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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 나쁜 심통

막무가내 나쁜 심통

 

일곱 살된 큰 아이와 바둑놀이를 하다가 결국은 아이를 울리고 말았다. 아이 녀석은 무조건 자기가 아빠의 돌을 잡았다고 막무가내로 우기고, 나는 그것이 아니라고 설득하는데 도통 내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결국 설득하는 걸 포기하고, 자기 멋대로인 아들에게 '너랑은 다시는 바둑을 두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이를 설득할 요량이 부족한 나의 주변머리를 탓하기 보다 손쉽게, 놀이중단선언을 해버린 것이다. 결국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고 지금까지도 아이는 나를 '나쁜 아빠'라 부르고 있다.

 

그러나, 나도 합리적 규칙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아이의 막무가내 심통에 대해선 도통 화해가 되질 않는다. 여전히 그 심통이 괘씸하기만 하다.

 

그런데, 아이만 막무가내 심통인가! 내 아이와 더불어 노무현 정부와 이상수 노동부장관도 완전히 귀와 입을 틀어막고 있다. 바로 이름하여 '비정규보호법'에 대해서 말이다.

 

파견노동의 폭을 무한정으로 열어주는 순간 기업은 정규직화 대신에 손쉽게 외주용역으로 전환할것이라고  노동계에선 그렇게 누차 지적해 왔것만 그들은 이것을 인정치 않았었다. 그리고, 이랜드 사태가 발생하고 그것이 현실화된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사실을 인정치 않고 있다. 오히려 이랜드 사태쯤을 '옥의 티'로 이야기 하고 있다. 이쯤되면 정말로 환장할 노릇이다.

 

그런데 노동부가 기업을 상대로 실시한 '기업의 비정규대책' 설문조사에서 더 가혹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300인 이상의 규모가 있는 766곳이 이 설문에 응답했다. 결과를 보면 기업 열곳중 세곳은 아예 아무런 대책조차 없다고 답변했다. 파견노동자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의 59%가 정규직화 대신, 파견노동자를 교체하는 방법으로 계속 파견노동자를 쓰겠다고 했다. 그리고 정규직화를 해야하는 2년이 되는 시점에서는 기업의 30%가 해고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래도 비정규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은 시정하지 않았냐고 그들은 자화자찬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비정규법이 시행된지 한달이 지난 지금, 차별을 시정해달라고 접수된 사례가 몇건이나 되나! 지금까지 단 한건! 어떤 비정규직노동자가 뱃심이 좋아서 감히 차별을 시정해달라고 노동위원회에 접수를 한단 말인가!

 

한달전에 우리 사무실에 8명의 노동자들이 찾아왔다. 이유는 이들이 일요일날 모여서 사장에게 임금인상을 건의해보자고 논의를 하고 월요일날 출근했더니, 사장님께서 '니들 다 필요없다. 오늘부터 해고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사장에게 고자질을 했던 모양이다. 이게 현실이다.

 

이미, 현재의 '비정규보호법'은 전혀 비정규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것이 판가름 났다. 그렇다면, 실효성이 전혀 없는 이법을 폐기하고 새 법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노무현대통령과 이상수 장관은 들은척도 하지 않는다. 앵무새처럼 자신들의 애기만 자화자찬하고 있다. 애꿋은 비정규노동자들만, 아니 또다른 이랜드 여성노동자들 속 시름만 깊어가고 해고불안에 잠못드는 밤만 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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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배우고 못 처먹은 열등감에 그런가!

못 배우고 못 처먹은 열등감에 그런가!

 

 

드디어, 이 말이 나왔다. 70년, 80년대로 시계 바늘을 거꾸로 돌이키는 말이었고 그 고매한 ‘학벌멸시’ 가치를 담아 노동자를 ‘공돌이, 공순이’로 환원시킨 말이었다.

 

얼마나 화가 치밀어 올랐으면, 아니 사는게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 79만원짜리 ‘방광염 걸린 바코드 찍는 기계’에서 벗어나는 것을 마다하지 못하고 그녀들은 다시, 뉴코아 강남점 지하로 불러들었던가! 자그마한 희망이, 아니 한 악덕 기업인에 대한 분노가!

 

바퀴달린 바구니를 담장처럼 사이에 두고 매장 안  그녀들에게  양복입고 넥타이 매고, 원피스입은  매장밖 사람들의 매몰찬 목소리! "못 배우고 못 쳐먹은 열등감에 그러지"

 

너무도 생생하게 들려오는 이 동영상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화조차 나지 않았다.

맞아!

우리사회는 늘 그래왔다. ‘학벌없는 사회’ 하고 어쩌고 해도 노동자를 바라보는 늘 변하지 않는 기득권층의 생각, 아니 비누로 아무리 씻어도 변하지 않는 피부색처럼 많은 사람들의 생각에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은 사상.

