)
- 장소 : 민주노총 3회의실

참관기 : "룰라 집권이후 브라질 노총의 딜레마"란 강연제목부터 상당히 자극적이고 눈길을 끌게 했습니다. 과연,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모델로 삼고 있다는 브라질 노동자당이 집권해있는 속에서 브라질 노총의 딜레마가 무엇인지 너무도 궁금했습니다. 왜냐면, 우리 민주노총이 가고자 하는 길의 먼 앞날이고 이것이 성공적인 모델인지 미리 살펴볼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민주노동당이 원내 진출을 한 상황속에서 우리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관계설정에도 많은 시사점을 찾을수 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참석한 사람들 모두 이런 면에서 많은 관심과 호기심으로 토론회에 참석했다는 것을 느낌으로 알수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 강연자의 말속에서 브라질 노총의 딜레마는 표현되지 않았습니다. 여러 사람이 질문을 했지만, 브라질노총의 "바카리 네토 후아"는 브라질 노총은 룰라 정부에 의존하지 않는다거나 여전히 노동자투쟁을 조직하는 것이 브라질 노총의 최대 과제라고 답변했습니다. 때론 신자유주의 문제를 많이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이 매우 인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 "구찌 출신이 정부에 들어간 순간 정부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고, 정당에 들어갔다는 것은 정당의 이해를 대볂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브라질노총은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여러 이해관계를 반영할 수는 없다고 본다."

브라질 노총의 바카리 네토 후아는 강연중 내내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언급했고, 정부에 의존하지만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스스로 권리를 제기하고 투쟁하는 것을 조직하는 것이 브라질 노총의 과제라고 했습니다.

강연회에 참석했던 3인은 토론후에, 강평을 짧게 해 보았습니다. 모여진 의견은 브라질노총은 딜레마에 빠져 있지 않다. 오히려 노동조합의 본연의 자기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토론은 통역상의 문제로 매끄럽게 진행되지는 못했습니다. 바카리 네토 후아는 포르투갈어를 쓰는데, 통역을 맡았던 분이 인사말만 통역한뒤에 통역을 중단했습니다. 아마도 노동관련 전문용어들에서 막힌 것 같습니다. 이후에는 바카리 네토 후아와 동행했던 미모의 여성동지가 영어로 통역하면, 이것을 민주노총 이창근 부장이 재통역하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의사전달이 서로간에 제대로 안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총선이후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간의 관계 설정에 대한 동지여러분의 많은 고민이 있을줄 압니다. 이러한 고민에 참고가 될 수 있도록 참가후기와 강연내용을 밑에 첨부합니다.


< 모두 강연>
브라질의 노동인구는 전체 국민의 36%이다. 브라질노총(이하 "구찌")은 3367개 산하조직을 포함하고 있다. 구찌 21년의 역사는 인종주의, 건강권, 토지의 분배, 무토지 운동, 노동권을 확대하는 투쟁이 역사였다. 현재, 구찌는 다양한 사회운동을 조직,건설하고 노동권을 향상하는 중요한 과제에 직면해있다.
구찌는 2002년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이러한 사회운동적 관점을 견지한 가운데 선거 켐페인에 적극 결합했다. 또한, 이러한 사회운동적 관점에서 정부와 협의하고,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노동조합과 정부의 관계에서 핵심의 노동조합의 자주성이다. 그리고 노동조합의 투쟁성을 재정의하는 것도 중요하다. 노동조합과 구찌의 역할은 정부에 의존하고 기대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신장하기 위한 투쟁을 진행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노동조합과 구찌) 정치적 자율성에 기반한 투쟁을 진행한다.

구찌는 룰라 정부를 구성하는 여러세력중의 하나이다. 구찌는 공공서비스 영역의 공공성을 재건하기 위해 정부와 협의중이다. 현재 브라질의 경제상황은 매우 어렵우며, 특히 국제자본의 장악력이 높다. 브라질에 대한 국제자본의 이자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중의 하나이고, 외채상황과 외채에 대한 이자를 갚는데에 많은 재원이 소요된다. 우리는 국제자본의 이자율이 지금보다 현저하게 낮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라질 노동자당 (PT, 뻬테)의 총재는 구찌 출신이다. 구찌의 (PT, 혹은 정부)참여는 자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브라질 민중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룰라)정부는 브라질 시민과민중이 정부정책에 직접 참여하는 여러 방안을 가지고 있다.

