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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노래

'하루살이' 노래


'정규직 전환 이렇게 피해가라’는  책자가 뿌려졌단다. 7월부터 시행될 비정규직법에 대비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배포했단다. '2년연속고용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법에 대비해선, 한두달만 공백있어도 이 법을 피해갈수 있다. 만약 정규직으로 한다해도, 임금과 근로기준은 기존 정규직과 똑같이 해야한다는 조항은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등 대략 이런내용이다.

사실, 별반 새로울 내용이 책자에 담긴건 아니다. 한국노총과 경총, 정부가 민주노총을 제외하고 야합해서 만든 이 비정규직법안에 대해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알던 법이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와 언론만이 이 법안이 제정되면 비정규직 보호에 관해서 획기적인 효과가 있는 것처럼 떠들었을 뿐이다.
경총은 괜시리 다 아는 사실을 회원사에 대해 뭐가 못미더워선지 책자로 이 내용을 발간해 '비정규보호 효과제로'인 비정규법의 부스럼만 긁었다. 

민주노총충북본부 사무처장직을 사퇴한 뒤, 맡은 직책이 비정규직 업무라, 이와 관련된 여러자료를 뒤적이다가 드는 생각이, 지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신세가 꼭 '하루살이' 모냥새 라는거다. '하루살이'를 요즘말로 옮기면 '일회용' 이겠지. 

집에 틀어 박혀서   (부유, 하루살이)라는 시를 눈으로 읽는다.


"하루살이 깃이던가.
그대들 옷은 곱지만, 내 마음은 근심뿐.
우리는 어디가서 살까, 하루살이 날개던가.
그대들 옷은 화려하지만, 내 마음은 근심뿐.
우리는 어디가서 살까, 웅덩이의 하루살이던가.
그대들 삼베옷은 백설같지만, 내 마음은 근심뿐.
우리 백성 어디로 가야 해방될까"
(출처: 중국역대시가선집, 번역: 기세춘,신영복). 중국 최초의 시가선집인 '시경(詩經)'에 실린 시가이다.  


이 노래가 불려진지 3천년 정도 지났을 터인데, 양극화된 우리사회의 서민 심정을 딱 드러내니 신통방통하기만 하다. 거의 족집게 수준이다. 이 노래가 어떻게 3천년이 지난 지금까지 남을수 있었을까! 주나라 왕실에선 민중(백성)의 소리를 듣기위해, 관리(채시관)들이 거리로 나가 민중의 노래를 듣고 수집하고 기록했단다(이렇게 직접 거리에서 수집한 것을 국풍(國風)이라 한다). 이렇게 수집된 노래는 주나라 천제(天帝)에게 까지 직접 보고되었다 한다.
 
민중들의 마음은 거리에 나와야만 알 수 있다. 이것은 태고적부터 오랜 진리다. 대통령과 정부는 자신들이 내놓은 법안 제정에 반대한다고 해서 비정규노동자 보호의 걸림돌로 민주노총을 지목한 적이 있다.
그러나 실상은 어떤가! 대통령은 수치를 제시하며, 자신이 이뤄논 성과를 인정않는 국민을 원망했지, 한번이라도 길거리여론, 현장여론을 들어보기라도 했는가! 지금도, 하이닉스 청주공장 앞에는 '하루살이' 이 노래를 일회용노동자들이 부른다. 배부른 돼지와 골방에 틀어박혀 있는 위정자를 상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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