 

“야, 김남균이! 너 공부안하믄 어티게 되는지 아나! 너 이놈아! 공돌이 될래”. 너무도 당당하게 회초리를 들고 사랑의 매를 드셨던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

 

노동조합을 만들고서 수만명이 운집해서 ‘1. 두발 자유화. 2. 조인트 까지 말 것....’이것을 10대요구라고 발표했던 80년 현대그룹의 노동자들. 그리고 그것자체로 해방감을 느끼며 해방춤을 추었던 그들.

 

3년전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욕하지마, 옥하지마’ 개인 희망의 소자보를 써냈던 청주공단의 한 김공장 아주머니들! 중학교

 

1학년 열네살 나이에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또래의 아이들이 학교 교복을 다리고 있을 때 웃돈을 주고 나이를 속이고 들어간 대농 작업복의 줄을 다려야만 했던 나의 누이.

 

이 사람들의 노동에 의해 자동차가 만들어지고, 보기좋은 양복원단이 만들어져도, 그것을 가질수도 없고 자랑할수도 없고, 쏟아지는 멸시를 가슴으로 받으며 살아갔던 이들.

 

이제는 그나마 그런 소린 없어졌는가 했더니, 그 소리가 다시 터져나왔다. 바뀐것이라곤야, 공돌이 공순이라 불리워야만 했던 육체노동자들이 아니라, 비정규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해서 말이다.

 

못배워서 비정규직이 되는가! 그렇다면 석사, 박사 그것도 모자라 해외유학까지 다녀와서 한달 수입 60만원으로 한국사회를 배회하고 있는 저 대학교 시간강사들은 뭐란 말인가!

 

못쳐먹어서 배부른 사람 흉을 보느라 매장을 점거하는가! 그렇다면 언제 천4백만 노동자, 가족까지 포함하면 3천 5백만 노동자가족이 배부르게 먹어볼수 있게 해줬는가! 누가 배부르게 먹는가! 땅투기 소득이 천4백만 노동자 연간임금총액보다 많은 사회 속에서 누가 배부르게 먹을 만큼 부를 독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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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사태와 비정규노동자>

*이 글은 충북참여연대 소식지에 기고한 글입니다.

 

이랜드 사태와 비정규노동자

김남균 - 민주노총충북본부 비정규사업부장

아흔 아홉가지의 차별에 울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받고 있는 차별을 이야기 할 때, 현대자동차 비정규노동자를 많이 언급하고 합니다. 현대자동차 왼쪽 바퀴는 정규직이 걸고, 오른쪽 바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건다고 하죠. 즉 하는 일이 똑 같다는 겁니다. 그런데, 똑 같은 일을 하면서도 비정규노동자들은 정규직 임금의 60% 정도만 받습니다. 이 뿐일까요. 작업복도, 장갑도 각종 안전장비도 정규직노동자들이 입다 만 것이 지급된다 합니다. 복리후생은 언감생심이고 명절날만 되어도 선물꾸러미가 차이가 나죠.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창원에 있는 어느 기업의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과 함께 하는 사업을 하면서 첫 번째로 요구한 것이 비정규노동자들에게도 ‘통근버스를 이용할 권리’를 허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넘쳐나는 비정규직, 쪽박난 노동시장

신탄진에 있는 한 자동차 부품회사가 있습니다. 작년 약 70명의 실업계 고교생들이 ‘현장실습’이라는 명목으로 공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이들 중에서 절반 가량은 신입사원으로 채용되었겠지만, 지금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죠. 그 70명중에 딱 한명만 정규직으로 채용이 되었다 합니다. 딱 한명, 이 아이에게 무슨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정규직으로 채용되었을까요. 이 아이가 일하는 도중에 손가락이 잘리는 산재사고가 발생했던 겁니다. 회사는 이 산재사고를 책임지는 방법으로 정규직으로 채용한 것이죠. 그랬더니만 공장에서는 ‘정규직이 되기위해 손가락을 자른 지독한 아이’라고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합니다. 이것이 전체노동시장의 60% 가까이가 비정규직으로 채워진 현실에서 벌어지는 살풍경입니다.


차라리 아니 한만 못한 ‘비정규보호법’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시절, 그리고 취임이후에 ‘비정규노동자들의 눈물 만큼은 꼭 닦아주겠다.’고 수차례 언급한 적이 있죠. 어찌되었든 비정규노동자들이 양산되고 이들이 받고 있는 부당한 차별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그냥 덮어두고 갈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민주노총 노동자들과 활동가들의 눈물을 뒤로 한채, 이상수 노동부장관, 한국노총 이용득회장, 그리고 경총회장이 환하게 웃으면서 지금의 ‘비정규보호법’이란걸 합의했습니다. 이법의 핵심적인 내용은 대략 이렇드래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하게 차별받지 않는다. 차별이 발생하면 노동위원회를 통해서 구제하겠다.”, “기간제 노동자는 2년이상 사용할수 없고, 2년이 경과한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고용하여야하는 의무를 부과한다.” 그리고는 슬쩍 파견 허용업종을 기존 26개에서 150여개로 확대하는 시행령을 지난 6월에 통과시켰습니다.