브라질에서 핵심적인 노동기본권을 신장시키기 위한 노동조합운동의 새로운 모델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찌는 )노동자의 이해가 (룰라) 정부에 대한 지지를 통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의 자체적인 투쟁을 통해서 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질의 /응답>
질의 : 룰라 정부는 남미공동시장 정책에 동의하고 참여하고 있다. 이에 대한 구찌의 생각은?
구찌도 현재 공동 참여하고 있다. 노동기본권과 결사의 자유가 보장됨을 전제로 하고 있고, 각국 노총들도 참여하고 있다.

브라질노동자당은 의회내에서 다수당이 아니라 소수당이다. 이런 조건에서 PT당은 의회내에서 중간중, 중간좌파등 다른 세력들과 연합전술을 펼치고 있다.
브라질노동자당은 다양한 세력들로 구성되어 있고, 구찌는 다양한 세력들을 조정하는 역할도 한다.
한편, 당내에 구찌출신의 당직자들이 있어 노동자의 문제를 당내에서 이들을 통해 제기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론 노동자들의 행동과 요구가 있어야지 더많이 관철시킬수 있다. 아직도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구찌의 최저임금요구안을 정부는 수용치 않았다. 부분적으로만 수용했을 뿐이다.


질의 : 강연제목이 "룰라 집권이후 브라질 노동자당의 딜레마"이다. 브라질 노총의 딜레마는 무엇인가?

답변 : 정부와 PT당은 신자유주의를 긍정하지 않는다. 브라질은 국제자본에 매우 심각하게 종속되어 있다. 브라질내 다양한 사회운동세력은 신자유주의에 기본적으로 반다해고 투쟁한다. 노동조합의 현재 중요한 과제는 투쟁하는 더 많은 노동자를 조직하는 것이다. 조직화된 사회운동세력만이 결과를 얻을수 있다.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투쟁해야 결과를 얻는다.

질의 : WTO 협상과정중 브라질 정부가 협상 타결쪽 입장을 취하면서 궁극적으로 9월에 협상이 타결되었다. 이에 대한 구찌의 입장은 무엇이며, 이런 정부를 비판했는가?

답변 : (룰라) 정부는 WTO 협상에 참여하고 있지만, WTO에 기본적으로 회의적인 입장이다. 그 어떤 새로운 협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구찌또한, 북반구 중심의 WTO 체제에 반대한다.

질의 : 룰라정부는 교원과 공무원의 연금을 삭감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한국의 국영방송을 이를 두고 룰라 정부가 연금축소등 신자유주의 경제를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룰라의 연금축소는 사회의 분배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진행한 것이고, 기득권층의 반발일 뿐이라는 애기도 있다. 룰라 정부의 연금삭감정책이 노동자에 대한 공격인지, 분배정의를 하는 정책인지 답변해달라?

답변 : 교원과 공무원들은 퇴직후 1만5천불정도의 연금을 지급받는다. 이를 800불 정도로 축소한다는 것이 룰라의 정책이었다. 800불 정도로 축소해도 민간부분에서 받는 연금액의 2배이상 이다. 붕괴직전인 연금에 대핸 개혁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구찌는 이 삭감안에 동의하지 않는다. 구찌 총회에서는 일부 삭감해야 한다고 결론이 났다.

질의 : 브라질 노동자당에서 구찌 조합원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 구찌 출신의 내각 참여자수, 의원중 구찌출신의원수에 대해서 이야기해달라?

답변 : PT당의 의원수는 100여명이다. 이중 1/3정도가 구찌 출신의원이다. 32명의 장관중 8명이 구찌 출신이다.
그러나 구찌 출신이 정부에 들어간 순간 정부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고, 정당에 들어갔다는 것은 정당의 이해를 대볂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브라질노총은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여러 이해관계를 반영할 수는 없다고 본다.

질의 : 룰라가 우경화되었다는 비판이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룰라는 브라질 국민들이, 시민들이, 노동자들이 직접 정치와 정부정책에 참여할수 있는 많은 새로운 방법들을 개발하고 시행하고 있다. 룰라의 집권이후 가장 달라진 것은 모든 분야에서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기쁜 것은 정치, 경제등 모든 문제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국제 자본에 종속되어 있지만, 우리는 이를 극복할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확신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위해 토론하고, 투쟁하고 있다. 우리는 대통령이, 정부가 노동자들이 자신의 문제와 권리를 스스로 쟁취할수 있도록 정부에 기여한다.

