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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하이닉스, 그리고 하청노동자

하이닉스, 그리고 하청 노동자

하이닉스의 신규라인 증설이 청주냐 이천이냐를 놓고 중부권이 요동치고 있다. 청주시내엔 "하이닉스를 땡기자"는 요란한 구호와 줄당기는 그림이 담긴 현수막으로 도배되더니 3만명이 모여서 집회가 진행됐다(우리는 진짜로 밧줄 걸고 참 많이도 댕겼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경기도가 그 공을 받아서 그 지역 국회의원들이 머리를 깍는다.

충청북도와 경기도는 임금님께 공물 바치듯, 앞다퉈 하이닉스에 바칠 진상품을 내놓는다. 하이닉스는 참 여유롭게 이 상황을 즐기면서도, 충청북도엔 인색하게 나온다.

이런 와중에, 3년째 길거리에 방치돼 있는 하이닉스, 매그나칩 하청노동자들 문제에 대한 관심은 온데 간데 없다. 아니, 관심은커녕 청주공장유치의 제일의 걸림돌로 치부하며 애물단지 취급한다. 청주공장앞에의 만장을 철거하자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하청노동자들 때문에 유치가 물건너 갔다는 한탄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청노동자들의 처지를 잘 아는 사람으로, 세상 인심이 왜 이리 사나우랴 싶은데, 같은 노동자들인 원청노동자들이 한술 더 뜬다. 6백프로에 가까운 성과금을 독식한 그들이, 하청노동자들에게 '꿈 깨라' 했단다. '너네(하청노동자)들이 공장에 들어온다는 환상을 버려라. 충청북도도 괜히 이들에게 헛바람 넣지 말라'라고 언죽번죽 이야기 했단다.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에게 성과급이 6백프로가 지급됐다면 대한민국이 난리가 났을 거다. 그러나 하이닉스이 성과급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한겨레 신문은 하이닉스 하청노동자들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우리 민주노총충북본부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제대로 연대하지 않았다고 문제를 삼기도 했다. 비정규노동자들에게 연대하기는커녕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가리틀기만 하는 하이닉스 원청노동자들에겐 아무런 비판도 없다.

참으로 세상 인심이 기회주의적인 건지, 아니면 언론이 기회주의적인 건지 모르겠다. 강한자 밑에 아부하고 눈치보고, 약한자 위에 군림하는 노동운동에 대해서 아무도 돌던지지 않는다.
온갖 돌맹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머리위로만 날아든다.

곰비임비 쌓여간 하청노동자들의 비애와 빚더미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하이닉스를 정상적인 기업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CSI(기업의 사회적 책무)가 기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거론된다. 몇 년전 일본에 갔을 때, 이 CSI에 부정적인 도요타 자동차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토론을 지켜본적이 있다.

명토 박아보자! 귀족노조 혹은 노동운동을 비판하기 전에 하이닉스 원청노조의 행태를 비판해야 한다. 청주공장 유치와 관련해서, 아니 우리가 아쉬우니까 벌인다 치더라도, 하이닉스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결여한 기업일 뿐이라는 것을! 그래야 이 기업이 앞으로 쏟아놀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수정할수 있는 기회를 가질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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