저희들은 경악했죠. 이 법이 시행되면 이땅 비정규노동자는 엄청나게 급증할 것이고 비정규노동자들의 대량 집단해고가 발생할거라고 말입니다. 왜냐구요. 가뜩이나 아웃소싱이라는 명목으로 위장도급해서 맘껏대로 비정규노동자를 쓸수 있고 하는데 어떤 사업주가 ‘2년 지났다고 정규직으로 고용할꺼냐’는 의문이 있고요. 파견범위를 150 여개로 확대하면서 아예 그나마 비정규직이라는 직접고용 형태마저 사라질 것이라고 저희들은 보고 있는 것이죠.

이랜드 사태! 비정규보호법의 허구가 완벽히 드러나다!

나쁜기업 홈에버! 여기서만 지금까지 천명이 넘는 비정규노동자가 해고됐습니다. 이들이 누군가요. 월 79만원 받고 일하는 아줌마 캐셔 노동자들이 대부분입니다. 다리가 퉁퉁버도, 오줌이 마려워도 갈수가 없어도(그래서 80% 이상이 방광염이 걸려있다고 합니다.) 친철한 미소이외엔 표현방법이 없는 사람들이죠.

홈에버등 이랜드 그룹은 왜 이들을 해고했을까요. 바로 보호법의 차별시정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들보다 약 15만원 더 받는 정규직 캐셔노동자들은 다른 업무로 배치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전원 해고하고 외주용역화 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죠. 그렇게 되면, 비교대상할 정규직이 없기 때문에 이 법을 피해가는 방안이 된 것입니다. 파견법 개정으로 용역의 길을 마구 터놓았기 때문이죠. 이런 걸 악용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이미 이 방법은 올초에 경총에서 비정규보호법 피해가기 위한 백서에 열거된 수많은 방법중의 하나에 불과할 뿐입니다.


참여연대 회원 여러분! 어떤 선택이 우리 사회에 유익할까요!

비정규노동자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 아무리 구구절절 애기해도 모자라네요. 그리고 이랜드 그룹의 횡포와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요. 이쯤해서 한가지만 물어보고 싶습니다. 비정규노동자들이 늘어가는 것이 우리사회에 더 유익할까요. 아니면 그 반대일까요.

보호는커녕, 비정규노동자들의 양산하는 편법만 부추기는 현재의 비정규관련법안이 유지되는게 유익할까요. 아니면 폐기되고 새로운 법을 만드는 것이 유익할까요.

청주대 청소아주머니들이 1년마다 김윤배 총장과 고용승계를 놓고 그 무지막지한 싸움을 해야하는 현실이 계속되는게 유익할까요.

79만원이라도 좋으니 계속 일하게 해달라고 절규하는 이랜드 그룹의 여성노동자들을 감옥에 가두는게 더 유익할까요. 아니면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게 유익할까요. 판단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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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소니아와 나이키, 방광염 걸린 아주머니와 홈에버

다섯 살 소니아와 나이키, 방광염 걸린 아주머니와 홈에버

 

 

2002년 월드컵 열기가 한창일 때 인도의 한 소녀가 한국을 찾았다. 그녀의 이름은  소니아, 당시 15살이었다. 소니아의 어머니는 아파서 병원에 있었고 그녀는 5살 때부터 축구공 꿰매는 일을 집에서 했다. 시력이 안 좋았던 소냐는 어두운 환경에서 일을 하면서 점차 시력을 잃어 7살 때 시력을 완전히 잃었고 손의 감촉만으로 공을 꿰맸다.

 

"공부하고 싶었지만 축구공을 꿰매야했어요. 싫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어요, ",

소니아는 공 한 개를 만드는데 그나마 '후하게' 임금을 받아 7루피(27센트, 약 300원, 보통은 한 개에 150원을 받는다)를 받고 하루에 두 개를 만들었다. 그녀는 이렇게 하루 종일 일해서 공 두 개를 만들지만 우유 1리터도 살 수 없는 돈이었다.

 

그녀는 증언했다.

 

 "손가락 꿰맨 고통이 지금도 있습니다. 공을 만드는 것 말고도 많은 아동들이 일하고 있다는 걸 한국인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전세계 어디에서든 아이들이 일하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것은 진실이었다. 1996년 ‘라이프 매거진’에 나이키 가죽을 꿰매고 있는 파키스탄의 어느 소년의 사진이 실리기 이전부터 펼쳐진 진실이었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새로운 진실을 발견한것마냥 경악하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스포츠 용품회사인 나이키, 운동화 한컬레 광고에 모델료만 일천만 달러 이상을 쏟아붙고 있는 나이키의 이면에는 동남아시아에서의  '아동들의 노동'이라는 추악한 이면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경악했다.

 

그러나, 당시 소니아의 한국방문은 대한민국 월드컵 광풍앞에서 그냥 스쳐지나가듯 묻혀져 갔다.