질의 : 다시한번 구찌의 딜레마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답변 : 구찌는 신자유주의가 중단될 필요성에 의해, PT당은 지지했다. 구찌는 최근 10년동안 사유화, 물(상하수도)의 사유화, 전력의 사유화(민영화), 공공의료등 공공서비스의 민영화, 국영기업 파괴, 기술의 해외이전을 반대해왔다. 기술연구소의 매각도 반대했다. 구찌는 노동자의 이해에 반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반대하고 투쟁했다.
룰라는 집권했다. 중요한 것은 신자유주의 정책이 룰라에 의해 중단됐다는 것이다. 이 시대, 좌파 정부가 참고할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늘날 브라질은 세계 10대 경제국이지만 상황은 매우 어렵다. 부의 분배, 임금정책, 공공서비스를 재건하는 새로운 투자를 해야 하는데... 상하수도재건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 정부는 이 모든 새로운 정책을 도입해야 하는데... 현재 정부는 이런 부분에 국민들이 참여할수 있도록 예산의 민주화를 진행하고 있다.

질의 : 한국 노동자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각 나라는 각자의 역사 문화를 가지고 있다. 우리(구찌)는 우리 역사의 한순의 경험(군사독재의 경험)- 군사독재는 경제 문제를 야기했고 이속에서 구찌와 브라질노동자당(PT당)이 건설되었다. 토지를 쟁취하기 위한 운동이 만들어 졌다. 공공서비스 재건, 환경, 인종주의, 여성등 운동의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를 반영하는 것이 PT(브라질노동자당)당이었고, 우리의 동지 룰라 였다.
한국동지들은 이러한 다양한 사회운동이 노동조합과 함께 하는 구조를 만들어 낼것인가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본다. 우리는 사회를 재건하는 유일한 길은 이 운동이 구조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자들은 이것을 해야하고,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우리는 초국적 기업이 지배하는 세상만이 유일하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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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불법시위 벌인 혐의로 돼지한마리, 염소 여섯 마리 연행!

경찰, 불법시위 벌인 혐의로 돼지한마리, 염소 여섯 마리 연행!

 

지난 월요일, 한미FTA를 반대하는 농민과 노동자, 양심적 지식인들은 또 다시 경찰 우리에 갇혔다. 어느 순간 부턴가 FTA 반대집회가 있는 날이면 참가예상자로 분류된 사람들은 집안 대문조차 나서지 못하게 경찰이 문밖에 대기하고 있고, 관광버스는 출발지에서 경찰버스와 수백명의 경찰에 둘러쌓여 있다. 어렵사리 서울까지 올라간다해도, 집회장소에는 수백대의 경찰버스가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어 모일장소조차 없다.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어떤 목소리, 어떤 행동도 꿈꾸지 말라는 대한민국!

그래선가 이번에는 ‘한미FTA 중단하라’는 띠를 두른 돼지 한 마리와 여섯 마리의 염소가 서울 명동거리를 활보하며 집회를 대신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돼지도 염소도 경찰서로 연행됐다. 너무나 일관된 대한민국 경찰!

연행된 돼지 한 마리와 염소 여섯 마리의 앞으로의 운명은.... 이제 앞으로, 한미 FTA 반대집회가 있는 날이면 친절한 경찰이  돼지,염소 우리 앞에서 상경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지.

웃어야 되나, 울어야 되나. 지금 사는 내 나라가 이런 모습이라는게 나는 정말 싫다. 지난주, 나는 경찰로부터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요청 집행사실 통지”라는 제목의 등기우편물을 받았다. 작년 8월부터 12월 까지 내 핸드폰의 통화내역, 발신 수신내역, 발신기지국위치, 실시간 위치등의 기록일체에 대한 확인을 집행했다는 요지다.

무섭다. 그리고 징그럽다. 작년 11월 22일, 한미FTA저지를 위한 충북도민총궐기 이 행사 하나로 나에 대한 많은 것들이 순식간에 경찰의 감시대상이자 조사대상으로 돼 있었다.

