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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새충청일보라는 신문에 칼럼으로 게재하는 글입니다.
공돌이, 공순이 주제에 !
설 명절이다. 온 가족이 다 모인다. 시집장가 못간 노총각,노처녀도 모이고 취직못해 미운털 박힌 가족도 다 모인다. 사람들은 다안다. 노총각, 노처녀, 실업백수에겐 설날 같은 명절이 얼마나 곤욕인가를! 그러나 끈질긴 한민족이기에 그래도 끝까지 추궁한다. “자네, 시집(장가)는 왜 안가나 ! ”. “자네, 취직은 핸겨!”
이말 한마디에 분위기는 싸늘해지고, 한쪽은 우거지상이 되고...... 이럴걸 알면서도 가족이기에 이말을 끄냈겠지. 나도 옛날에 그런말을 듣다가, 30만원 받는 노동조합에 취직(?)한뒤에는 자신있게 “네, 취직했습니다.”고 힘줘서 애기했다.
이제는 내가 친구 한녀석을 데리고 그런 말을 한다. “웬만하면 그만하고, 취직자리를 알아보지! 돈 특출나게 안벌어도, 재밌게 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 주변에 ‘고시폐인’을 꽤 봤기에 걱정돼서 하는 말인데, 이놈은 항상 여유고 배짱이다. 1년내내 반평짜리 고시원 구석에 처박혀 있는 것이 안스럽기도 한데, 이놈은 아랑곳 하지 않고 한술 더 뜬다. “고생이긴 한데 나중에 다 보상받잖아. 10년만에 합격한 (고시원)선배랑 술한잔 했는데 이 양반이, 그동안 잃어버린 시간이 아깝기는 하지만 그만큼의 보상이 충분히 있으니 열심히 하라고 했어. 사람은 능력만큼 살수 있는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헉! 세상이 능력만큼 사는 거라고. 내 기억에 이놈은 작년 언제쯤인가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이 귀족노동자라며 혀를 끌끌 차던 놈인데... 친한 친구이긴 하지만, 난 이놈의 정신세계가 항상 궁금하다. 도대체 뭐가 능력이란 말인가! 수능시험 보듯이 문제집과 법규집만 달달 외워서 시험에 합격한 들, 이놈이 집에서 전구하나 제대로 갈아끼기나 할까! 아니면, 자기 손으로 뭐 하나 실용적인 물건 하나를 만들 수 있을까!
그런데도, 십수년간 기름밥에 눈칫밥, 잔업특근을 해서 벌어들인 4천만원은 능력외의 가욋돈이고, 어느날 갑자기 고시패스하면 연봉1억은 돼야지 능력에 맞는 대우라고 생각한단 말인가! 하여튼 난 이놈의 정신세계가 늘상 의심스럽다.
설연휴, 고속도로에서 한 라디오 토론프로그램에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이 출연했다. 패널로 나온 두명의 변호사 중에 한사람이 두시간 내내, 이 위원장을 몰아세운다. 현대자동차노조를 귀족노조로 호칭하면서 엄청나게 몰아세운다. 욱하고 치밀어 오른다. 연봉 4천만원이 귀족노조면 연소득 1억이상 버는 변호사는 황제다. 연봉4천만원이 귀족노조면 연봉2천만원 받는 노동자는 노예노조다. 도대체, 노동자가 얼마를 벌어야 이사람들의 입맛에 맞을까! 노예주제에 귀족으로 사는 노동자가 얼마나 눈에 가시이기에 이렇게 몰아세운단 말인가!
점잖은 자리에선 사람들은 학력간 임금격차는 줄어야 한다고, 그게 올바른 사회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뒤돌아서선 여전히 '공돌이, 공순이 의식'이 사로잡혀서 "내가 이 책상머리에 오르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어! 기름밥 공돌이 주제에 감히 니들이 4천만원을 받어! "라고 생각한다.
오늘, 인터넷 뉴스하나가 눈에 아른거린다. 서울 은평뉴타운 4평짜리 상가의 딱지값만도 4천만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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