 

이마트 불매운동에 나선 시민사회단체가 '착한 소비'라 이름붙였다. 나는 그 이전에 사무실에 같이 일하고 있는 동료로부터 ‘윤리적 소비’라는 운동이 있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 그의 아내가 ‘윤리적소비’ 운동을 한다는 것이다. 커피하나를 골라도, 그 커피회사가 커피를 재배하는 농민과 노동자에 대해서 제대로 처우를 하는지를 살펴보고, 대형마트를 이용하기 보다 재래시장을 이용하고, 유전자 조작식품을 배척하고 친환경적인 음식물고 기업의 상품을 골라서 소비한다는 것이 운동의 골자였다. 

 

바퀴달린 바구니에 가득 실린 물건을 하루종일 바코드를 찍으면서, 퉁퉁 부어버린 다리의 통증 조차도 터질 것 같은 방광의 고통조차도 ‘친절한 미소’로 밖에 표현할수 없었던 이랜드 그룹 홈에버 여성 캐셔노동자들!

 

그녀들은 79만원짜리, 바코드 찍는 방광염 걸린 기계였을 뿐이다.

 

지금 장마가 그치고 나면 파란 하늘과 화사한 햇살이 우리를 휘어감겠지!

 

감히 제안한다. 나이키 운동화를 고를 때 한번쯤 소니아의 아픔을 떠올려 보시라! 바퀴달린 바구니에 물건을 가득 실을 때 한번쯤 방광염 걸린 홈에버 여성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을 떠올려 보시라!

세상이 좀더 환하게, 보다 많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퍼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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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기업, 착한소비 그리고 나쁜 정부

‘나쁜 기업’, ‘착한소비’ 그리고 ‘나쁜 정부’

 

 

‘나뿐 기업’이 있다. 그리고 이 ‘나뿐 기업’에서 퇴출당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십여일째 매장을 점거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농성을 하고 있는 ‘나뿐 기업’의 그녀들은 지금 고립돼 있다. 50여대의 전경버스가 그 큰 백화점을 통째로 봉쇄하고 있다. 경찰은 개미한마리 들어가지 못하게 통제를 하고 있다. 엄마를 만나러온 다섯 살짜이 아이도 들어갈수 없고, 의료진도 들어가지 못한다. 방송사 기자가 아니고서는, 들어가지도 못한다.

 

‘나뿐기업’의 그녀들은 주장한다. 79만원이라도 좋으니, 자르지 않겠다던 약속만이라도 지켜달라고 주장한다. 국가기관인 노동위원회로부터 판정받은 ‘부당해고’에 대한 ‘원직복직명령’을 이행하라고 주장한다.

그녀들은 울먹였다. 하나님의 기업에서 ‘자신들의 존재가 고작 하루종일 바퀴달린 바구니에 가득실린 상품의 바코드를 찍는 ‘방광염’걸린 기계였냐‘고 울먹인다.

 

사람들이 이제 이 ‘나쁜 기업’의 실체를 알아가고 있다. 정말로 고마운 일이다. 먼저 깨달은 사람들은 이랜드그룹이라는 이 ‘나뿐 기업’에 맞서 ‘착한 소비’로 맞서자고 ‘사회적 연대’를 제안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간부들이 체포될수 있도록 하나님의 기적을 보여주세요’라고 기도하는 이 ‘나쁜 그룹’의 물건을 절대로 사지 말자는 ‘착한 소비’ 운동. 그래서 기업이 사회적 책임과 과제를 다 할수 있도록 만들어 보잔다. 충북여성민우회의 대표로부터 받은 ‘착한 소비’를 제안하하는 한통의 메일. 그녀들의 사고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함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그녀들의 운동이 역사적으로 반드시 옳은 운동일 될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그런데, ‘나뿐 기업’은 ‘착한 소비’로 맞선다 하는데, 그런데 ‘나뿐 기업보다 더 나쁜, 아주 나뿐 정부’에 대해선 어떡해야 할까!

 

비정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비정규보호법’. 그 법 때문에 졸지에 사형선고를 받고 기다리는 무고한 노동자들이 부지기수다. 충청북도청, 그리고 도내 각 시,군청에서 일하던 2천8백82명중 82명만을 제외한 2천 8백명이 짤려나가야 된다. 도내 일선학교에서 근무하는 학교비정규노동자 3천 여명중 5백명이 짤려나가야 된다. 도내 각 농협에 근무하던 800여명의 비정규노동자가 2년내에 짤려나가야 된다. ‘나쁜기업’ 이랜드 그룹에서 짤려나가는 숫자가 3천여명이지만, ‘나쁜 정부’ 때문에 충북에서만 5천여명이 짤려나가야 된다.

나쁜 기업처럼 ‘상품을 구매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나쁜 정부’에 대해선 그럴 권리조차 박탈당했으니...

 

오늘도, '나뿐 정부'의 노동부장관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서 '나쁜기업의 그녀들'의 불법행위를 엄정하게 묻겠노라고 했다. ‘나쁜정부의 자화자찬 목소리’를 듣는 것 자체부터 곤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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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하이닉스 사내하청동지들이여

미안해요. 하이닉스 사내하청동지들이여

 

육아휴직을 끝내고 일터로 복귀할 무렵, 굳게 마음먹은 것이 하나 있다. ‘하청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려하면 짐싸들고 말려야지. 단 원청의 정규직노동자들, 즉 원청노조가 함께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렇게 굳게 마음먹었다.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 비정규노동자들과 보낸 3년, 그 시간은 나를 이렇게 패배자로 돌려 놓았다.
  