바람이 불면, 풀은 드러눕는다고 했다. 그리고, 바람이 지면 풀은 다시 제 모습대로 일어선다. 이게 순리다. 국가가 모든 것의 근원은 아니다. 단지 사람이 효과적으로 살기위한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그리고 국가가 반드시 선(善)도 아니거니와 ‘무오류’는 더더욱 아니다. 이런 이유에서 국가가 그 사회 구성원들의 모든 것을 통제할수도 없거니와 통제하려고 해서도 안된다. 한미FTA는 단지 국민들로부터 통치권력을 수임받은 몇 명의 생각일 뿐이다. 그리고 농민등 일부계층에겐 생존본능이 작동하는 사회문제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국가가 이런식으로 생존본능이 작동하는 사회문제에 대해서 억누르는 방식으로 가야한단 말인가! 유신회귀, 경찰공화국이란 오명까지 써가며 FTA 반대운동을 짓이겨야 한단 말인가!
제발, 숨통이라도 틔워져야 하는 건 아닌가! 방귀 참다 병걸려 다 죽게된 며느리처럼, 이런식이면 속병걸려 죽게될 국민들도 많다는 걸 통치권력을 국민들로부터 수임받은 사람은 알아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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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첨지 세상

멍첨지 세상

 

 

20대 어린 나이부터 노동법 몇줄 읽었다고, 노동상담을 해왔다. 노동상담중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나 부당해고 상담이다. 월급쟁이 노동자에겐 일자리가 밥줄인데, 그게 끊기면 밥줄이 끊기는 것이기 때문에 부당해고는 생사여탈권의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부당해고 상담을 하다보면, 사용자의 귀책사유가 느껴지는 것이 대부분이라 분통으로 맞장구치면서 조목조목 판례를 찾아보고, 상황을 대비해 보며 대응논리를 찾게되는데 아예 대응논리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다름아니라 회사의 생산품 혹은 비품을 몰래 밖으로 가져오는 경우(이를 두고 절도라 한다)다. 이럴 경우 노동위원회 같은 경우 거의 100% 해고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때문에 딱히 방안이 없다. 그리고 명분에서도 그 물건이 크든 작든, 값어치가 있건 없건간에 도덕적 흠결도 있어 궁색한 변명거리 조차 만들기 힘들다. 어쨌든 회사의 재산을 허가없이 몰래 눈꼽만치라도 가져간 순간 노동자는 사형선고를 받아둔 걸로 보면 된다.

5일 법원은 '3,0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1,200억여원의 비자금조성, 정의선에게 경영권승계시도'를 한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에 대하여 '징역 3년'판결을 선고했다. 그런데 실형을 선고했지만 구속하진 않았다. 참으로 희한한 판결인데, 돈있는 사람들을 쾌재를 부를 일이지만 돈없고 힘없는 서민에겐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드는 판결이다.

3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회사돈을 빼돌린 건데도, 구속은커녕 회장님의 경영활동에는 눈꼽만치의 지장도 없다. 우리 국민이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원성어린 목소리가 울려퍼진지 수십년이지만 이런 체제는 더욱더 강화되어 간다. 정말로 눈뜨고 못볼일이다.

법원만 그런 건 아니다. 노무현 정부는 정몽구 회장과 똑 같은 경우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과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의 죄도 없던 걸로 해주겠단다.

옛말에 '돈만 있으면 강아지도 멍첨지'라는 말이 있다. 나라 기강이 무너지고, 그래서 돈이면 뭐든 다 할수 있기에, 돈으로 관직을 사고파는 금전만능 세태를 빗댄 말일 게다.

그런데 요즘은 어떨까! 그 정도가 더욱 더 심해져, 이제는 금전만능이 아니라 '금전숭배' 세상이다. 그래서 돈 많은 정몽구회장같은 사람들의 절도조차 아름다운 세상으로 둔갑했다. 
한마디로 멍첨지 세상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대표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법치를 강화하겠다 했다. 그래서 불법시위와 노동자들의 불법파업을 엄단하겠다 으름장을 놓았다. 그런데 그녀의 법치에는 멍첨지들의 불법은 거론대상이 아니다. 멍첨지 세상에 노동자와 서민만 골병들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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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하이닉스, 그리고 하청노동자

하이닉스, 그리고 하청 노동자

하이닉스의 신규라인 증설이 청주냐 이천이냐를 놓고 중부권이 요동치고 있다. 청주시내엔 "하이닉스를 땡기자"는 요란한 구호와 줄당기는 그림이 담긴 현수막으로 도배되더니 3만명이 모여서 집회가 진행됐다(우리는 진짜로 밧줄 걸고 참 많이도 댕겼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경기도가 그 공을 받아서 그 지역 국회의원들이 머리를 깍는다.

충청북도와 경기도는 임금님께 공물 바치듯, 앞다퉈 하이닉스에 바칠 진상품을 내놓는다. 하이닉스는 참 여유롭게 이 상황을 즐기면서도, 충청북도엔 인색하게 나온다.

