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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15
    법치(法治)를 비웃는 사람들 1. 노가다 법
    없는데요

법치(法治)를 비웃는 사람들 1. 노가다 법

법치(法治)를 비웃는 사람들 1. 노가다 법

아침 6시, 수동에 위치한 청주시 건설인력센터. 모여있는 사람들이 부산스럽게 움직인다. 무료급식이 시작되고 밥을 먹는 사람, 밥을 다먹고 입술 언저리에 김치 국물이 묻어 있는 사람. 센터앞에서 허공을 바라보고 담배를 무는 사람. 반갑게 인사를나누는 사람. 그렇게 하루가 고단한 사람들 앞에서 ‘산재, 임금체불 상담을 받습니다’란 펼침막(현수막)을 펴들었다.

나눠주는 선전물을 공손히 받는 사람도 있고, 손사래를 치는 사람도 있고 참견하는 사람도 있다. ‘에이! 이런거 해봐야 아무짱도 없어. 나도 노동부도 가보고 다 가봤는데 돈없다 배째면 그만이여. 재산도 다 빼돌리고 그래서 지 앞으론 아무것도 없다는겨’라며 애초 될 일도 아닌데 헛바람 넣지 말라는 사람도 있다.

생각보다 사람이 줄어들지 않는다. 그만큼 사람들 얼굴에 수심이 늘어간다. 늘상 그랬다는 것처럼 표정의 변화가 없이 담담하게 농담만 주고받는 사람도 많다.

갑자기 고급 승용차 한 대가 들어서고 창문이 내려진다. 그리고 사람 두사람을 태우고 휭하니 사라진다.
사람들이 우리곁으로 와 수군댄다. 금방 차안의 사람을 가리키며 ‘용역업체 여사장이여. 도둑년이여. 일당 8만원인데 3만원이나 떼어 먹어. 나 참’. 또 다른 사람이 거든다. ‘ 천안만 해도 안그런데 여기 청주는 지독혀. 용역업체들이 다 그 모냥이여’. (참고로, 관련 법에는 직업소개 명목으로 10% 이상의 수수료를 받을수 없도록 되어 있다)

왜 신고하거나 따지지 않았냐고 물어봤다. ‘해봤자 말짱 헛겨, 지들(용역업체)끼리 리스트 돌려. 그럼 그 다음부터 못나가’ 라고 답하는 그이들. 세상 물정 몰라도 한참 몰른다는 듯, 그래서 한심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는 그이들.

2주전에 건설노동자 한분이 체불임금 4백만원을 지급할 것을 항의하다, 모 업체 현장소장에게 폭행을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건설현장의 임금체불은 너무나 비일 비재하고, 임금지급방식도 가장 근대적이다. 하루 8시간 노동시간도 그림자 떡에 불과하다. 여전히 건설현장은 해뜨면 일 시작하고 해가 져야 일 끝난다.

그때쯤에, 한무리의 건설노동자들이 나를 찾아왔다. 현장소장이 강제로 통장을 만들게 하고 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통장에서 현금 입출금 거래가 된다는 거다. 알고보니, 현장소장이 임금을 지급한 것처럼 통장에 넣었다가 바로 돈을 빼냈다. 그렇게 임금을 과대 허위청구해서 착복하고, 또 임금까지 착복하는 거다.

준법, 준법 참 좋다. 그러나 세상엔 법위에, 아니 법 밖에서 잘먹고 잘사는 사람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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