10년동안 변치 않았던 임금 몇푼 올려보겠다고 그렇세 소박한 기대속에서 노동조합을 만들었던 하이닉스, 매그나칩의 비정규노동자들. 그 소박한 기대는 뒤로하고  어느새 투사가 되어야만 했던 그들. 서류뭉치 든 출근가방이 아니라, 한달치 노숙할 생필품을 구겨 넣을 배낭이 출근가방이 되어야 만 했던 그들.

우리는 그들에게 진정으로 힘이 되어주지 못했다.

 

얄팍한 돈 몇푼을 위로금으로 받고 그동안의 투쟁을 접는다 했을 때, 미안해서 눈도 마주치지 못했고 차라리 집에서 있으니까 얼굴이라도 마주지지 않는 것에 위로를 삼기도 했다.

 

너무나 야속했다.

같은 월급쟁이 신세인데, 같은 노동자인데도 길거리에 나와 있는 비정규노동자들에게 손한번 내밀어주지 않았던 정규직 노동자. 한국노총소속의 수천명의 정규직 노동조합이 너무나 야속했다. 너무나 야속하고 너무나 미웠으면서도 그들에게 속시원하게 소리한번 질러보지도 못했다.

 

그래도 ‘단, 한번! 우리가 힘들 때 결정적으로 단 한번!’하는 그 미련한 믿음 하나를 버리지 못해 그랬었구나.

 

사내하청노동자, 도급회사의 노동자. 그들에게 ‘노동기본권’, 그 흔한 그 말한디가 통할 여지가 있으랴! 원청회사의 계약해지 공문 하나면, 모든게 끝장나버리는 그들. 수십년간 일해왔던 그 회사의 건물도, 그 기계도 그대로인데 하루아침에 회사만 증발해버리는 그 불가사의한 현실. 이 알 수 없는 수수께끼를 풀려고 투사가 되어야만 했던 그들의 비극을 눈앞에 두고서, 다시는 하청노동자들이 ‘인간이기를 선언’하는 그 행위에 같이한다는 것 조차 두려워졌다.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하나 더 늘었다. 노무현! 이상수! 이용득! 이 사람들이 비정규노동자를 보호한다고 해서 만들어 놓은 ‘비정규보호법’. 이 보호법이 시행되자 마자, ‘이랜드그룹’에서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 알량한 ‘0'개월 짜리 근로계약서, 하루짜리 초 단기 계약서가 등장하더니 그 마저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렇게 없어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자리에, 정규직노동자들이 등장했다. 다름 아닌, 용역회사의 정규직 노동자들로. 

 

아침에 한통의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내리는 비 만큼이나, 행복한 하루 되세요’라고. 오늘도, 일거리를 찾아 헤메고 있을 하이닉스, 매그나칩의 비정규노동자들에게 전하고 싶다. ‘내리는 비 만큼이나, 미안해요. 그리고, 내리는 빗방울이 모두 모여서, 우리를 절망케 했던 것들을 다 쓸어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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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하다. 비정규보호법

찬란하다!  '비정규보호법'


'이딴 놈의 법이 왜이래!', '누가 이런법 만들어 달랬나요'. 그 이름도 찬란한 '비정규노동자 보호법'이 엇그제 1일부터 시작됐다.  그런데 시작되자 마자 난리다. 온통 사방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눈물잔치다.

 

이랜드 그룹이 운영하는 홈에버. 지난 6월까지 400명의 비정규노동자들이 계약해지됐다. 다 아시겠지만 비정규노동자는 '해고'란 언감생심이다. '해고'란 정규직 노동자들만이 누릴수 있는 특권일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비정규보호법 시행에 따라, 홈에버는 아예 비정규노동자를 다 내보내고 용역으로 전환하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이상수 장관은 '비정규보호법' 시행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 시정될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웬걸 홈에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누가 그딴 법 만들어 달라 했나요. 시정은커녕 그전에 다 짤려버리는데요'라고 말한다.

 

'꿈의 열차'인 KTX 여승무원 비정규직 노동자 50여명이 오늘 또다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다. 그녀들은 말한다.  '비정규보호법이요. 집토끼도 못지키면서 산토끼를 잡는다고요. 차라리 고목나무에 꽃이 피길바라죠'.

 

오륙십대의 32명 청소용역노동자들의 밥줄을 끊었던 청주대는 어제부터는 아예 그녀들의 농성장에 물과 전기까지 끊었다. 그녀들은 말한다. '노동부요. 뭐할라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학교에 와서 학교관계자 눈치나보고 하는게 아무것도 없어요.' 라고. 