이런 와중에, 3년째 길거리에 방치돼 있는 하이닉스, 매그나칩 하청노동자들 문제에 대한 관심은 온데 간데 없다. 아니, 관심은커녕 청주공장유치의 제일의 걸림돌로 치부하며 애물단지 취급한다. 청주공장앞에의 만장을 철거하자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하청노동자들 때문에 유치가 물건너 갔다는 한탄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청노동자들의 처지를 잘 아는 사람으로, 세상 인심이 왜 이리 사나우랴 싶은데, 같은 노동자들인 원청노동자들이 한술 더 뜬다. 6백프로에 가까운 성과금을 독식한 그들이, 하청노동자들에게 '꿈 깨라' 했단다. '너네(하청노동자)들이 공장에 들어온다는 환상을 버려라. 충청북도도 괜히 이들에게 헛바람 넣지 말라'라고 언죽번죽 이야기 했단다.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에게 성과급이 6백프로가 지급됐다면 대한민국이 난리가 났을 거다. 그러나 하이닉스이 성과급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한겨레 신문은 하이닉스 하청노동자들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우리 민주노총충북본부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제대로 연대하지 않았다고 문제를 삼기도 했다. 비정규노동자들에게 연대하기는커녕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가리틀기만 하는 하이닉스 원청노동자들에겐 아무런 비판도 없다.

참으로 세상 인심이 기회주의적인 건지, 아니면 언론이 기회주의적인 건지 모르겠다. 강한자 밑에 아부하고 눈치보고, 약한자 위에 군림하는 노동운동에 대해서 아무도 돌던지지 않는다.
온갖 돌맹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머리위로만 날아든다.

곰비임비 쌓여간 하청노동자들의 비애와 빚더미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하이닉스를 정상적인 기업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CSI(기업의 사회적 책무)가 기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거론된다. 몇 년전 일본에 갔을 때, 이 CSI에 부정적인 도요타 자동차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토론을 지켜본적이 있다.

명토 박아보자! 귀족노조 혹은 노동운동을 비판하기 전에 하이닉스 원청노조의 행태를 비판해야 한다. 청주공장 유치와 관련해서, 아니 우리가 아쉬우니까 벌인다 치더라도, 하이닉스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결여한 기업일 뿐이라는 것을! 그래야 이 기업이 앞으로 쏟아놀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수정할수 있는 기회를 가질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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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나는 썬그라스를 쓴 박정희가 더 좋다.

나는 선글라스 쓴 박정희가 더좋다.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빗대 ‘선글라스 벗은 박정희’라고 비아냥거리는 것을 봤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나 아니 대통령 스스로 이 말을 들었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그러나, 억울하거나 화가 나거나는 둘째 치고, 대통령을 모시고 사는 노동자의 입장은 또 다른 측면이 있다.

선글라스를 쓴 진짜 박정희 대통령을 모시고 살았던 노동자들은 정말로 암울했다. 공장새마을 운동이란 미명아래, 출근하면 반듯하게 줄을 서서 사장님 훈시를 들어야 했고 머리가 길면 정갱이를 걷어차이고 그랬다. 경제개발이란 미명아래 최저의 임금으로 연명해야 했고 근로기준법은 쓰레기통에 처박혔다. 노동조합은 강제로 해산됐고 중앙정보부에서 훈련받은 몇사람들에 의해 노동조합은 장악되고 어용노조로 전락했다.

세상이 흘러 흘러, 노동자들이 자가용을 끌고 다니고 중견기업에 다니는 노동자는 억억하는 30평 아파트 골라사는 재미도 있다. 그렇게 세상이 변해왔다. 노동자가 약자가 아니라는 애기도 나오고, 대기업노조의 특권도 나오고 급기야는 ‘귀족노조’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선글라스를 벗은 대통령은 귀족노조의 특권을 공격하고, 비판한다. 국민들도 이에 동조한다. 그런데, 세상이 좋아졌어도 대통령에게 손가락질 당하는 노동자들만 있는 건 아니다. 반면에 칠팔십 만원 최저임금에 허덕이고, 언제 잘릴지 몰라 가슴쓸어내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노동자들이 팔백만이 넘어섰다. 실업계 고등학생이 실습나온 공장에 정규직으로 채용될려고 기계에 손가락을 들이밀었다는 애기가 나올정도로 노동시장은 기형적으로 변했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이들은 외면하고 일부 상층노동자들 타령만 한다. 세상은 상층노동자들의 귀족생활상만 듣게 되고, 그리고 노동자를 손가락질 한다.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이래 신장됐던 노동자들의 권리는 끊임없이 후퇴하고, 또 후퇴시켜야 한다는 여론까지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선글라스 벗은 박정희’라는 말에 공감을 하게 된다. 출신과 방식, 화법은 틀리지만 선글라스를 벗으나 안벗으나 노동자에겐  박정희라는 실체는 똑같은 것이고, 생활에서 그 실체를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 노동자들은 선글라스를 안쓴 박정희보다 차라리 선글라스를 쓴 박정희가 좋다. 확실하게 대놓고 탄압하는 것이 더좋다. 그래야 편도 많아지고 싸울 명분도 많게 되는데, 위장탄압은 명분도 뺏어가고 편도 뺏어간다. 비정규직이 양산된 노동시장은 개발독재의 노동시장과 정말 하등의 차이가 없다.

