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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 나쁜 심통
일곱 살된 큰 아이와 바둑놀이를 하다가 결국은 아이를 울리고 말았다. 아이 녀석은 무조건 자기가 아빠의 돌을 잡았다고 막무가내로 우기고, 나는 그것이 아니라고 설득하는데 도통 내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결국 설득하는 걸 포기하고, 자기 멋대로인 아들에게 '너랑은 다시는 바둑을 두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이를 설득할 요량이 부족한 나의 주변머리를 탓하기 보다 손쉽게, 놀이중단선언을 해버린 것이다. 결국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고 지금까지도 아이는 나를 '나쁜 아빠'라 부르고 있다.
그러나, 나도 합리적 규칙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아이의 막무가내 심통에 대해선 도통 화해가 되질 않는다. 여전히 그 심통이 괘씸하기만 하다.
그런데, 아이만 막무가내 심통인가! 내 아이와 더불어 노무현 정부와 이상수 노동부장관도 완전히 귀와 입을 틀어막고 있다. 바로 이름하여 '비정규보호법'에 대해서 말이다.
파견노동의 폭을 무한정으로 열어주는 순간 기업은 정규직화 대신에 손쉽게 외주용역으로 전환할것이라고 노동계에선 그렇게 누차 지적해 왔것만 그들은 이것을 인정치 않았었다. 그리고, 이랜드 사태가 발생하고 그것이 현실화된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사실을 인정치 않고 있다. 오히려 이랜드 사태쯤을 '옥의 티'로 이야기 하고 있다. 이쯤되면 정말로 환장할 노릇이다.
그런데 노동부가 기업을 상대로 실시한 '기업의 비정규대책' 설문조사에서 더 가혹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300인 이상의 규모가 있는 766곳이 이 설문에 응답했다. 결과를 보면 기업 열곳중 세곳은 아예 아무런 대책조차 없다고 답변했다. 파견노동자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의 59%가 정규직화 대신, 파견노동자를 교체하는 방법으로 계속 파견노동자를 쓰겠다고 했다. 그리고 정규직화를 해야하는 2년이 되는 시점에서는 기업의 30%가 해고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래도 비정규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은 시정하지 않았냐고 그들은 자화자찬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비정규법이 시행된지 한달이 지난 지금, 차별을 시정해달라고 접수된 사례가 몇건이나 되나! 지금까지 단 한건! 어떤 비정규직노동자가 뱃심이 좋아서 감히 차별을 시정해달라고 노동위원회에 접수를 한단 말인가!
한달전에 우리 사무실에 8명의 노동자들이 찾아왔다. 이유는 이들이 일요일날 모여서 사장에게 임금인상을 건의해보자고 논의를 하고 월요일날 출근했더니, 사장님께서 '니들 다 필요없다. 오늘부터 해고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사장에게 고자질을 했던 모양이다. 이게 현실이다.
이미, 현재의 '비정규보호법'은 전혀 비정규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것이 판가름 났다. 그렇다면, 실효성이 전혀 없는 이법을 폐기하고 새 법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노무현대통령과 이상수 장관은 들은척도 하지 않는다. 앵무새처럼 자신들의 애기만 자화자찬하고 있다. 애꿋은 비정규노동자들만, 아니 또다른 이랜드 여성노동자들 속 시름만 깊어가고 해고불안에 잠못드는 밤만 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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