 

십년가까이 행정사무보조로 학교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했던 정수운씨는 '비정규보호법'의 시행을 일주일 앞두고 자살을 시도했다. 그녀에게 비정규보호법은 '정규직으로 가는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이 아니라 '해고로 가는 썩은 동아줄, 아니 목매달'이 였던 것이다.
 
노동자의 눈물 콧물 다 닦아주겠다던, 아니 비정규직 노동자의 눈물만큼은 닦아주겠다던 노무현대통령.

그럴 요량으로, 야심차게 참여정부가 제정한 '비정규보호법.

 

그 햇살이 너무 찬란해서인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감격의 눈물이 바다를 이룬건가!

 

세상은 잔인하다. 노무현정부들어서 더더욱 잔인해졌다. 신탄진에 있는 한 회사에 실습나온 실업계 고교생, 그는 실습도중 손가락이 잘린 대가로 수십명의 실습생중 유일하게 정규직으로 채용되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은 수군댔다. '저놈아! 정규직될라고 손가락 자른 무서운 놈이라고'.

 

세상은 잔인한데, 햇살은 더더욱 눈부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눈도 뜨지 못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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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학교를 마친 충북민언련회원분들께

<금속노조의 파업이 끝이났다. 그리고 신문을 보라! 지난한주 무슨일이 벌여졌는가를!>

 


언론학교가 잘 끝났다 하니 다행이군요. 그런데 불행은 한번도 회원으로서 한번도 참여하지 못했다는 것이구요. 그리고 만행은 칼럼란에 한달이상 글을 채우지 못한 저의 게으름이구요.

 

이수희 사무국장님과 다른 회원님들께 진심을 사과 드립니다.(철판을 깔고 애길 하자면 세달 육아휴직을 보내고 6월 1일 부터 복귀를 했는데 정말로 장난이 아니라는 겁니다. 장난이 아닐 정도로 바빴다는 거죠. 하필이면 비정규사업을 맡아서 복귀했는데 터지는게 온통 비정규노동자들의 아우성이였어요)

 

그래도 사과는 진심으로 해야겠지요. 죄송합니다.

 

지난 한주, 금속노동조합의 반fta 파업에 대한 언론의 보도, 아니 이것은 보도가 아니죠.

언론을 보는 것이 무섭고, 인터넷을 보는 것 자체가 공포가 될 정도의 야수의 찌라시였죠.

2006년도 3월 달에 철도노동자들이 ktx 여성 비정규노동자들의 정규직화 문제로 파업할때 였죠. 그때 아래의 글을 썻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들 언론이라고 불리워지는 자본의 찌라시들은 항상 그래왔습니다. 2003년의 파업에도, 04년의 파업에도 05년의 파업에도 작년의 파업에도 올해 금속의 파업에도 그래왔지요.

 

이를 두고 진중권씨는 찌라시들의 행태를 다음과 같이 애기합니다. (아래의 글은 레디앙, 이창우의 그림만평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 다음 -

진중권의 [미학오딧세이 3권 '가상과 현실' 매트릭스 중에 있는 귀절을 재인용해 보겠습니다.

 

"파업이 일어났다. 우리의 신문은 이를 제시하는 선험적 틀을 갖고 있다.

 

1면 톱뉴스 <노조, 파업돌입. 수출차질 우려>
사설 <불법 파업, 단호히 대처해야>
칼럼 <가뭄으로 멍든 농심 파업으로 또 멍드나>
사회면 <기업탐방, 무노조의 신화>
경제면 <노조천국, 기업이 떠나고 있다>
긴급 인터뷰 <파업왕국, 투자 매력 상실>
해외면 <중국이 쫓아온다>
특파원 기고 <영국, 노조병 어떻게 치유했나>
석학에게 듣는다 <평등의 허상>
휴지통 <화염병의 역사>
만평 <귀족이 따로있나>

세계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민언련 회원 여러분. 그리고 이수희 사무국장님.

 

하종강 선생님의 강의가 감명깊었다 하니, 위의 진중권님의 지적이 어떻게 보이시나요?

 

우리 민언련이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겠지요.

 

작년에 썻던 글을 아래에 첨부하면서, 인사와 사과를 마칩니다.

 

첨언입니다. 아래나오는 내용중 '철도노조'를 '금속노조'로, '복귀율'을 '파업참가율'로 바꾸서 읽어보세요. 그리고 조중동 메이저 지난주 신물을 펴보세요.

 

<철도파업과 언론에 대한 나의 감탄> 2006. 3. 17

철도파업이 끝났다. 그것도 그냥 끝난 것이 아니다. 조합원들은 찜질방에서 옷도 못입은채 현행범으로 연행된채, 일부는 경찰을 피해 깊은 산속에서 추위에 떠는 그 와중에 파업은 끝났다. 이뿐이랴! 대한민국 언론으로부터 온갖 비난(사실, 비난이라기보단 욕에 가까웠다.)을 덤으로 안은채 무기력하게 끝났다.