박정희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개발독재의 희생속에 빌딩이 높아지고 한강의 기적이 이뤄졌다면, 지금도 마찬가지로 비정규직의 저임금 구조속에 빌딩은 높아지고 경제규모는 커져가고 기업의 순이익은 늘어난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월급봉투만 가지고 세상을 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정규직의 월급봉투를 가지고 노동자들의 처지와 노동운동을 논하는 상식이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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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웃어서도 안되고, 울어서도 안되고!

현장칼럼

 

새충청일보 기자 webmaster@ccilbo.com

 

 

웃어서도 안되고 울어서도 안되고!

김 남 균 <민주노총충북본부 사무처장>

나는 아이에게 가끔, 아니 아주 가끔 동화책을 읽어준다. 그래도 아이 엄마는 자주 읽어주는데, 그래서 나는 십점짜리 아빠에 불과하다. 아이 동화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옛날에 숲속의 왕인 호랑이가 몹쓸 병에 걸렸단다. 호랑이는 병 때문에 냄새가 지독했단다. 호랑이는 숲속의 동물들에게 병문안을 오라고 했다. 제일 먼저 토끼가 왔다. 호랑이는 토끼에게 자신에게서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느냐고 물었다. 토끼는 호랑이에게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호랑이는 '고얀놈 같으니라고' 버럭 화를 내며 토끼를 잡아 먹었다. 두 번째는 사슴이 왔다. 호랑이는 토끼에게 했던 질문을 똑같이 사슴에게 물었단다. 사슴은 토끼가 당한 모습을 본지라 벌벌떨면서 '아이고, 이상한 냄새라니요. 아무 냄새도 나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호랑이는 '이런 거짓말쟁이 같으니라고'하고 화를 내며 사슴을 그 자리에서 죽여버렸다. 이번에는 여우차례였다. 똑같은 질문을 받은 여우는 '호랑이님! 제가 지금 지독한 감기에 걸려서 아무 냄새도 맡을 수가 없습니다. 다음에 감기가 나면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결국, 호랑이의 변죽도 지혜로운 여우의 말에는 어쩔수가 없어서 여우는 화를 피했다고 하는 얘기다.

이렇게 호랑의 변죽처럼, 사람들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게 옭매는 경우가 있다. 바로 현대자동차노동조합이 꼭 그런 경우다. 하루는 귀족노조인 현대자동차노조가 민주노총의 비정규직기금을 적게 냈다고 비판을 한다. 신문만이 아니라 저녁 정규뉴스에서도 말이다. 그 다음날은 현대자동차노조가 조합원들의 경제적 이해가 없는 비정규직법 통과 반대 등 정치파업만을 일삼았다고 비판한다. 그런데, 현대자동차조합원 4만명이 하루 파업의 대가로 받아야 하는 임금손실분은 대략 40억원(일당 10만원 곱하기 4만명)이다. 비정규직을 외면한다고 해서도 탈이고, 비정규직을 위해서 싸워도 탈이다. 이쯤되면 배겨날 장사가 있겠는가!

언론은 매일같이, 현대자동차노동조합을 죽이지 못해 안달이다. 동화속에 나오는 여우의 지혜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의 언론권력은 지혜는커녕 잔꾀의 틈도 주지 않는다.

순이익 1조원 이상을 회사에 벌어주고, 연봉 4000만원 받기 위해 특근을 밥먹듯이 해가다 1년에 수십명씩 과로사하는 이 기름밥 노동자들에게 언론권력은 너무나 야박하다.

그런데, 이상한 아이러니가 하나 있다. 현대자동차와 똑같은 처지인 사람이 한사람 있다. 바로 그사람은 대통령이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뭘 해도 믿지 않고 타박 한다. 현실속의 호랑이 같은 권력자가 토끼, 사슴같은 신세로 전락했는데 이건 순전히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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