 

이번 철도 파업에도 우리나라의 위대한 언론이 보여주는 “파업보도 공식”이 여지없이 등장했다. 일명 “ 1단계 : 고립, 2단계 : 분열, 3단계 : 섬멸”이라는 3단계 보도가 여의없이 등장했다. 철도 파업과 관련해서 단계별로 보자!

 

우선 1단계인 “고립” 단계이다.

 

언론은 철도노조가 왜 파업에 들어가는지 설명 없이, 곧바로 철도파업으로 인한 국민고통만을 부각시킨다. 파업 며칠전부터 철도 파업으로 인한 운행률 예상 및 국민불편 가중보도가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파업에 돌입하자마자, 지하철 이용객들이 짐짝처런 실린 모습과 불만 섞인 인터뷰가 쏟아져 나온다. TV, 신문등 매체 구분 필요없고, 한겨레/조선일보등 수구/진보 매체 구분도 없이 완전 일색이다. 이로서 국민들은 싸늘한 시선으로 철도노조 파업을 바라본다. 하다못해 당장 철도를 이용할 일도 없는 청주의 초등학생도 철도노조를 욕하게 만들 정도다.

 

두 번째 단계인 “분열” 단계이다.

 

비난여론을 통일한 위대한 언론은 복귀율을 언급한다. 복귀율이 몇%가 넘었느니 집중보도하며 철도조합원들의 내부분열을 이용한다. 복귀를 종용하는 과정에서의 비인권적인 행위는 안중에도 없다. 복귀율의 진실성도 관심없이 오직 철도공사가 불러주는 복귀율을 부각시키며 조합원들의 내부분열을 유도한다.

마직막 단계인 “섬멸”단계다. 이제는 간단하다. “파업을 통해 무엇을 얻었나?”라는 질문을 통해 이미 고개숙인 철도노조에 다시한번 “확인사살”의 축배를 든다.

 

노동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일관되게 적대적인 논조를 일관해온 보수언론, 아니 이땅의 모든 언론은 이 전가의 3단계 보도 전술을 철도파업에 구사했고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다. 정말로 대단한 언론이다.

 

여기서 다소 생뚱맞은 첨언 하나! 그런데 이번 철도파업엔 “귀족노조” 전략은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철도노조가 파업을 하면서 내건 요구는 “비정규직 철폐”와 “철도 공공성 사수”였고, 세부내용은 “장애인,노약자등 철도 할인제 유지”,“KTX 여승무원 정규직화”등이었다. 예전 같으면 비정규직 문제 외면하는 귀족노조라고 공격할 법 했는데, 그래도 위대한 언론은 잘 참아주었다.

 

위대한 언론의 인내심에 경탄하면서, 노조에 대한 역사적 적개심의 산물인 “고립, 분열, 섬멸”의 일관된 원칙을 지켜준 위대한 언론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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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기업 하이텍알씨디코리아의 이상한 그녀들을 생각하며

모범기업 하이텍알씨디코리아의 이상한 그녀들

 

‘처음엔 제가 미쳤는 줄 알았어요. 항상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는 것 같고, 불안해서 진정도 안되고.... 아이한테 너무 미안했어요. 아이한테 신경질적인 행동이 나도 모르게 나오고... 그리고 가슴이 진정되면 내가 무슨 짓을 했나. 내가 미쳤나 하는 생각만 들고요’

 

병명도 낯설다. ‘우울증을 수반한 만성적응장애’ 판정을 받은 여성노동자가 울먹이면서 했던 말이다.

 

그녀는 말을 더 들어보자. ‘내가 무슨 문제가 생긴 것 같고, 그래서 처음엔 말도 못했어요. 그런데 나만 그런게 아니더라고요. 우리 노동조합 사람들 다 그랬어요’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그녀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었던 건 2002년. 그리고 공장안에는 새롭게 CCTV가 추가 설치되고 노동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맟춰 카메라는 움직였다. 구사대가 동원되고 식당출입이 봉쇄되고 직장 폐쇄조치가 이어졌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나고서야 다시 노동조합 조합원에게 공장문이 열렸다. 그런데 공장문이 열렸다는 기쁨도 잠시, 이들을 반긴건 조합원들에 대한 집중적인 따돌림, 이른바 ‘왕따라인’이였다.

 

그뿐만이었나! 비조합원에게만 임금을 인상해주고 조합간부들을 거리로 내몰았다.(이들 해고노동자들은 노동위원회와 법원으로부터 모두 부당해고, 즉 원직복직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이 회사는 법원의 판결까지 거

부하고 있다.현재까지)

 

 2004년, 회사측의 각별한 노조탄압에도 꿋꿋하게 버텨낸  13명의 조합원 전원이 “사측의 감시, 차별, 부당해

고 노조 탄압으로, '우울증을 수반한 만성 적응장애'”을 받기에 이른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이유는 대체로 소박하기 그지없다. 임금인상 요구나 과한 최소한 인간적 대우를 받고 싶다는 정도의 이유다. 그 임금인상 요구란 것도 살펴보면 근로기준법만 제대로 지켜져도 해소될 정도의 그런 요구다.

 

그러나, 이런 소박한 기대는 꿈속에나 존재할뿐, 이 회사의 노동조합을 유지했던 여성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가 집단적으로 ‘정신병’만 얻고 말았다.

 

서울에 있던 그녀들이 지금 청주, 아니 오창에 와있다. ‘하이텍 알씨디 코리아’라는 회사의 정문앞에 그녀들이 와있다. 오늘로서 꼭 일주일째다. 그런데 그녀들 낯선 타지라고, 외지인 손님대접이 확실하다. 그 여성노동자들 밤이슬 피할 천막한동 칠라하면 민중의 지팡이께선 여지없이 뜯어버린다. 장마미, 뜨거운 햇살 피할 그늘막도 3일이 지나고서야 허락되었다. 회사 정문앞으로 갈라치면, 민중의 지팡이께선 한치의 여력도 허락하지 않는다. 완벽한 무관용이다.

 

그녀들이 틈만나면 청주대아주머니들 있는 곳으로 와서 힘내라고 하신다.

 

그녀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갑자기 본사가 충북으로 이전해와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준다고, 뜬금없이 엄청난 액수의 장학금을 지역에 기부하는 훌룡한 기업으로만 알았던 그 기업에서 정신병까지 얻어가며 탄압받았던 노동자들의 존재자체도 몰랐던 우리가 너무 미안하다.

지역의 노동형제들! 오늘밤은 소주한병 사들고 오창으로 가 보는 건 어떨까! 큰 도움 못되더라도 그녀들의 말벗만 되어준다해도, 그녀들의 시름하나 덜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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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만 하는 청주대 청소 아주머니들!

울기만 하는 청주대 청소 아주머니들!

 

 

이제 내 나이도 불혹(不惑)이 저만치 앞에서,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때가 되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내가 아는게 요만큼이라도 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지난 한주도 그랬다. 장마비가 올때쯤이란 건, 일기예보를 굳이 보지 않아도 알수는 있었다 싶었는데, 난생처음 지독한 장마비를 맞고 나니 그깟 세월을 통해 얻은 직관이 있으랴 싶다.

 

정말로 지독한 장마비였다. ‘제발 짜르지만 마세요. 네! 총장님. 우리 지금까지 일 잘 해왔잖아요. 그렇게 지내면 안되나요.’ 청주대 아주머니들은 청주대 총장을 보았을 때 울었다. 노동부 관계자를 만나도 울고, 청주대학교 사무처장을 봐도 울었다. 그런데 그 눈물이 너무 굵다. 그 어떤 장마비보다 굵었다.

손에서 피가 쏟아지고서야, 아니 잔인한 세상의 기억과 잠시 이별한 후에야 울음소리를 그쳤던 분회장 아주머니. 119 구급차에 실려가고 나서야, 장마비가 그쳤음을 느끼게 해준 분회장 아주머니.

청주대학교 본관이라는 자그마한 또 하나의 우주, 또 하나의 지구속에서 난 가장 지독한 장마비를 맞으며 지난 한주를 보냈다.

 

비정규법이 뭔지도 모르고, ‘사용자성’, ‘불법파견’ 이런 딱딱한 용어는 관심도 없는 아주머니들을 앞에두고, 세상은 근엄하게 대법전을 들고 나온다. “울고 있는 아주머니의 눈물을 닦아줄라치면,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성’이 인정돼 아무것도 할수 없습니다.”라고  근엄하게 말씀하시는 청주대학교의 높으신 관계자.

 

“아주머니들, 불법파업으로 손실을 입었으니까 손해배상 청구할꺼에요.”라고 말하는, 일년동안 아무것도 한게 없이, 아주머니들의 노동의 대가에 기대어 소개비조로 기천만원을 가져갔을 법한 용역업체 사장님.

울고있는 아주머니들 사이에 갖혀 잠시동안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된 대학교 높으신 양반을 두고 “저러다가 저양반 쓰러지면 어떻게 하냐”고 아주머니들의 불법행위를 눈감을수 없다는 경찰 아저씨.

 

총장실 앞에서 울고 있는 아주머니를 끌어내려고 와서는, “여기는 우리 직장이에요. 당신들(아주머니들) 나가세요”라고 힘주어 외치는 민주노총조합원 자격의 청주대 아저씨들.

 

이쯤되면 그 어떤 수해방지대책도 무용지물이겠지. 과학기술이 발전해서 그 어떤 수리공법이 등장한다 해도 아주머니들의 눈물로 쏟아진 장마비앞에선 허접쓰레기겠지.

 

청주대 본관을 나오니, 장마비가 늘 그렇듯이 오다 마다, ‘쏟아졌다’, ‘그쳤다’를 반복한다.

그러나, 지금도 청주대 본관 안에는 그치지 않고, 장마비가 쏟아진다. 오늘도 아주머니들은 뭐가 그리 서러운지 사람만 보면 운다. 노동부 아저씨를 봐도 울고, 청주대 높은신 아저씨를 봐도 울고, 연대온 작업복 입은 노동자를 봐도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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